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41)는 "처음에는 폭탄을 만들려다가 총으로 바꿨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요미우리 신문이 수사 관계자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처음엔 폭탄을 만들려고 했지만, 대상을 골라 죽일 수 있는 총으로 정했으며, 올해 봄 쯤에 총을 완성했다"고 진술했다.
폭탄이 아닌 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폭탄은 관계없는 사람까지 죽이기 때문에 그만뒀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가을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려고 결심한 뒤 수개월에 걸쳐 집에서 총 제작에 메달렸다. 야마가미가 만든 총은 한번에 6발이 나가는 산탄총으로, 집 주변에 소음 민원이 들어올 정도로 총 제작에 몰두했다.
야마가미는 범행 전날 원한을 품은 종교단체 건물을 향해 사제 총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관계자는 "야마가미가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기 전날인 7일 나라시에 있는 종교단체 시설을 향해 사제 총을 시험 발사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산케이신문은 "야마가미가 아베 전 총리 살해 때 사용한 것과 같은 총을 종교단체에 쐈으나 소리가 커서 당황해서 도망쳤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종교단체 건물 주민들은 피습 사건 전날인 7일 새벽 4시쯤 '팡'하는 큰 파열음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당시 경찰에 신고가 들어온 것은 없었다고 한다.
앞서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특정 종교단체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어머니가 신자이고 많은 액수를 기부해 파산했다"며 "반드시 벌을 줘야 한다고 원망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애초 종교단체 지도자를 노렸으나 접근이 어려워지자 살해 대상을 아베로 바꿨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 종교단체를 일본으로 불러들인 것이 아베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1896~1987) 전 총리라고 생각해 아베 전 총리를 죽였다"는 식으로 진술했다.
나라현 경찰본부는 야마가미가 인터넷 등에서 접한 불확실한 정보를 토대로 기시 전 총리에 대한 반감을 외손자인 아베 전 총리에게 표출한 것으로 보고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