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부산지역은 사흘째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첫 열대야가 관측되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이번 달 개장한 부산지역 주요 해수욕장은 방역 수칙 해제와 폭염의 영향으로 개장 후 첫 주말부터 지난해의 2배가 넘는 인파가 몰렸다.
이날 오후 부산 수영구의 한 도로. 양산을 받쳐 든 여성들이 지친 표정으로 그늘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운동하러 나왔던 한 어르신도 뙤약볕이 힘든 듯, 도롯가 벤치에 앉아 땀을 식혔다.
부산 남구에 사는 석개도(80·남)씨는 "평소처럼 운동을 하러 나왔다가 잠깐 쉬려고 그늘에 앉아 있다"며 "밤에도 열이 식지 않아 창문을 다 열어놓고 자야 할 정도로 더웠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지역은 사흘째 폭염주의보가 이어졌다. 낮 최고기온은 31.1도를 기록했고, 체감온도는 이보다 더 높은 32.4도까지 올랐다.
특히 강서구 북부산 관측지점 기온은 32.7도, 북구는 32.6도까지 기온이 올라 때 이른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아침 최저기온이 25.1도에 머물러, 올해 처음으로 열대야 현상이 관측됐다.
기상청은 오는 수요일까지 낮 기온이 30도는 넘는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건강관리 등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부산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부산은 모레까지 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들며 더울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비 소식은 없겠다"며 "수분을 섭취해 온열 질환 막고 건강 관리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른 더위에 지난 주말 연휴 이틀 동안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에는 40만 8591명이 방문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첫 주말 방문자 수인 16만 9391명의 2배를 훨씬 넘는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보다 14만 900여 명이나 많아 예년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상설드론쇼 등 각종 볼거리를 제공한 광안리해수욕장에 이틀 동안 16만 1400명이 방문했고, 부산을 대표하는 피서지인 해운대해수욕장에도 10만 700여 명이 찾아왔다.
송도해수욕장도 이틀 동안 5만 5500명이 방문해 지난해 방문객보다 1만 명 이상 많았다. 송정과 다대포해수욕장 방문객도 3만 명을 넘었다.
관계기관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이 해제되면서 관광 수요가 몰렸고,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많은 인파가 몰린 것으로 분석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아무래도 일상 회복에 따라 관광수요가 급증하면서 주요 해수욕장에도 인파가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개장 첫 주부터 무더위가 찾아와 이른 피서객이 많이 찾아온 것으로 분석한다"며 "부산항축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피서객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