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감독 이정재)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와 김정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지난 5월 제75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된 후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전 세계에 먼저 첫선을 보였고, 이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7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영화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5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헌트'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겸 감독 이정재를 비롯해 정우성, 전혜진, 허성태가 참석해 영화 캐스팅과 제작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에 참여하게 된 전혜진은 "정우성, 이정재 두 분을 한 스크린에서 보고 싶은 생각이 가장 간절했다. 이정재 선배님이 내게 시나리오를 주셔서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성태 역시 "내가 두 분 사이에서 연기할 수 있을 거라고 꿈에도 상상 못했고, 꿈같이 시작했다"고 감격을 전했다.
'헌트'는 드라마, 멜로,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섭렵한 것은 물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통해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4년간 각본 작업부터 연출, 연기까지 소화해내며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정재는 첫 연출작인 '헌트'로 제75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을 받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정재는 감독으로서 칸 레드카펫을 밟은 소감을 묻자 "영화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꼭 가봤으면 하는 영화제다. 또 칸에서 한국 영화를 많이 사랑해주다 보니 한국에서도 친숙한 영화제고,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그런 국제 영화제에서 관객분들이 재밌게 보신다면 어떤 시나리오로 전개해야 하고, 어떤 영화로 만들어야 할지 고민도 했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여타의 첩보 스릴러 액션 영화와도 차별점을 두기 위해 많이 고민했다. 그는 "'헌트'만의 새로운 첩보물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가장 컸다. 조직 내 스파이가 누군지 절대 모르게 하고 싶은 것, 그리고 중반에서는 서로를 계속 의심하면서 서스펜스가 훨씬 커지게 되고, 마지막에는 더 큰 사건을 맡게 되는 구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액션 신을 위해서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이정재는 콘티 작업을 위해 전례가 없을 정도로 무술팀부터 미술팀, CG팀 등 모든 스태프를 불러 수차례 회의했다. 이외에도 198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당시를 미장센에도 신경을 썼다.
정우성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4번 거절했다. 23년 만에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조심스러움이 있었다. 내가 참여하지 않아도 이정재가 감독, 제작자로서 충분히 할 준비가 된 건지 등을 객관적으로 보려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그런 마음의 표시가 4번의 거절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느 시점에서는 그의 부단한 노력이 준비됐고, 시나리오도 안정화된 거 같다고 생각해 같이 의기투합해서 깨지더라도, 어떤 결과가 와도 후회없이 받아들여야 겠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제작 전 과정을 지켜봐 온 정우성은 "연기 후 촬영이 끝나서 숙소에 돌아가도 피곤한데 연출까지 충실히 해야 하니 촬영이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쏟는 에너지양이 서너 배는 더 많다"며 "본인이 선택했고 본인이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이라 끝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야 하는 건 맞는데, 그 과정에서 지쳐가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이자 칸 공식 초청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헌트'는 오는 8월 10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