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일시정지' 틈타 '착근' 시도하는 안철수

'민당정 토론회'…친윤 포함 40여명 몰리며 '성황'
안철수 "인수위 시즌2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장제원 불참에…"특정 부탁드린 건 지도부 몇 분뿐"
안철수 추천 친윤 정점식 의원도 최고위 임명 수순
당대표 적합도 1위에 安측 "신중하게 지켜보자는 입장"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와 안철수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2소회의실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 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이 12일 '앙숙'인 이준석 대표의 부재 상황에서 대규모 공부모임을 여는 등 본격적인 당내 세력 확장에 나섰다. 이미 친윤 그룹과 연대설이 돌았던 안 의원은 이날 모임에서 '인수위 시즌 2'를 거론하는 등 정부, 더 정확히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강조했다.
 
안 의원은 국회에서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를 열고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토론회에는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등 지도부를 포함해 배현진‧조수진 최고위원, 정진석 국회부의장, 김기현 의원 등 4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역시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이 주도하는 '혁신24 새로운 미래', '윤핵관' 장제원 의원 주최하는 '미래혁신포럼' 등 앞서 열린 공부모임들과 참석자 규모가 비슷하다.
 
안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 앞서 인수위원장으로서의 본인과 정부의 연결고리를 강조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110대 국정과제를 만든 직후부터 여러 상황이 매우 바뀌었다"며 "다시 '인수위 시즌'2라는 생각으로 우리가 열심히 일하면 다시 국민적 신뢰와 기대를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발제와 토론에 나선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정대희 KDI 글로벌경제 실장 등도 모두 안 의원과 인수위원회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들이다.
 
이날 특히 '친윤'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것에 대해 안 의원과의 '전략적 연대설'이 확인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유력 당권주자로 불리지만 당내 기반이 미약한 안 의원이 정부와의 연결고리로 '윤심'을 과시하며 친윤그룹을 중심으로 세결집에 나섰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소위 '친윤'이라는 그룹도 대통령을 바라보며 가는 것일 뿐 밀도 넘치는 계보가 아니라는 점에서, 중량감 있고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안 의원에게 다른 의원들의 눈길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과 국민의당 시절을 함께 보낸 권은희 의원도 앞서 라디오인터뷰에서 "본인(안 의원)이 당 대표에 함께 하는 파트너가 누구냐에 오히려 관심이 집중될 수 있다"며 "같이 하는 파트너의 최소 자격 요건이 '핵관' 아니겠는가"라고 말했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윤창원 기자

다만 이날 '윤핵관'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토론회에 불참했다. 안 의원은 이에 대해 "특정하게 꼭 와주시라고 부탁 드린 건 지도부 몇 분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의 징계 이후 세결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토론회를 기획하고 발표한 게 윤리위의 결정보다 훨씬 전"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장 의원이 안 의원과의 연대설이 지나치게 유통되는 것을 경계하고 참석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안 의원의 친윤그룹과 손을 잡았다는 신호로 이해됐던 최고위원 추천 몫도 조만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안 의원은 국민의당 합당 조건이었던 최고위원 임명과 관련해 친윤그룹으로 분류되는 검사 출신 정점식 의원을 추천했지만, 이 대표가 국민의당 인사가 아니라며 반대해 임명이 보류 상태였다.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권성동 원내대표는 CBS노컷뉴스에 "당과 당이 합당하면서 내세운 조건이니 임명 절차를 밟을 계획"며 "시기와 관련해서는 조만간 최고위에서 곧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지금은 혼란을 수습해야 할 때"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후 예정된 토론회 시리즈를 중심으로 차기 당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져간다는 계획이다. 인지도가 강점인 그는 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전 의원, 김기현 의원, 권성동 원내대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안 의원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몰리는 상황에 "당원들에게는 신선한 인물이 아니다"(국민의힘 재선 의원)는 목소리도 있지만, 안 의원에게 나쁜 구도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신중한 기조로 당이 흘러가는 방향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며 "토론회를 당권경쟁의 시발점으로 보는 시각은 부담스럽지만 안 의원 본인은 아직은 나설 타이밍은 아니라고 보고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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