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장관 대구 간담회 효과 의문…숙지지 않는 '경찰국 신설' 반발

대구경찰청 제공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에 대한 경찰의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12일 대구를 찾았다. 그러나 이 장관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일선 경찰들의 반발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대구경찰청을 찾아 영남권 직장협의회(대구 23명, 부산 2명, 울산·경남 각 7명, 경북 6명) 45명과 약 1시간 10분 동안 경찰국 신설 관련 간담회를 진행했다.

'과격한 발언은 삼가달라'는 사전 공지가 있었고 간담회는 큰 소란 없이 마무리됐다.

간담회 직후 취재진과 만난 이 장관은 "경찰국이 어떤 일을 하는 건지에 대해 오해가 좀 많이 있는 것 같아서 오해를 풀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설명을 할 수 있는 만큼 많이 해드렸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경찰국이 경찰을 지휘, 통제, 감독하는 조직이 아니라 법에 규정돼 있는 장관의 인사 제청권, 경찰 관련 법령의 국무회의 상정 등 한정된 업무만을 하기 위한 조직이라는 점을 자세히 설명드렸다. 오늘에서야 알게 됐다는 분들이 꽤 있어서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새삼 실감했다"며 이번 간담회가 소통 문제를 해소하는 창구가 됐다고 설명했다.

류연정 기자
하지만 직협은 큰 탈이 없었던 간담회 분위기와는 별개로, 경찰국 신설에 따른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행안부는 경찰국 신설 계획이 현 법령을 위반하지 않으며, 경찰 조직은 원래도 정치적 중립이 보장돼 있는 만큼 경찰국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준기 대구 강북경찰서 직장협의회 위원장은 "행안부가 그동안 문제되었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원론적인 내용을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문제되는 부분과의 괴리가 상당히 있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참석자 대부분이 반대 의견을 전했다"면서도 "행안부가 여론 수렴 내용을 충분히 반영해 15일 구체적인 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그 발표가 이미 정해진 대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위원장은 "경찰국 신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경찰청(장을) 장관화하면 굳이 행안부 장관이 경찰국은 만들어서 경찰을 통제할 필요가 없다. 발상의 전환을 갖고 접근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직협은 오는 15일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발표를 지켜본 뒤 향후 대응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대구경찰청 앞에는 근조 화환 20여개가 배치됐다. 현직 경찰들이 '경찰국 신설은 곧 경찰 조직의 퇴보'라는 뜻을 장관에게 전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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