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성상납 의혹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윤리위원회를 앞두고 정치생명의 분수령이 될 일주일을 맞이했다. 이 대표는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며 '윤심' 구애에 나서는 한편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을 적극 반박하며 여론전에 돌입했다.
지난 1일 이 대표는 성남 서울공항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윤 대통령 내외를 맞이했다. 공항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도열한 이 대표와 환한 얼굴로 악수를 나눴다. 이 대표의 공항 마중은 당초 예정에 없던 '깜짝 일정'이었는데, 지난달 27일 출국 당시에는 이 대표가 배웅에 나서지 않은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의 '거리두기'라는 해석을 일축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 대표는 공항 마중 직후 방송에 출연해 "윤 대통령에게 '이번에 정말 성과가 좋았다'고 말하자 (대통령의) 웃는 표정이 나왔다"며 "첫 해외순방인데 나토의 역할 주체로 인정받았다는 측면에서 외교 방향이 선명하게 보였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칭찬도 이어갔다. 그는 "김 여사는 출국 때부터 의상이 눈에 돋보였다"며 "옷 하나로 주는 메시지가 큰데 그것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했음을 증명하라고 하는 것"이라며 적극 반박에 나섰다.
이를 두고 친윤 그룹의 전방위 포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다시 '윤심'에 손을 내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달 대통령실과 만찬 회동 여부를 놓고 진실게임을 벌인 데 이어 친윤 박성민 의원이 당대표 비서실장에서 사퇴하면서 윤 대통령의 '손절'아니냐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당내 입지가 좁아진 이 대표가 결국 윤 대통령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동시에 하락세에 들어선 만큼 교통정리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지난 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 지지율은 43%로 3주 연속 하락세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40%로 한 달 전보다 5%p 떨어졌다. 당내 싸움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이 악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홍문표 의원은 라디오에서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우리 당내에 패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라며 "서로가 패거리가 돼서 서로 우왕좌왕하고 이러는 모습에 배신감까지 느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친윤계에 탄압받는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이 대표의 주력 지지층인 2030세대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나아가 이 대표가 윤리위에서 징계를 받고도 '버티기'에 돌입하면 갈등 상황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전날 귀국한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지율 하락세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당 지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저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여러 현안에 제대로 대처를 못 했기 때문이라는 판단이 들어서 저부터 당내 갈등 상황이 빨리 수습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윤리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열리는 고위 당정대(여당‧정부‧대통령실) 회의가 이 대표 거취의 기로가 될 전망이다. 오는 6일 예정된 첫 고위 당정대에서는 경제 현안과 해외 순방 성과 등이 논의되는데, 이를 앞두고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면 이 대표의 리더십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 입장에서는 윤핵관이 세력으로 싸우면 본인은 여론으로 싸운다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0명 유선포함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9.1%)로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