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전을 이달 7일부터 9월 25일까지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연다고 6일 밝혔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설립 10주년 기념 전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해외로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재에 대한 조사·연구·환수·활용을 맡고 있다. 지난 10년간 6개국에서 총 784점의 국외 문화재를 환수했다.
환수문화재 40여 점을 전시한다. 이중 일본과 미국에서 최근 환수한 3점은 처음 공개한다.
'나전 매화, 새, 대나무무늬상자'는 조선 후기에 제작된 나전 상자로, 국내에 현전하는 수량이 많지 않다. 무늬의 표현과 자개 제작 수준이 뛰어나고 보존 상태도 양호해 국내에서 전시·연구 등의 활용가치가 높다고 평가받는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해 일본 개인 소장자에게 직접 구입했다.
'열성어필'은 조선시대 왕들의 글씨(어필)를 탁본해 엮은 책이다. 1722년 간행된 이후 3년 만인 1725년 새로운 어필을 추가해 묶어 형태가 드문 유물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3월 미국 경매에서 낙찰받았다.
'백자동채통형병'은 원통형 백자의 표면을 구리 안료로 칠해 장식한 도자기다.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수집가 스탠리 스미스가 소장했던 것으로 국외 문화재의 반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여겨진다.
또한 16세기 한강 동호 일대에서 선비들이 뱃놀이하는 모습을 묘사한 회화 '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 조선 후기 보병들이 입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갑옷인 '면피갑', 조선시대 사대부묘에 세워졌던 '문인석' 등 6건의 유물이 처음 관람객을 만난다.
이번 전시는 △나라 밖 문화재 △다시 돌아오기까지 △현지에서로 구성했다. '나라 밖 문화재' 섹션에서는 우리 문화재가 반출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일제가 불법 유출했지만 민간과 정부가 힘을 합쳐 2006년 환수한 국보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 한국전쟁 때 도난당했다가 2014년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돌아온 보물 '국새 황제지보' '국새 유서지보' '국새 준명지보'를 볼 수 있다.
'현지에서'는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가 국내에 환수되지 않더라도 현지에서 적절히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한 성과를 보여준다. 게임사 라이엇게임즈는 2013년부터 국외 문화재 환수와 주미대한제국공사관 현지 복원에 22억 원 이상을 후원했다.
김계식 국외소재문화재단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문화재 환수를 위해 지난 10년간 세계 곳곳을 누볐다. 비행거리로 따지면 지구 160바퀴를 돈 셈이다. 이번 전시가 제2출발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최응천 문화재청 청장은 "우리 문화재가 고국으로 돌아오기까지 숨은 노력이 있었다. 이번 전시가 우리 문화재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2022년 1월 1일 기준) 나라 밖으로 떠난 우리 문화재는 21만 4208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