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친명계 요구 수용한 野…이재명, 꽃길 열리나[영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내부 갈등을 유발한 '전당대회 룰 수정안'을 철회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재명 의원을 비롯한 친명(親이재명)계의 차기 지도부 입성이 수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대표 이어 최고위원까지…친명계 유리해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당무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민주당은 6일 당무위원회를 열고 당 대표 예비경선에서 '일반 여론조사 30%'를 반영하기로 한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안(案)을 그대로 의결했다. 이는 당내 반대 세력은 많지만 전국적 인지도는 높은 이재명 의원에게 유리한 경선 방식이다.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앞서 지난 4일에도 8·2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단일성 집단지도체제)하고, 선거인단에서 대의원 투표 비중을 줄이기로 확정하는 등, 결과적으로 이 의원 출마에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
 
여기에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함께 지도부를 꾸릴 최고위원에도 친명계가 진출할 길이 열렸다. 당 비대위는 이날 최고위원 선거에서 도입하려 한 '권역별 투표 제도'도 스스로 철회했다. 최고위원 선거 '1인 2표' 가운데 1표는 투표자가 속한 권역의 후보에게 행사하라는 취지였는데, 이럴 경우 의석 수에 비해 권리당원 숫자가 많은 호남 지역 출신 등이 유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수도권 출신이 많은 친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빗발치자 비대위가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당위원장으로 최고위원 출마를 고심 중인 송갑석 의원도 이날 비대위 발표 전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규정이 목적한 의도와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근거가 없지 않기에 경청하고 존중해야한다"며 제도 보완을 요구했다.
 

또다시 드러난 '개딸들'의 힘…'李 출마' 촉구

 
지도부가 전대 룰 수정안을 번복 결정하기까지 강성 지지자들의 힘이 다시 한번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는 이른바 '개딸들'은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의 전대 룰 변경에 반발하며 '전(全)당원 투표'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함께 기자회견장에 선 강경파 김용민 의원도 비대위 번복 결정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들의 승리다. 최고위원 권역별 투표도 철회했다. 집회부터 전 당원 투표 서명운동까지 모두 다 당원들이 만들어줬고 관철시켰다"며 공을 강성 지지자들에게 돌렸다.
 
비대위 결정 직후 강경파 정청래 의원도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금 민주당은 당 대표로 저 정청래보다는 이재명을 더 원하고 더 필요로 하는 것 같다"며 "이재명 빨리 나와라. 나는 최고위원으로 가겠다"며 그의 출마를 촉구했다. 전대 룰 갈등에 전준위원장 직을 사퇴했던 안규백 의원도 하루 만에 복귀했다.
 

체면 구긴 우상호…"정치적 결정 포함된 것"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당무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반면, 결정을 번복한 비대위는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6일 회의에서 "저는 오늘 모두발언을 하지 않겠다. 발언 순서를 넘기겠다"고 밝힌 뒤 공개발언을 생략했다. 전대 룰 문제를 둘러싼 당내 대립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 위원장은 이날 당무위 결정에 대해 "한편으로는 대립이 격화하고 있어 당무위에서 격론이 벌어질 만한 사안은 줄여보자는 취지의 정치적 결정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전대를 앞두고 당내 계파전과 강성 지지층의 반발 등을 의식한 결정이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막판까지 의원들 간 고성이 오고간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전준위는 조만간 전체회의에서 최고위원 권한 강화 문제를 포함한 공천권 문제를 확정할 방침이다. 안규백 위원장은 "아직 전준위는 할 일이 많다. 세부적인 규정을 다듬어야 하고, 앞으로 2년간의 당의 방향을 정할 강령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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