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조합 집행부가 다음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7천억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 만기 상환 방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현철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은 14일 조합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그동안 조합은 시공사가 연대보증하고 있는 기존 사업비 7천억원을 상환할 수 있는 새로운 대주단 구성에 전력을 다해 왔다"며 "오늘 최종적으로 주간 금융기관으로부터 사업비 대출 관련 확정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24개 금융사로 구성된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기존 대주단은 다음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사업비 대출 보증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지난달 조합에 전달했다. 조합이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과의 갈등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데다 향후 사업 추진 역시 불확실하다는 것이 기존 대주단이 만기 연장을 거부한 이유였다. 이에 조합 안팎에서는 조합원당 1억여원의 금액을 상환해야 하고, 상환하지 못할 경우 조합이 파산하게 된다는 우려가 나왔다.
김 조합장은 "사업비 대출 추진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순간 외부 세력의 방해로 일을 그르칠 수도 있기 때문에 최종 확정될 때까지 보안을 유지하면서 대출 협의에 최선을 다했다"며 "대출 예정 금액은 8천억원이며 대출 조건은 총회 책자에 상세히 기술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 시장이 경색돼 있는 점, 시공사 보증을 받을 수 없는 점, 둔촌 현장이 공사 중단 상태인 점 등 때문에 유리한 대출 조건 실행은 어려웠다"면서 "대위 변제 리스크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상황임을 고려해서 대출 실행 성공에 초점을 맞춰 업무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더는 사업비 상환 방법 부재에 따른 시공사의 대위변제 및 구상권 취득, 가압류, 경매 등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조합은 다만 새로 구성된 대주단 명단이나 금리 등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유리한 대출 조건 실행은 어려웠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기존 사업비 대출보다 금리 등이 불리한 조건으로 맺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중단 장기화 등의 책임을 물으며 현 집행부 해임을 추진하고 있는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위원회(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경고도 분명히 했다.
김 조합장은 "내달 재건축 사업의 진로를 조합원들이 직접 결정하는 총회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집행부의 반대 세력인 정상화위원회(비상대책위원위) 측이 추진하는 집행부 해임 총회는 사업을 극단적으로 지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의 집행부 복귀는 지금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구(舊)조합의 복귀"라며 "(현) 집행부의 공백은 시공사에 최상의 상황이, 6천명의 조합원들에게는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둔촌주공은 5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 증액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던 조합 집행부와 시공단이 '강대강'의 평행선을 달리면서 공정률 52%인 공사가 지난 4월 15일 0시부로 전면 중단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