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문 파손돼 손님 다친 경우 "업주에게 손해배상 책임"

류연정 기자

손님이 음식점 출입문을 이용하던 중 문이 파손돼 다친 경우, 업주가 손해를 배상해야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방법원 제12민사부(재판장 채성호)는 손님 A씨가 음식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0년 11월 대구 동구의 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한 뒤 화장실을 가기 위해 출입문 손잡이를 안쪽으로 밀었다.

그 순간 출입문이 문틀에서 떨어지며 식당 안쪽으로 쓰러졌고 유리문이 산산조각났다. A씨는 깨진 유리 조각 위로 넘어졌고 얼굴, 손목 등을 다쳐 봉합술을 받았다.

재판부는 "음식점을 경영하는 사람은 손님에게 안전하고 위생적인 음식을 제공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음식을 제공하는 장소인 식당과 관련시설 역시 위험 없이 안전하고 편안한 상태로 제공해야 한다. 이 사건은 출입문과 문틀의 고정 부분에 하자가 있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식당 주인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이어 "A씨가 출입문에 과도한 힘을 주거나 문을 잡고 흔드는 등 이례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청구한 손해배상액 1억2천만원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흉터 성형은 통원 치료로 가능하며 입원이 꼭 필요하지 않다"며 입원 비용을 손해배상액에서 제외시켰다.

A씨는 '이 사고로 흉터가 생겨 장래의 취직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손해배상도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40대 남성으로 화물운송업에 종사하고 있던 점을 종합해 보면 상처가 장래의 취직, 직종선택, 승진, 전직 가능성 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음식점 업주가 A씨에게 약 16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선고했다. 소송 비용은 87%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부담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 사고 이후 업주가 사망한 관계로, 그의 아내와 자녀들에게 배상 책임이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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