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총기난사 범인은 22살 백인 래퍼, 지역 유지의 아들

사건 용의자로 붙잡힌 로버트 크리모. 연합뉴스

미국 시카고 교외에서 독립기념일 축제에 모인 시민을 겨냥한 끔찍한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가 래퍼이자 지역 유지의 아들인 것으로 알렸다.

현지 경찰은 연방수사국 FBI와 대대적인 수색을 벌인 지 1시간 만에 유력 용의자 로버트 크리모 3세(22)를 체포했다. 크리모는 행사장 인근 건물 외벽에 부착된 사다리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가 범행을 저질렀다.

옥상에서는 용의자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성능 소총 1정이 발견됐으며,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용의자는 하이랜드파크 소재 음식점 '밥스 팬트리 앤 델리'(Bob's Pantry & Deli) 사장인 밥 크리모의 아들로 알려졌다. 밥 크리모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2020년 하이랜드파크 시장 선거 출마 이력이 적혀 있다.

용의자 로버트 크리모는 자신을 '어웨이크 더 래퍼'(Awake The Rapper)라 칭하며 스트리밍 사이트와 블로그 등에 음악을 게재했다. 크리모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뮤직비디오에는 반자동 소총인 라이플과 다른 사람을 향해 총을 겨누는 한 남성이 등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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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랜드파크는 시카고에서 북쪽으로 40㎞ 떨어진 부촌으로, 주민 대다수가 백인이다.

이곳에서 독립기념일 퍼레이드가 시작된지 20여분만에 총격이 발생하자 수백여명의 참가자들이 대피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이 사건으로 최소 6명이 사망하고 3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행사에 참석했던 조 파벨자크는 CNN에 "처음에는 불꽃놀이가 시작됐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닫고 아버지를 붙잡고 뛰기 시작했다"며 "경찰이 오기 전까지 쓰레기통 뒤에 1시간가량 몸을 숨기고 있었는데 귀에 총을 맞은 사람과 다리에 총상을 입은 소녀를 목격했다. 전쟁터 같았고 끔찍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이번 사건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총기 규제 법안에 서명한 지 9일 만에 발생했다. 해당 법안은 18~21세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 조회를 위해 미성년 범죄와 기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21세 미만 총기 구매자의 정신 건강 상태를 당국이 최소 열흘간 검토한다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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