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8일(현지시간) 57조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계약 파기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트위터 직원들은 불신과 피로감을 토로했다.
머스크는 이날 인수거래를 종료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트위터에 발송했고, 브렛 테일러 트위터 이사회 의장은 이에 반발해 계약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트위터 기술진과 마케팅 부문 등에 종사하는 직원들은 비명을 지르는 표정 등의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소셜미디어로 공유하면서 머스크와의 갈등이 장기화하는 현 상황에 불만을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트위터 직원은 "정말로 (인수계약이) 끝났다니 믿기 힘들다"고 말했고, 트위터에서 상품개발 업무를 하고 있다는 한 트위터 이용자는 "시즌 1 종료. 정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상황"이라고 적었다.
역시 트위터에서 일한다는 다른 이용자는 "또다시 기약 없이 서커스를 벌이며 인수가격을 낮추는 길고 긴 법정 다툼의 시작이 아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가격 관련 재협상을 성사시키려고 뒤늦게 가짜 계정 현황 등을 문제 삼으며 두달 넘게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시각이 반영된 발언들로 보인다.
머스크는 올해 4월 440억 달러(약 57조원)에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하는 계약에 서명했으나, 5월 중순부터 돌연 계약을 보류하겠다며 파기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그는 트위터 전체 계정에서 가짜 계정이 차지하는 비중이 5% 미만이라는 트위터의 추산치를 믿을 수 없다면서 입증 자료를 제시하라고 트위터를 연일 압박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선 인수가격을 깎으려는 전략이란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머스크가 계약 당시 트위터에 제시한 인수 가격은 주당 54.20달러였다. 이날 트위터 종가는 36.81달러로, 계약서상 인수가보다 32% 낮다.
트위터 직원들은 머스크가 혐오 콘텐츠 등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고 직원 수 감축 등 비용 절감과 재택근무 제한 등 조처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는 것과 관련해 우려를 보여왔다.
다만, 머스크가 36% 상당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으로 트위터를 인수한다는 계약이 당초 내용대로 이행된다면 트위터 직원과 주주들은 상당한 금전적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트위터의 직원 수는 2021년 말 기준 7500여명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