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일> 바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훌륭…하신가요? 최근에 윤석열 대통령 "전 정권 장관들은 훌륭한 사람 없지 않느냐"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혹시 기분 언짢지는 않으셨어요?
◆ 전해철> 저를 꼭 지칭해서 하는 것 같지는 않은 것 같고요. 전 정부 또는 전 정권이라면 누구를 말하고 어떤 기준인지 알 수 없지 않습니까? 저는 '그런 식으로 해서 인사를 하고 또 인사를 임용하는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기준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아주 부적절한 말씀인 것 같습니다.
◇ 김광일> 하나씩 들어가 볼게요. 행안부 장관 마치시고 돌아오셔서 전당대회에 당대표 출마로 유력하게 거론이 되시다가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셨잖아요.
◆ 전해철> 당 대표 나가고 싶었고요. 그런데 '이번 전당대회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그런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는 말씀을 당에 있는 분들이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난 선거의 패배에 대한 평가를 해야 되는데, 그 패배의 원인을 대체적으로 얘기하실 때 가장 우선적으로는 후보자 개인이 있겠죠. 후보자의 잘못이나 역량 등이 있을 거고, 또 민주당의 전략 적절했느냐, 그리고 이제 얘기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책임입니다.
◇ 김광일> 이재명, 민주당, 그리고 문재인 정부.
◆ 전해철> 정권 재창출을 못한 부분에 대해서 이 세 가지를 이야기할 때 '이런 부분에 대해 책임 있는 분들은 출마를 안 하는 것이 전당대회의 미래 비전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냐'라고 뜻을 모았거든요. 저는 문재인 정부 책임에 대해서 그분들 말씀을 다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책임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나오고… 다시 말씀드리면 과거에 대한 얘기로 국한해서 전당대회를 치른다면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저는 그렇다면 제가 먼저 불출마를 해서 이번 전당대회만은 반드시 그 아픔을 딛고 나아가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전당대회가 돼야 되겠다라는 생각에서 불출마를 했습니다.
◇ 김광일> 말씀을 길게 해 주셨지만 사실은 그 목적을 이루려면 이재명 의원도 같이 안 나와야 그 결과를 낼 수 있는 건데 지금 보면 출마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것 같아요?
◆ 전해철> 이재명 고문께서 나온다면 당연히 전당대회에서 대선, 특히 또 지방선거 패배 책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겠습니까? '어떤 역할을 했느냐, 그리고 그 책임의 정도는 어떠냐'라는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을 것이고 당연히 또 이재명 고문도 대답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제가 말씀드린 '미래와 비전을 제시하는 전당대회'가 되기 어렵다는 뜻에서 저는 이재명 고문이 출마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몇 차례 얘기를 했고요.
◇ 김광일> 말씀하신 대로 과거 얘기를 하다 보면 결국 친명이니 친문이니 계파 싸움처럼 비춰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많은분들이 우려하시는 것 같아요.
◆ 전해철> 저희가 대선, 지선 패인을 얘기할 때 '계파 때문에 졌다' 이런 건 아니지 않았습니까? 다만 앞으로 그렇게 나뉘다 보면 과연 당이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많은 것들을 세울 수 있겠냐는 점에서…이번 전당대회에서는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런 갈등 관계를 야기할 수 있는 분은 더더군다나 물러나는 게 낫겠다는 얘기를 해서, 저 역시 말씀드린 대로 '다 동의는 하지 않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 김광일> 명분을 그렇게 드셨지만 '나와도 안될 것 같으니까 먼저 포기한 것 아니냐' 이런 말씀 하시는 분들이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 전해철> 실제로 이재명 고문께서 출마하면 얼마 전까지 저희 당의 대선 후보였기 때문에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역대 전당대회를 보면 꼭 결과가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전당대회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분들이 실제 비율에 있어서 대의원, 당원분들이거든요. 그분들은 누구보다도 당을 생각하고, 지난 선거에서 역할, 책임 등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기 때문에 저는 그대로 전당대회를 한다고 하면 '반드시 진다'라곤 꼭 생각을 하지 않고요. 말씀드린 바와 같이 더 우려되는 건 그 과정에서 최대한의 갈등이 생길 것이다. 그 책임론을 이야기하면서 그걸 강화해야 이길 수가 있는 것이고 또 한편에서는 그렇지 않음으로 인해서 하나의 '똘똘 뭉침'이 있어질 건데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고…이건 저만의 생각이 아니고 많은 분들이 그렇게 우려를 하고 또 그런 우려를 저한테 이야기할 때 저는 그런 말씀을 다 무시하기는 어려웠다고…
◇ 김광일> 그렇게 건의하는 분들이 계셨군요. 그때.
◆ 전해철> 예. 아주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했죠.
◇ 김광일> 왜냐하면 예전에 경기도지사 경선할 때 워낙에 이렇게 치열하게 붙었다 보니까 그런 우려가 또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시는 분들이 있었나 봐요.
◆ 전해철> 꼭 그런 건 아니고요. 물론 당시에도 제가 치열하게 했었지만, 전당대회 과정에서 지방선거 패배 이유를 이야기하면 '계양을'이나 서울시장 출마 등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전당대회가 정말 극심한 갈등이 된다'는 우려의 말씀들을 많이 저한테 했고 저는 그분들의 우려가 상당히 근거가 있고 저 스스로도 납득할 수 있다라는 생각에서 출마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 김광일> 불출마를 먼저 당기시면서 그다음에 홍영표 의원, 이인영 의원, 각각 다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금은 어떻게 보면 큰 판에서는 이재명 대 97세대가 붙게 되는 모양새로 가는 것 같아요. 강병원 의원, 강훈식 의원, 박주민, 박용진…97세대가 등장하면서 붙는 그림은 말씀하셨던 과거에 대한 평가보다는 당의 가치와 노선 쪽으로 방향이 잡히고 있다고 보시나요?
◆ 전해철> 충분히 잡힐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지금 출마하신 분 세 분 네 분 이야기를 보면 지금 당장은 반성과 성찰에 대한 말씀들을 많이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그분들은 상대적으로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또 자유스러운 지위와 처지에서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야 될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을 하고요. 그러한 모습은 반드시 나이와 세대만을 말하는 게 아니고요. 말씀드린 바와 같이 과거에 해왔던 또 과거에 많은 역할을 했던 분들은 한 발 물러나 주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 김광일> 당의 어떤 전반적인 얘기로 넘어갔으면 좋겠는데…'왜 민주당이 여기까지 오게 됐을까'에 대한 원인을 짚으시는 포인트가 각각 조금씩 다르신 것 같아요. 어디를 가장 크게 보고 계십니까?
◆ 전해철> 제가 일관되게 이야기한 것이 평가를 해야 한다. 제대로 된 평가를 하지 않으면 저는 더 나은 길을 가기가 어렵다. 이재명 고문이 계양으로 간다든지 얼마 전에 책임지고 사퇴했던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간다든지 등등은 대선 결과를 충분하게 평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지방선거 결과를 초래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 김광일> 평가라는 걸 어떻게 해야 돼요? 구체적으로.
◆ 전해철> 일단 평가위원 구성이 중요합니다.
◇ 김광일> 위원회를 만들어서요?
◆ 전해철> 일단 평가위원회를 구성을 하고요. 현재도 초선의원분들 또 재선의원분들 지역에서 평가를 하고 전국에 243개 정도 되는 지역위원회에서 다 평가를 합니다. 그 평가를 수렴해서 결과를 도출하고 이 평가의 여러 가지 과정들에 대해서 형식과 방식을 정해서 하나의 결론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하기 위해서 평가위원회가 있고 기준을 정해야 되니까요. 그리고 기준을 정한 다음에는 정말로 다양한 방식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하나의 밀실에서 평가위원회가 평가 결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가 말씀드린 대로 다양한 방식의 평가가 주어지는 것을 다 수렴하고 또 중간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하는 것 등이 저는 제대로 된 평가다.
◇ 김광일> 지금은 산발적으로 초선 모임, 재선 모임, 3선 모임, 아니면 더미래니 민평련… 각각 그 안에서 의견들을 모으고 아니면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서 말씀하시고 이런 것들이 비대위나 지도부를 통해 보고가 되는 정도… 그 안에서 그냥 논의하고 마는 정도라면, 이거를 구체적인 위원회를 만들어서 그걸로 하나의 어떤 페이퍼로 결론을 내자라는 말씀이신가요?
◆ 전해철> 그렇습니다. 실제로 평가위원회 구성하는 것은 이미 저희들이 의사결정이 됐고요. 지금 비대위 산하에 평가위원회를 구성해서 아마 제가 알기로는 조만간에 위원회 구성을 발표할 것입니다. 거기에서 수많은 평가 결과를 수렴하고 또 일련의 기준을 정해서 평가의 과정을 거치고, 특히 절차적 정당성 역시 확보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마련한다면 하나의 결론이 모든 분들에게 공감대를 다 거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그 평가의 과정 절차 그 중간 과정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러다 보면 사실은 중요한 문제들은 다 도출될 수가 있습니다.
◇ 김광일> 그런데 말씀 들으면서 상상을 잠깐 해보면, 그 평가 결과 페이퍼에 뭐가 담길 수 있을까? '이재명 고문의 출마' '송영길 출마' 그리고 '문재인 정부 5년에 대한 평가' '586 정치가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부동산의 위기가 있었다' '팬덤 정치' '성 문제' 이런 게 딱 담기지 않을까 예상할 수 있는 것 같은데… 굳이 만들어야 될까?
◆ 전해철> 말씀드린 대로 그렇게 쭉 나열함으로써 정리되는 게 있고요. 그렇게 하다 보면 사실은 경중도 어느 정도 추려질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 이번 평가위원회 구성할 때도 그러는데요. 과학적 객관적 데이터에 기한 또 평가 결과도 있습니다. 물론 여론조사를 통할 수도 있고 FGI나 여러 가지 방식을 통할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이 쌓이면 하나의 결론은 아니라 하더라도 말씀드린 대로 여러 가지 결론들이 하나의 방향성을 지향해 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정쟁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고 그러면 상당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광일> 또 그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또 공론화가 가능하겠군요. '내가 맞냐' '네가 맞냐' 하다 보면 또 그걸 조율하는 과정이 있을 거고요.
◆ 전해철> 그래서 제가 말씀드린 게 과정과 절차를 중요시하는 게 이 모아진 의견을 그냥 하나의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중간 과정에서 의견을 듣는 겁니다. 의총에서 들을 수도 있고 아니면 지역에 가서 들을 수도 있고 또 현장에서 실제 후보로 뛰었던 분들의 의견을 들을 수도 있고 이런 과정들을 몇 가지 쭉 거치다 보면 어느 정도의 합리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고 실제로 저는 그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광일> 거론될 만한 아이템 중에서 특별히 생각이 드는 부분 중 하나가… 아까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문재인 정부 혹은 친문 정치가 과연 잘했느냐' 이런 얘기들이 분명히 나올 텐데 대표적인 친문 정치인 중에 한 분이시잖아요? (웃음) 3철… 옛날 얘기긴 하지만 양정철, 이호철, 더 앞에 전해철, 이런 얘기로 표상되는 게 있는데… 이 친문 책임론 자성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전해철> 문재인 정부의 책임론에 대해서 저는 객관적이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부동산 정책? 저희들이 몇 차례 이야기했지만 아쉽지 않습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과'로서 인정을 하고요. 공도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실질적 민주주의 구현이 됐고요. 또 반부패 개혁 정책 많이 했고, 또 남북 간의 평화 공존 또 코로나19 극복하는 등의 공도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공이 더 많다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런 과정에 있어서 객관적으로 또 공정하게 평가를 해야 되는 거고, 그런 근거에 의해서 반성이나 또는 책임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지 않고 막연하게 '반성해야 한다'라는 주장에 대해서 저는 전혀 동의할 수가 없고요. 오히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간에 도움이 되지도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도 오히려 지장을 주는 거고, 사실 문재인 대통령께서 마지막까지 40%의 지지율을 보였거든요. 그만큼 많은 국민들이 사랑해 주시고 지지해 주셨는데 그분들의 뜻에도 반하는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 김광일>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마지막까지 40%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이 책임은 그렇게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있다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 전해철> 저는 문재인 정부의 책임을 과다하게 이야기하거나 또 굉장히 마치 실패한 것처럼 이야기하거나 이렇게 이야기하는 부분에 대해서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 김광일> 그 논리는 그거잖아요. '5년 만에 결과적으로 정권 교체가 됐기 때문에 실패로 규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지적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 전해철> 역대 선거를 쭉 보면 전 정부의 지지율 또는 정권 교체율이 바로 선거 결과로 이어지지만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대통령 선거라는 것은 '과거 회귀(회고)'에 대한 것도 있지만 미래를 보고 하는 투표 성향도 굉장히 많은 거거든요. 친문 정치 반성론 자성론 등의 이야기를 그렇게 강조하는 것에 대해서 저는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 김광일> 그걸 강조하시는 분들은 어떤 다른 목적이 있다고 보실까요?
◆ 전해철> 공공연하게 어떤 프레임을 만들고 또는 그런 주장을 계속한다는 것은 저는 별로 적절하지 않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 김광일> 정당 개혁 얘기로 넘어가서… '시스템 정당' 이런 것들을 조금 더 강조하고 싶다는 말씀을 들었어요.
◆ 전해철> 정당이 제대로 서야 저는 민주주의도 되고 정치가 발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제대로 된 정당'을 제가 '시스템 정당의 정착'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크게 보면 '정책 정당'이 돼야 합니다. 정책을 제대로 만들고 이를 실천할 수가 있어야 되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당에 정책위원회가 있는데 이 정책위원회가 (국회) 상임위원회와 좀 떨어져 있거나 분리되어 있으면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 수가 없습니다. 상임위원회 실질화가 우선 주어져야 되고요. 이 상임위원회가 제대로 돌아갈 때 정책위원회에서는 당의 정체성에 맞는 또 당이 추구하는 가치에 맞는 정책을 중장기 포함해서 제시하는 겁니다. 이 두 가지가 잘 접목이 될 때 저는 제대로 된 정책 정당이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를 위해서 정책위원회와 상임위 간사 또는 위원장 간 연석회의를 4~5년 전에 만들었습니다. 그걸 함으로 인해서 현안은 현안대로, 또 중장기 방향은 방향대로 하기로 했는데… 이게 실제로 잘 구동이
◇ 김광일> 안 돼요?
◆ 전해철> 안 되고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의총에서 모든 걸 다 결정한다? 그것이 옳지만은 않을 수가 있거든요. 가장 현안을 잘 알고 그 내용에 대해서 숙지하고 있는 것은 상임위입니다. 그 상임위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오히려 받아주는 당의 시스템이 있는 게 필요할 수도 있어서 저는 상임위 실질화와 이를 함께 하는 정책위원회 기능이 잘 접목될 때 정책 정당이 잘 간다고 생각하고요. 또 하나 당이 제대로 하려면 선거를 준비하고 그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서 공천은 굉장히 필요하고 중요한…
◇ 김광일> 공천 얘기 조금 미뤄두고 앞에 말씀 조금 더 듣고 싶은데요. 정책위는 당의 조직이고 그리고 상임위는 국회 안에 기구인 거잖아요. 그런데 이게 좀 분리되어 있고 이거를 지금은 이제 상임위의 역할보다는 원내지도부가 그걸 결정하고 의원총회에서 그걸 결정하는 어떤 상황들이 있는데 이 프로세스를 바꾸자는 말씀이신 거죠.
◆ 전해철> 그렇습니다. 문제는 정책위에서 결정하는 것을 상임위에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돼서는 저는 안 된다는 말씀인 거거든요. 그러니까 실제로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논의가) 주요하게 이뤄지는 곳은 상임위인데, 상임위 논의나 결정 사항이 무시되거나 또는 실제로 실천되지 않으면 저는 문제가 된다는 측면에서… 주요한 의사결정과 당의 방향성은 정책위가 하겠지만 상임위 활동과 함께해야 된다는 뜻에서 그냥 한 번씩 주요 현안일 때 의견을 듣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인 연석회의를 하게 되는 거죠.
◇ 김광일> 되게 좋은 아이디어 같은데 한 가지 짚고 갈 만한 게 집권 여당일 때 그리고 180석 민주당일 때 그때 이 프로세스가 잘 구축되면 좋았을 텐데 지금은 사실 야당이잖아요. 국정 동력이 여당한테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할 수 있는 당과 어떤 국회의 어떤 접목들… 이게 지금 와서 늦었거나 혹은 지금은 더 어려운 측면이 있는 거 아닌가.
◆ 전해철> 야당으로서 꼭 해야 되는 것이 윤석열 정부 또 여당과 정부에 대한 비판적 기능,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는 게 필요하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서해 공무원 사건이라든지 행안부에서 하고자 하는 경찰국 신설이라든지 저는 옳지 않다고 생각을 하는 거거든요. 그런 현안에 대해서 야당은 정확하게 지적하고 필요하면 대안을 제시해야 되는데 그 역할 역시 상임위가 주가 돼야 되는 겁니다. 대안을 제시하고 당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설정할 때는 정책위가 함께 해야 된다는 거죠.
◇ 김광일> 그런 모습들을 보여야 국민들이 다시 신뢰할 수 있겠죠.
◆ 전해철> 그렇습니다.
◇ 김광일> 아까 말씀 중에 넘어갔던 공천 문제… 정말 어려운 문제일 것 같아요. 해법을 갖고 계십니까?
◆ 전해철> '시스템 공천'이라고 하거든요. 시스템 공천이라는 것은 제도와 틀로 만들어놓자는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당헌·당규에 그런 규정을 만들어서 실천하면 됩니다. 예를 들면 제가 2014~2015년에 전준위(전당대회 준비위원회) 활동을 하고 구체적으로 전당대회에서 통과된 규정이 있는데요. 공천에 관한 규정을 1년 전에 만들어서 공표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가 있냐 하면 후보자로서는 예측 가능한 준비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 공천을 받기 위해 뛸 때는 어떤 공천 방식인지… 당원에 의한 건지, 대의원에 의한 건지, 아니면 시민에 의한 건지 등에 대해서 구체적인 규정을 1년 전에 발표를 하면 후보자에게는 예측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잘 준비할 수 있고요.
◇ 김광일> 이게 당헌당규에 지금도 박혀있는 거죠.
◆ 전해철> 강제 조항입니다. 그와 같이 일 년 전에 이야기를 하면 이제 후보자분들에게 예측 가능성을 준다는 말씀을 드리고 더 중요한 것은 지도부가 자의적인 권한 행사를 못 하게 됩니다. 1년 전에 공표되는데 어떻게 자의적으로 하겠습니까? 그동안 전략 공천이라든지 또는 지도부의 특별한 의결에 의해서 많은 것들을 전횡을 해 왔던 게 있거든요. '그런 걸 하지 못한다. 또 안 한다'는 뜻에서 저는 줄 서기를 한다든지 또는 지도부에 따라서 공천 제도가 바뀌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해서 제가 그 '규정을 해야 된다' 이렇게 여러분들하고 뜻을 모아서 구현을 했는데 지금까지 5~6년간 그 규정이 실효성 있게 된 적도 있고 안 된 적도 있습니다.
◇ 김광일> 시스템 공천이 안 되고 자의적으로 된 경우들이 많이 있나요. 옛날에 이해찬 대표 때 '우리는 시스템 공천했다' 이렇게 했던 구호들만 기억이 많이 나서…
◆ 전해철> 문재인 당 대표 시절에 정확하게 시스템 공천을 했고요. 1년 전에 발표하고 했고, 이해찬 당 대표 시절에도 시스템 공천을 했습니다.
◇ 김광일> 안 됐던 건 언제예요? 그러면.
◆ 전해철> 하하. 그때는 좀 안 됐고요. 다만 이제 말씀드린 대로
◇ 김광일> 넘어가시네요. (웃음)
◆ 전해철> 그러니까 두 분은…잘 안됐던 당 대표가 있지 않습니까. (웃음) 제가 말씀드린 건 그 시간의 엄격한 적용과 준수가 필요한데 그걸 안 지킨 당 대표도 있었고요. 또 하나는 이 제도를 그대로 운영하면서도 가능하면 예외를 적게 해야 됩니다. 예외가 많아버리면 늘 이 원칙이라는 것이 몇 가지 예외 사항에 의해서 원칙이 허물어져 버릴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거듭 강조하는 게 좋은 제도를 시스템 공천을 만들어 놨는데 지도부의 의지에 따라서는 근간이 흔들린 적도 있어서 제가 안타까워한 적도 있습니다.
◇ 김광일> 이재명 '계양을' 출마를 하게 했던 당시 윤호중 비대위원장의 결정은 예외였던 거예요?
◆ 전해철> 말씀드린 대로 사실 비대위 체제이기 때문에 그걸 시스템 공천으로 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린 시스템 공천의 여러 가지 원칙 그리고 기준에 의한다면 적어도 그런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마찬가지로 서울시장 당시 선거에 있어서도 많은 의원들이 거기에 대해서 반대도 하고 또 의견도 표명하지 않았습니까? 라고 했다면 그 의견을 저는 수용하는 게 맞는데 그런 면에서 제가 말씀드린 시스템 공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 김광일> 정말 내가 당 대표가 된다면 이걸로 내가 당을 살려야겠다라고 고민했던 게 더 있으셨다면 어떤 게 있었을까요.
◆ 전해철> 정치의 순기능을 강화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국회가 제 기능을 하는 게 필요합니다. 정당 개혁이라고 이야기 드렸죠. 정치 개혁은 다른 것보다도 대화와 타협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되고 제도를 만들어야 되는 겁니다. 협치는 그냥 말로만 되는 게 아니라 제도적 협치에서 진정한 정치 개혁… 정치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제도적 협치로 나아가는 것 우리가 노력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2018년 11월에 한 번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하고 이후에 하지를 못했거든요. 저는 이때 계속 주장을 했던 게 물론 안 됐습니다마는 '협치를 제도화해야 한다 설령 조금 손해 보고 저희들이 생각하는 것을 다 관찰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대화를 할 수 있는 제도화가 굉장히 중요하다' 했는데 저희들이 미흡했던 거고요.
◇ 김광일> 여야정 상설협의체.
◆ 전해철> 좀 더 나아가면 정치개혁이라는 것은 분권을 해야 됩니다. 대통령이 전횡을 하고 국회와의 대화 등을 안 하거나 또는 없어도 되게 만드는 이런 제도를 바꾸자는 거고요. 이걸 하기 위해서 대화와 타협을 하기 위해서 선거구제도 바꾸자고 저희들이 주장을 하는 거죠. 저희들이 시도를 안 했던 것은 아니고요. 저도 당시 TF를 꾸리면서 '4+1' 해서 선거제도 개혁에서 정말로 미완의 완성을 저희들은 좋은 의미로 '준 연동형 비례제'를 했습니다마는 결과에 있어서는 '위성정당'이라는 아주 나쁜 결과를 초래했던 것에 의해서 완성이 안 됐지만 저는 이런 시도를 계속하는 것이 정치 개혁을 위해서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결국은 정치가 제대로 역할을 하는 데 필요한 일이라 생각을 합니다.
◇ 김광일> 정치가 제대로 역할을 하는 데 필요한 일들을 이제부터 조금씩이라도 꾸려가야 되겠죠. 그 과정에서 지금 여당은 국민의힘이기 때문에 민주당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국민의힘과 같이 발맞춰서 가야 될 부분들도 있을 것 같고 그 과정에서 행안부 장관의 경험도 있으시니까 그리고 중진 의원으로서의 역할도 당 안팎에서 계속 해 주셔야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전해철> 그렇게 하겠습니다.
◇ 김광일> 많은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고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