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마약매트리스 위에서 마약팬츠를 입고, 마약베개를 베고, 마약이불을 덮고, 마약김밥과 마약떡볶이를 먹는다. 아이들은 마약의자에 앉아 마약빵과 마약과자를 먹고 있다.'
위 문장이 이상한가요?
모든 것이 지금 판매되고 있는 '마약 마케팅' 상품입니다.
어느 순간 우리 사회에서 마약은 '중독될 만큼 좋은'의 의미로 변질된 것처럼 보입니다.
'마약'이라는 단어가 각종 제품에 수식어로 붙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지도 페이지에 들어가 '마약'을 검색하면 마약떡볶이, 마약김밥, 마약치킨, 마약곱창 등 수십 개의 상호가 노출됩니다.
또, '마약'과 음식 혹은 재료 이름을 검색하면 수많은 레시피가 나오고, 쇼핑몰과 배달 앱에서조차 '마약'을 검색하면 결과가 뜬다는 게 이상하지 않나요?
'마약'이라는 키워드를 단 제품들의 소개 문구를 보면 정말 마약을 팔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만큼 자극적인 멘트들로 가득합니다. 최근에는 '코카인 댄스'까지 유행해 청소년들 사이에서 하나의 '밈(meme)'으로 자리 잡아 인기입니다. 마약 이름을 딴 다른 춤이 유행해도 더 이상은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술이나 마약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한 결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를 뜻하는 '중독'이나 '약(마약)을 몸에 투약한다'라는 의미의 '약빤다'라는 표현도 종종 재미를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무언가에 취한다는 뜻의 '뽕 맞았다'라는 표현과 함께 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 '국뽕'도 너무나 무분별하게 퍼져있습니다.
전국 대규모 하수처리장에서 필로폰 등 불법 마약류 성분이 검출되고, 고3 학생이 텔레그램 마약방을 운영하며 노래방에서 마약 환각 파티가 이루어지는 현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이렇게 마약 관련 용어가 '흔한 말'이 되는 상황이 과연 정상일까요?
마약에 대한 이미지가 친근해져 마약을 '너무 좋은 것'으로 쉽게 생각해 금지약물에 대한 경각심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이 자신도 모르게 마약에 익숙해지거나 마약을 재미있다고, 별거 아니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공공소통연구소 이종혁 소장(광운대 교수)은 "마약은 인터넷 검색을 하면 관련 정보 제공이 제한되며 마약 퇴치 캠페인이 고지 될 정도로 소통에 있어 수용자의 인식 속에 늘 경계와 주의를 전달한다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듯 주의와 경계가 기본인 소재가 제품 브랜드에 무분별하게 활용되면서 기존 마약 퇴치 캠페인과는 정반대의 인식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검색 엔진에서도 '마약'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관련 정보 제공 이전에 공공 캠페인이 노출될 정도로 단어 하나도 주의를 갖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어휘를 무분별하게 제품이나 서비스 브랜드로 활용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요?
'마약' 외면하기
이제라도 소비자들이 먼저 '마약'을 즐겨 쓰는 브랜드와 마케딩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작은 실천 아닐까요? 캠페인 저널리즘 [눈]에서는 '마약'이라는 단어의 남용을 외면하고자 합니다. 일상에 깊이 침투한 '마약 관련 마케팅' 외면하기 캠페인을 제안합니다. 마약은 진짜 '약'이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