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친목 모임 중이던 사촌 형제 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1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서전교)는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A(54)씨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또 30년간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도 내렸다.
A씨는 지난 4월 13일 자정쯤 천안 성환읍의 한 주점 앞 노상에서 시비가 붙어 부부 두 쌍에게 흉기를 휘둘러 30대 아내 2명을 살해하고, 남편 2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조사 결과 A씨는 부부 일행 중 남성 1명과 시비가 붙자 자신의 차에 보관 중이던 흉기를 가져와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변호인측은 "피고인은 술에 취해 기억이 온전치 않지만 범행은 인정한다"며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저지른 점을 반성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피해자 일부와 말다툼을 벌이다 일단락 된 뒤 다시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면서 "피해자가 겪어야 했던 공포심과 유족의 비통한 심정을 헤아릴수 조차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죄질이 극히 안좋으며 유족들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면서 "이전에도 동종 폭력 범죄 전력이 있고 사소한 말다툼과 시비가 살인으로 이어져 향후에도 재범 가능성이 높다. 사회에서 영구 격리시켜 사회 구성원을 안전하게 지키고 피고인도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길 바란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인명경시적 태도를 보이고 재범 위험성도 매우 높다"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선고 이후 피해자의 남편들은 "처음에 원했던 형량은 사형이지만 사형 선고가 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서 형량은 만족스럽다"며 "가해자측은 어떤 방식으로도 사과가 없었다. 가해자는 전혀 반성하는 기미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사촌지간인 이들은 아내가 숨진 뒤 자녀들과 함께 심리치료 등을 받으며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