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허경환씨(41)가 운영하던 회사에서 약 27억원을 횡령한 동업자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2)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2010~2014년 허씨가 대표를 맡은 식품 유통업체 '허닭'(옛 얼떨결)의 감사로 재직하면서 회삿돈 27억 3천여 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법인 통장과 허씨의 인감도장을 보관하면서 '허닭'의 자금을 자신이 운영하던 다른 회사에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확인된 계좌 이체 횟수만 총 600여 차례에 달했다.
아울러 A씨는 자기 회사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자 허씨의 이름을 이용해 주류공급계약서를 위조하고, 세금을 납부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허씨로부터 1억원을 빌리고선 돌려주지 않은 혐의도 받아왔다. 지난 2020년에 음주운전을 한 혐의도 적용됐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음주운전 혐의는 A씨가 불복하지 않아 벌금 1천만원이 확정됐다.
항소심은 원심의 판단을 인정하면서도 A씨가 횡령한 돈을 일부 반환하고 법원에 3억원을 공탁한 점을 고려해 징역 2년으로 감형했다. 다만 재판부는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 회복도 전부 이뤄지진 않았다"며 A씨를 법정 구속했다. 대법원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