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준석 징계 D-day, 윤리위 어떤 결론이든 후폭풍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생각에 잠겨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따른 품위유지 의무 위반 여부를 다룰 당 윤리위원회가 7일 개최된다. 당대표 징계라는 전대미문의 사태 속 윤리위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7시 국회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윤리위에 직접 출석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소명할 예정이다. 윤리위가 이 대표에게 내릴 수 있는 징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등이다.
 
윤리위가 징계를 내리지 않는 것이 이 대표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당권을 위협했던 의혹과 공세를 떨쳐버리고, 혁신위원회 등 당 체질 개선 행보에도 동력이 생긴다. 이 대표는 전날 YTN 인터뷰에서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사유로 징계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저는 아직 경찰 수사도 받지 않은 상태인데, 완전히 정치적, 정무적 상황 속에서 돌아가고 있다"며 "품위유지의무 위반은 당에 손실을 끼쳤을 때 이야기 되는 것인데, 윤리위가 4월에 이 건에 대해 (징계 절차를) 개시했을 때 당이 손실을 입은 바가 있는지 시점을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시작하고 나서 2달 동안 지켜보니 많이 얻어맞아서 당의 이미지가 저하된 것 같으니 책임져야 된다고 하면 누가 받아들이겠느냐"며 "이게 가능하면 누구든 올려놓고 2~3달 지켜보고 때린 다음에 여론에서 비토받는 것 같으니 책임져야 한다는 건데, 어느 정도 유튜브와 연계해서 작업할 수 있는 분들이라면 앞으로도 (자신과 같은 사례가) 누차 발생하게 될 일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서는 징계가 내려지지 않는 경우에도 여진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당원들이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종결된다면 공감을 얻기 힘들 것"이라며 "김철근 정무실장의 7억원 각서 등 드러난 것이 있기 때문에 무징계는 더불어민주당에게 공세 빌미를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의원은 "징계 결론이 나지 않는다고 해도 이 대표의 리더십 자체를 불신하는 쪽의 공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반대로 이 대표는 윤리위를 넘고 자기 권한을 활용해서 당 장악력을 높이려 할텐데 충돌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생각에 잠겨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인 경고가 나오더라도 당내에서는 '일부 혐의 인정'과 같은 뜻으로 받아 들여질 전망이다. 이준석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는 데 문제는 없지만, 리더십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고만 나와도 대표의 영이 설 수 없을 것"이라며 "정부를 뒷받침해야 할 여당이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차기 전당대회까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가 내려질 경우, 이 대표의 궐위가 발생하게 된다. 이 경우 조기전당대회를 통해 잔여 임기의 당대표를 선출하기보다 당 내홍과 민심 수습을 목표로 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한시적으로 운영한 뒤,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친윤계로 꼽히는 한 의원은 "비교적 약한 고리인 청년층, 여성층의 목소리를 광범위하게 대변할 수 있는 인사들을 다수 비대위에 포함시켜 젊은층의 외면은 최소화하고 정부를 뒷받침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순순히 징계를 수용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도 '무조건 후폭풍'의 근거다. 이 대표는 징계를 받을 경우 당헌당규상 재심 절차를 활용하거나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낼 수도 있다.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법원이 무리한 징계라는 판단에 손을 들어준 셈이므로 '피해자'가 된 이 대표 입장에선 여론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법조인 출신의 한 의원은 "당원권 정지 등 강한 징계가 나오면, 당사자에게 피해가 큰 이슈이기 때문에 법원 판단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한 반면, 또다른 의원은 "형사처벌 확정 전에도 징계하는 경우는 무수히 많고, 정당 정치의 영역이기에 사법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결론이 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게다가 "선거 때는 2030세대에 어필하기 위해서 2030 젊은이들을 잔뜩 데려다 놓지 않았나. 그런데 선거 끝난 다음에 다들 어떻게 됐나. 다 찬밥(진중권 작가)"라는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 실제로 이 대표는 변화와 혁신의 상징처럼 당 대표에 당선되며 정치권에 돌풍을 일으켰다. 이 대표 재임 기간 국민의힘은 강성 지지층인 태극기 부대와 결별하고 젊은 당원들을 대거 영입하는 등 당을 쇄신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 체제를 무너뜨리고 비대위를 꾸려 젊은층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건 굉장히 안이한 생각"이라며 "어떤 젊은층 인사가 여론 수습용 비대위에 투신할지 의문이고, 이준석 대표를 대체할 만한 인물을 찾는 것도 불가능에 가까워 여론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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