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권에 "쇼통'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실제로는 소통도 아니하고 소통할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눈과 귀를 잠시 속이기 위한 '보여주기식 행보'를 비판하는 말이다.
이 같은 '쇼통'이 부산시교육청에서도 엿보이고 있다. 바로 '열린 교육감실'이 그것이다.
열린교육감실은 하윤수 신임 부산시교육감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내놓았던 공약인 '교육감 집무실 1층 이전'의 다른 버전이다.
하 교육감은 선거 공약으로 민원인과의 접점을 넓히고 보다 나은 소통을 하기 위해 교육감 집무실을 1층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막상 취임해 보니 7억 원이나 드는 예산과 8개월 간의 공사 기간, 보안 문제 등 각종 제약으로 집무실 이전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것이 '열린교육감실' 개설이다. 오는 15일까지 활동하는 부산시교육감직 인수위는 5일 교육청 별관 1층에 열린교육감실을 개소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교육감 집무실을 1층으로는 옮기지는 못하지만 공약을 이행한다는 측면에서 부산시민들과 소통할 공간을 따로 마련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열린교육감실에서 교육감이 민원인을 면담하고 소통한다는 것이다.
부산시교육감직인수위는 보도자료에서 "열린 교육감실은 교육감의 일정에 맞추어 유연하고 융통성 있게 운영할 예정이며, 정례적으로 신청 순서대로 교육감과 면담을 진행한다. 면담 신청은 추후 부산시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렇게 보면, 열린교육감실이라는 게 결국 또 하나의 사무실에 불과한 것이지 다른 특별한 효용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보도자료의 내용은 다시 말해 "교육감이 상주하는 것도 아니고 열려 있지만 민원인이 언제든지 교육감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육감 일정이 빌 때 어쩌다 한번 사용 될 것 같다"로 풀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부산시교육청은 일선 행정기관처럼 민원인이 그리 많이 찾는 곳이 아니다. 교육 현안에 대한 의견 마찰이 있을 때에 전교조 등 교원단체가 주요 민원인이 되는 곳이다.
그런데도, 부산시교육감직 인수위원회(또는 하윤수 교육감)는 마치 '열린교육감실'을 민원인을 위한 대단한 공간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열린'이라는 말은 그 안에 내용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말이다.문만 열어놓았다고 해서 '열린'이라는 말을 쓸수 있는 게 아니다. 일정이 빌때 어쩌다 한번씩 교육감이 오는 곳이 어떻게 '열린교육감실'이 될 수 있을까?
결국,쇼맨십이다. 부산시교육감이 민원인에게 항상 열려 있고 민원인의 의견을 경청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열린교육감실 개설과 운영에도 분명 예산이 들것이다. 관리해야 할 인력도 필요할 것이다.
쓸데없는 곳에 예산과 인력을 낭비하고 힘을 쏟는 것이 바로 '쇼맨십'이고 '쇼통'이다. 진정 소통할 의지가 있다면 장소가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다.
부산시교육감은 정치인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우리의 미래를 위해 선발된 심부름꾼이다. 굳이 정치권의 허례허식까지 배울 필요가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