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르르" "하하하" 연인, 친구, 가족 등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1시간 30분 내내 마음껏 웃고 소리 지르며 공연을 즐겼다. 이 때만큼은 코로나19도, 폭염도 잊고 무대 위 세 남자의 퍼포먼스에만 집중했다.
14년 만에 내한한 넌버벌 퍼포먼스팀 '블루맨그룹'의 공연은 소문대로 에너지 넘치고 유쾌했다. 공연이 시작되자 파란색 특수 페인트로 분장한 블루맨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엉거주춤한 자세와 무표정으로 객석을 응시했지만 무섭기는 커녕 왠지 모를 친근감을 느끼게 했다.
첫 장면부터 어른과 아이 관객으로부터 열띤 호응을 얻었다. 한 명의 블루맨이 마시멜로를 던져주면 또 다른 블루맨은 입으로 받아먹었다. 한 번의 실수도 없이 마시멜로를 골인시키는 모습은 평소 이들의 연습량을 짐작케 했다. 도화지에 마시멜로를 뱉어내자 색색깔의 물감이 흩뿌려지면서 한 폭의 추상화가 완성되는 모습 역시 흥미진진했다.
'블루맨그룹'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은 관객이 직접 참여한다는 데 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블루맨들은 객석으로 내려와 어슬렁거렸다. 부리부리한 눈으로 관객 한 명 한 명과 눈맞춤하다가 셀카를 찍고 관객과 사탕 받아먹기 게임을 했다. 서로 모르는 사이인 2명의 남녀는 무대에서 상황극을 펼쳤다. 짧은 시간에 큐브를 맞추고 그림까지 그렸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블루맨 만들기' 퍼포먼스였다. 선택받은 1명의 관객을 4번째 블루맨으로 만들어주는 코너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로웠다. "살벌하다" "파격적이다"라는 관객의 평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무대 곳곳을 장식하는 화려한 색감의 영상과 조명, 신나는 밴드 연주가 합쳐져 흥을 돋운다. 관객석 가장 앞쪽은 '스플래시 존'이다. 블루맨들과 더욱 가깝게 소통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
'블루맨그룹'은 1991년 미국 뉴욕 애스터 플레이스 시어터에서 데뷔한 이후 전 세계에서 350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이번 공연은 2021년 9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재개한 월드투어의 일환이다. 서울 코엑스 아티움에서 8월 7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