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사건으로 기소된 이은해(31)·조현수(30)가 도피 생활을 할 당시 조력자 2명 중 주범이 11일 범인도피 혐의에 대해 부인하면서 위로금 명목으로 돈을 건넨 사실을 인정했다.
이씨와 조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기소된 A(32)씨·B(31)씨의 공동변호인은 이날 인천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에서 "A씨는 혐의 전부를 부인하고, B씨는 일부 부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인은 "A씨가 지난해 12월 자신의 집에서 이씨와 조씨를 만난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도피자금을 조달하거나 은신처를 마련해 도피를 도운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A씨가 이씨 등에게 불법 사이트와 관련한 홍보를 하도록 한 적도 없다"며 "작년 12월 자택에서 위로금 명목으로 현금 100만원을 이씨에게 줬고 이후 (도피생활을 하던) 이씨 등과 만나 밥값 등으로 100만원을 지출한 사실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B씨는 (은신처인 오피스텔의) 임대차 계약을 자신의 명의로 했고 이에 관한 범인도피의 고의를 인정한다"면서도 "컴퓨터 2대와 모니터를 마련해 준 것도 사실이지만 이씨와 조씨의 불법 사이트 운영을 전혀 몰랐다"고 했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12월 살인 등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받다가 잠적한 이씨와 조씨의 도피를 도와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올해 1월부터 4월 16일까지 이씨와 조씨에게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와 마진거래 사이트를 관리·홍보하는 일을 맡겨 수익금 1900만원을 생활비 등 도피자금으로 쓰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씨와 조씨의 도피 생활을 도운 또 다른 조력자 2명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앞서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쯤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C(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