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쿠사마 야요이 기획전…'54억' 호박 구경갈까

쿠사마 야요이 '초록 호박'(1993). 김웅기 회장 소장. 문수경 기자
현대미술 거장 쿠사마 야요이(93)의 대규모 기획전 '쿠사마 야요이-영원한 여정'이 열린다. 글로벌세아 그룹이 서울 대치동 사옥 1층에 개관한 'S2A 갤러리'의 첫 전시다.

이번 전시는 1976년부터 2021년까지 회화, 판화, 설치 등 40여 점을 공개한다. 쿠사마 야요이의 시그니처인 '호박' 연작과 꽃, 과일 작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출품작 모두 국내 컬렉터가 소장하고 있다.

이중 '초록 호박'(1993)과 '6월의 정원'(1988) 2점은 미술품 컬렉터로 유명한 글로벌세아 그룹 김웅기 회장 소장품이다. 그가 미술품 컬렉션을 시작할 때 처음 구입한 작품들이다.

국내 경매 최고가인 54억5000만원에 낙찰된 '호박'(1981·50호). 개인 소장품. 문수경 기자
지난해 12월 서울옥션에서 국내 경매 최고가인 54억 5천만 원에 낙찰된 '호박'(1981·50호)과 보험가액만 200억 원에 달하는 '호박'(1995·100호)을 실물로 볼 수 있다.

조각 '반짝이는 호박'(2021)도 눈여겨볼 만하다. 높이 127㎝, 무게 150㎏에 달하는 이 작품은 섬유강화 플라스틱(FRP)으로 호박 형상을 만든 후 거울 타일을 모자이크처럼 붙였다.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에 대한 애착은 유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종묘상을 하던 부모가 집을 비우면 그는 주로 비닐하우스와 밭에서 꽃과 호박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냈다.

어린 시절 화목하지 않은 가정환경 탓에 10살 무렵부터 환각과 환청을 경험하고 1977년에는 스스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그런 와중에도 병원 인근에 작업실을 얻어 치료와 창작활동을 병행할 만큼 미술 작업에 대한 열망이 컸다.

쿠사마 야요이는 1952년 일본 도쿄에서 두 차례 개인전을 시작으로 70년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관 작가로 선정됐고, 2011~2012년 스페인, 프랑스, 영국, 미국을 순회하며 회고전을 열었다. 2017년에는 일본 도쿄에 '쿠사마 야요이 뮤지엄'이 설립됐다. 올해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미국 워싱턴 DC, 일본 마츠모토, 홍콩 엠플러스 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연다.

한편 김환기의 푸른색 두폭 전면점화 '우주'(Universe 5-IV-71 #200)는 올해 안에 공개할 예정이다. 2019년 11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價)인 132억 원(8천만 홍콩달러)에 낙찰된 '우주' 소장자가 김웅기 회장이라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조각 '반짝이는 호박'(2021). 개인 소장품. S2A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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