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의 악동'도 '무결점 사나이' 앞에서 순순히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노박 조코비치(3위·세르비아)가 최고 권위의 윔블던 4연패와 함께 통산 메이저 대회 21회 우승을 일궈냈다.
조코비치는 10일(현지 시각)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총상금 4035만 파운드·약 642억3000만 원) 남자 단식 결승에서 닉 키리오스(40위·호주)의 돌풍을 잠재웠다. 첫 세트를 내줬지만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3 대 1(4-6 6-3 6-4 7-6<7-3>) 역전 우승과 상금 31억2000만 원을 차지했다.
2018년부터 4회 연속 윔블던을 제패했다. 조코비치는 코로나19로 열리지 않았던 2020년 대회를 제외하고 올해까지 윔블던의 사나이로 우뚝 섰다.
윔블던 남자 단식 4연패는 16년 만이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2003년부터 5연패를 달성한 이후 조코비치가 4연패를 달성한 것이다.
특히 조코비치는 2019년 페더러와 역대 윔블던 결승 최장인 4시간 57분의 혈투 끝에 정상 등극을 이룬 바 있다. 이번 우승으로 조코비치는 역대 윔블던 남자 단식 최다 우승(8회) 기록을 보유 중인 페더러에 1승 차로 다가섰다. 조코비치는 피트 샘프러스(은퇴·미국)와 윔블던 7회 우승으로 공동 2위가 됐다.
또 조코비치는 역대 메이저 대회 우승을 21회로 늘렸다. 역대 그랜드 슬램 최다 우승(22회)을 이룬 라파엘 나달(4위·스페인)과는 1승 차다. 지난해까지 20회 우승으로 페더러, 조코비치와 동률이었던 나달은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잇따라 제패했다. 다만 나달은 이번 윔블던에서는 복근 파열 부상으로 키리오스와 4강전을 앞두고 기권했다.
키리오스는 나달의 4강전 기권으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 무혈입성하는 행운을 누렸지만 조코비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온갖 기행으로 악동이라는 별칭을 얻은 키리오스는 이날도 1세트 언더 서브를 넣으며 상대를 자극했지만 조코비치의 정교한 플레이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조코비치는 1세트 키리오스의 강서브와 드롭샷에 고전하며 기선 제압을 당했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2세트 특유의 좌우 코너 스트로크로 키리오스를 뛰게 만드는 작전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최고의 리시버답게 상대 강서브의 대책을 찾아내면서 장기인 로브까지 살아난 끝에 우승을 이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