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자세한 대담을 아래 본문에 담았습니다)
◇ 김광일> 최근 현안 간단히 짚어보면 홍영표 의원…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는 분이 전당대회를 준비하다가 불출마 선언을 했잖아요. 그런데 생각보다 파장은 그렇게 크지 않은 것 같아요.
◆ 김종민> 홍영표 의원의 불출마가 끝이 아니기 때문이죠. 중요한 건 이재명 의원의 출마 문제 아닙니까? 이재명 의원이 화답해서 '우리 같이 당을 살려보자' 이렇게 맞장구를 쳐야 소리가 나는 거예요. 이 배경에는 민주당 내 의원들의 큰 흐름이 있어요. '이대로는 안 된다. 민주당 정말 큰일 난다' 이런 아주 절박한 위기감이 있습니다. 홍영표 후보도 내려놓게 할 만큼 지금 의원들이 절박한 거예요.
◇ 김광일> 김민석 의원 같은 경우 '분당' 얘기까지 하던데요. 그만큼 지금 흐름을 깨야 한다는 공감대가 의원들 사이에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 김종민> 이대로 가면 당이 분당 되고 쪼개지든 아니면 국민들한테 완전한 심판을 받든 어떻게 되든 민주당의 미래는 없습니다.
◇ 김광일> 당장 지금의 모습을 보면,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대안을 모색하거나 가치, 노선에 대한 토론보다는 당내 계파… 친문, 친명, 친낙, 이런 '계파'만 두드러지는 모습이 있거든요. 이런 모습을 당장 전당대회까지 해소하고 해결하는 게 가능할까요?
◆ 김종민> 저는 전당대회.. 무슨 2개월 후에 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보지 않아요. 제가 원래 주장했던 건 '내년 2월에 전당대회 하자'였어요. 저는 아직도 그렇게 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제대로 뼈를 깎는 근본적인 반성을 하고 그 반성 위에서 혁신이 나오는 거거든요. 지금 누가 당대표가 된들 그 당대표 빼고 반성하는 게 맞아요? 누가 당대표가 된다고 칩시다.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 돼요. 그럼 이재명 빼고 반성하지 않겠습니까?
◇ 김광일> 그럴까요?
◆ 김종민> 당 대표가 '나까지 포함해서 다 원점에서 한 번 반성해보자. 평가해보자. 그리고 만약 문제가 생기면 문제가 확인되면 내가 책임지겠다' 하고 그만둘 겁니까? 대한민국 정치에서 그런 건 안 되잖아요. 그다음엔 '윤석열하고 싸우자' 하고 다 뭉칠 거 아닙니까? 그러면 전당대회 이후에는 반성과 평가는 물 건너갑니다. 이건 계파 싸움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반성하자'는 사람과 '그냥 이대로 가자'는 딱 두 세력이 있다고 봐요.
◇ 김광일> '이대로 가자'는 쪽은 이재명 의원과 그 가까운 세력을 말하시는 건가요?
◆ 김종민> 이재명 의원도 마찬가지예요. 이재명 의원이 사과는 몇 번 했어요. 근데 그 사과가 영혼 없는 사과입니다. 무늬만 사과예요. 왜? 그 안에 반성이 없습니다. 책임이 없어요. 반성과 책임 없는 사과가 국민들한테 먹힙니까? 국민이 바보가 아니잖아요.
◇ 김광일> 뭔가 자기가 갖고 있는 걸 내려놔야 한다?
◆ 김종민> '책임지겠다'고 얘기하고 내려놓고 '그 위에서 다시 시작하겠다' 이런 결기가 있어야… 그래야 미래가 있는 거지. 이거 덮고 그래도 이재명 밖에 없다? 이건 미래가 없죠.
◇ 김광일> 하지만 전당대회를 2월에 치르자라는 말씀은 이제 지금으로서는 사실 조금 어려운 것 같아요.
◆ 김종민> 물 건너간 거죠. 이런 민주당의 판단이 안일하다는 거예요.
◇ 김광일> 어쨌든 8월에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고… 그런다 하더라도 혁신, 자기 반성, 그런 것들은 이것만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 김종민>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전당대회에서 반성하고 혁신하는 지도부가 나와야 돼요. 그러려면 기존에 힘 좀 썼던 사람들은 좀 내려놔야 돼요. 이재명이든 친문이든 586이든 기존에 힘쓰고 민주당을 끌고 왔던 사람들이 또 나타나서 당대표하고 지도부 하잖아요? (그러면) 어떻게 반성합니까.
◇ 김광일>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는 '새로운 주자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아니냐'는 반론도 같이 나와요.
◆ 김종민> 민주당 의원 180명 다 책임이 있죠. 아니 170명인가요. 다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다 집에 갑니까? 민주당을 다시 또 일으켜야 되잖아요? 그래서 맨 앞에 있었던 사람들은 한발 물러서 이선후퇴해서 임무 교대를 해줘야죠. 그 사람들… 앞에 나가서 싸우느라 상처도 많이 입었잖아요. 잠깐 치료도 받고 반성도 하고 그리고 뒤에 상처 덜 받은 사람이 나서서 한번 수습하고 이러면서 새로운 기회를, 또 국민들에게 새로운 신뢰를 만들어 가야죠.
◇ 김광일> 새로운 그림을 한번 보여주자? 그렇다면 혁신, 쇄신, 반성의 지점은 어디에 있다고 보실까요?
◆ 김종민> 일단 전면적인 반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재명 의원이 대선 후보를 했잖아요? 그리고 지방선거 계양에 나가가지고 정말로 비상식적인 출마를 했어요. 그래서 더 민심이 떠나갔습니다. 이게 사실이에요. 서울시장 송영길, 서울 시내 모든 동에서 '나는 이해할 수 없다'고 딱 비토한 거 아닙니까? 민주당 선거에서 처음 있는 일이에요. 이런 불가능한 일을 해냈잖아요. 그러면 반성해야죠. 돌이켜야 됩니다. 회개를 해야 돼요. 단순히 '내가 도둑질했습니다. 이 잘못을 용서해…' 이게 아니에요. '내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이게 잘못된 길이었습니다. 돌이키겠습니다' 이런 정도의 회개가 없이는 이 국민들 마음을 저는 돌려세울 수 없다고 봐요.
◇ 김광일> 그 회개가 먼저 나와야 되는데 그렇다면 지금 말씀하신 이재명 의원, 송영길 후보가 본인이 일단 '내가 잘못했소'라고 먼저 인정해야 된다?
◆ 김종민> 일단 선거의 책임은 이재명 후보가 1번이라고 봐요. 그런데 사실은 우리가 이재명 의원을 공격하는 것만 가지고는 안 돼요. 이재명 비판 가지고는 이 문제가 안 풀립니다. (사실) 예선 탈락한 사람이 더 문제 아닙니까? 더 큰 책임이 있는 거죠. 지난 5년 동안 문재인 정부에서 정치를 주도했던 친문… 저도 그 친문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이 친문 정치에 참여했던 사람들, 586 정치인들, 이런 사람들이 민주당 정치를 주도해 왔어요. 친문 정치 586 정치가 잘했다면 이재명 경기도지사 성남시장이 대통령 후보가 됐겠습니까? 그분 부족한 게 많죠. 그건 국민들이 모르는 게 아니에요. 당원들이 모르는 게 아닙니다. 근데 그동안의 정치가 답답하고 믿을 수 없으니까 혹시 이재명이라는 새로운 인물은 뭐가 있을 것 같아서 찍어준 거예요. (그런데) 찍어줬더니 이재명도 사실은 대안이 아니에요. '이것도 아닌가 보다'라고 지금 절망하고 있는 거죠.
◇ 김광일> 그러면?
◆ 김종민> 그래서 민주당이 3개의 강을 건너야 한다. 이재명의 민주당? 이재명의 민주당으로는 안 됩니다. 그대로는 안 돼요. '바뀐 이재명', '바뀐 민주당'으로 가야지. 두 번째 '친문 정치' '친문 민주당' 이것도 실패했어요. 그다음에 586 정치도 마찬가지예요.
◇ 김광일> 3개의 강. '이재명의 정치' '친문 정치' '586 정치' 3가지 말씀을 주셨는데 그러면 친문 정치… 지난 5년 문재인 정부 집권한 기간 동안 이 친문 정치가 사실 국정운영을 다 했던 거잖아요. 어떤 게 가장 문제였다고 보십니까?
◆ 김종민> 친문 정치의 임무는 뭐였겠습니까? 개혁이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개혁해서 다시 하나의 대한민국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통합해 나가자. 개혁과 통합이었어요. 근데 개혁도 통합도 다 실패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적폐청산' 개혁한다고 했어요. 전직 대통령 감옥 보내는 걸로 개혁이 끝나는 거 아니잖아요. 이 개혁은 근본적으로 제도를 바꾸는 걸로 가야 돼요. 그런데 결과가 제대로 안 됐잖아요. 이게 이 이유가 있습니다. 개혁은 비전과 전략이 필요합니다.
◇ 김광일> 비전과 전략?
◆ 김종민> 예를 들어 검찰 개혁을 한다고 생각을 해보세요. '수사-기소 분리를 통해 검찰의 집중된 권력을 분권화한다' 이게 검찰 개혁 아닙니까? 근데 이게 지금 당장 검찰이 반대하고 또는 준비가 덜 돼 있고 또는 국민의힘이 반대하고 하면, 반대하는 의견들과 토론하고 대화하면서 그러면 우리가 '우리 의견과 우리 개혁의 목표를 다 달성하는 게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어려우니까 그러면 이 정도까지만 일단 하자. 수사-기소 분리를 완벽하게 달성할 수 없으면 일단 3분의 1이라도 하고 나머지는 3년 동안 하겠다. 5년 동안 하겠다' 이렇게 명확하게 비전도 제시하고 거기에 이르는 전략을 제시하면 우리 목표대로 또 국민들이 원하는 개혁을 100% 안 했어도 무능하다는 얘기 안 듣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아예 비전 자체가 정확하지가 않았어요. (만약) 우리가 목표와 전략이 분명하잖아요? 그러면 과정을 좀 유연하게 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의 비전과 목표가 선명치가 않고 분명치가 않으니까 당장 개혁의 성과를 국민들한테 보여줘야 돼요. 지지자들한테 보여줘야 돼요. 그러다 보니까 당장 급한 결정들 또는 당장 작은 성과를 내는 데 너무 집착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독주한다' '오만하다' 이런 비판을 받는 순간이 온 거죠.
◇ 김광일> 이 말씀이 지금 어디서부터 왔냐면 '친문 정치가 우리가 뭘 잘못했을까'를 찾다가 여기까지 오신 건데… 지난 5년 그리고 이제 20대 21대 국회의 친문 정치의 구성원으로 계시면서 내부적으로 '우리 이렇게 가면 안 된다'라는 호소나 이런 것들을 하셨었나요, 그때?
◆ 김종민> 사안에 따라서는 내부적으로 제가 지금 한 얘기를 최고위원 하면서도 그렇고 그전에도 그렇고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저도 판단을 잘못해서 숫자에 너무 쓸려서 독주하는 데 가담한 경우도 있고.
◇ 김광일> 그건 어떤 경우였어요?
◆ 김종민> 제가 정개특위(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를 했잖아요. 사실은 제가 민주당 정치하면서 정말 가장 뼈아픈 그런 장면들이었는데 제가 정치개혁 간사를 자원해서 했습니다. 정말 이번에 '정치개혁… 승자독식 정치를 없애고 선거법을 고쳐보자'
◇ 김광일> 20대 국회에서 선거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패스트트랙을 썼고 위성정당을 만들었던 과정이 있었던 거잖아요?
◆ 김종민> 그 과정에서 저는 사실 근본적인 권역별 비례제에 대해서 (의석 수를) '150:150, 1:1로 가자' '아주 근본적으로 바꾸자' 이렇게 주장을 했는데 제가 간사를 하면서 용기가 없었던 거예요. 이런 과감한 안을 보면 의원들이 '말이 되냐' 이렇게 반응을 보일 거 아닙니까? 당장 그때 야당도 전혀 호응이 없고요. 정의당도 '그건 비현실적이다' (그러면) 안 되더라도 그런 과감한 목소리를 냈어야 저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데 거기서 타협한 거죠. 그 타협, 타협을 하다 보니까 마지막에는 이른바 '위성정당'까지 갔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위성정당을 반대했습니다. 그때 정개특위에서 만든 안은 그게 아니었어요. 그런데 누가 보더라도 이런 식으로 가면 완전히 '용두사미'가 된다. 또는 '왜곡된다'는 게 보였는데 앞장 서서 반대하지 못했습니다.
◇ 김광일> 시간을 만약에 되돌릴 수 있다면 그때 '아닙니다' 해서 '비례대표 이렇게 가면 안 됩니다. 그리고 위성정당 만들면 안 됩니다'라고 말씀을 더 크게 하셨을까요?
◆ 김종민> 더 세게 싸웠어야죠. 저는 그게 정말로 죄송스럽고. 제가 정치하면서 그 앞에 했던 80~90% 주장이 다 의미가 없어지는 겁니다. 제가 아무리 선거법 개정 또는 승자독식 정치 타파를 주장하고… 저를 아는 많은 분들은 다 저 보고 '선거법 전도사'라고 해요. '정치개혁 전도사'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주장을 했어도 그 10%의 결정적 중요한 순간에 이게 왜곡되고 이게 탈선했을 때 그걸 가로막고 반대하거나 목소리를 내지 못했으면 의미가 없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우리 친문 정치가 그런 거예요. 그냥 당원들이면 그냥 지지자들이면 안 된다고 얘기하고 나면 어쩔 수 없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의원들이고 그것도 문재인 정부를 만들었다고 하는 주력군이에요. 국정 주도 세력입니다. 그러면 힘을 모아가지고 이걸 어떻게 관철시킬까 또 대통령을 어떻게 설득할까 정부를 어떻게 설득할까 기재부를 어떻게 돌이킬까 이런 연구를 하고 그런 작전을 짜서 일을 만들었어야 되죠. 그건 무능했던 거죠.
◇ 김광일> 용기가 없었던 건가요, 능력이 없었던 건가요? 원인이?
◆ 김종민> 둘 다라고 보는데요. 근본적으로는 우리가 민주주의를 잘못하고 있다고 봐요.
◇ 김광일> 민주주의를?
◆ 김종민> 우리 민주당 정치가 아직도 '메시아 민주주의'에 갇혀 있어요.
◇ 김광일> 메시아 민주주의? 한명의 메시아를 기다리고 쫓는?
◆ 김종민> 메시아 한 명 세워놓고 메시아가 민주주의를 해결해주겠지.
◇ 김광일> '문재인 하고 싶은 거 다 해'
◆ 김종민> '문재인 하고 싶은 거 다 해' '이재명 하고 싶은 거 다 해' 이리로 가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성경책에도 인간은 메시아가 아니라고 그러잖아요. 인간은 불안전한 개인입니다. 윤석열이든 문재인이든 이재명이든 불완전한 개인일 뿐이에요. 그 불완전한 개인한테 맡겨놓고 으쌰으쌰하고, 거기에다가 모든 걸 다 해결하라고 하고, 거기서 뭐 하는 거는 마치 오류가 없는 것처럼. 반대하면은… 아니 국민의 힘이 그렇게 가는 건 사람들이 이해를 합니다. 원래 저 당은 원래 총화 단결 또는 뭐 그렇게 외치던 당이잖아요.
◇ 김광일> 민주당은 이름이 민주잖아요.
◆ 김종민> 우리는 민주주의하겠다고 만든 당이에요. 국민의힘은 부국강병하겠다고 만든 당이니까 '부국강병하려면 민주주의 조금 안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고 만든 당이에요.
◇ 김광일> 조금 너그럽게 사람들이 이해해주죠. (웃음)
◆ 김종민> '니네들은 부국강병 하면 봐줄게' 국민들이 약간 그런 마음이 있어요. 근데 민주당은 안 됩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해야 국민들이 지지를 하는 겁니다.
◇ 김광일> 근데 지난 5년 동안 청와대의 뜻이니까 하고 혹은 민주당 당내의 지도부 뜻이니까 그대로 가야 된다, 이런 여론 속에서 움직였던 것…
◆ 김종민> 그게 저는 메시아 민주주의라고 봐요.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오류가 있을 수 있잖아요. 저는 그런데 이게 무슨 문재인 대통령의 문제거나 친문… 옆에 있는 김종민 홍영표 전해철 이런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에요. 원래 이 뿌리가 '87 정치'에서 비롯된 거다. 87, 586 정치의 뿌리가… 우리가 87년도에 독재하고 싸울 때 그때 우리 슬로건이 뭐였습니까?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으면 대한민국 구원받는다'고 생각을 한 거예요. 이걸 풀고 난 다음에 더 나갔어야죠. 의회를 국민들의 의회로 만들고 그래서 이 의회에서 국민 대표가 다양하게 토론하고 해서 '대의정치를 완성시켜야 대한민국이 구원받는다. 민주주의가 된다'는 걸로 한 발 더 나아가야 되는데 '대통령 잘 뽑으면 대한민국이 잘 산다' 이건 미신이거든요. 이 미신을 30년 동안 계속해요.
◇ 김광일> 의원총회만 봐도 사실 그 안에서 여러 가지 토론이 이뤄져서 결정이 나야 하는 거잖아요. 근데 보면 항상 이런 의견 저런 의견 듣고서 결과는 지도부 판단… 이렇게 갔던 시간이 지난 5년 동안 계속됐어요.
◆ 김종민> 지도부가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뭔가를 결정하는 게 아니고 방향을 결정해 놓고 의원총회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이 충분한 토론보다는 크게 흐름이 결정되면 의원들의 확인을 거치는 과정을 요청해요. 저는 이걸 바꿔야 된다고 봅니다.
◇ 김광일> 그걸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결국에는 토론하고 대화해야 된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 김종민> 저는 당원들이 모여서 토론하고 결정하는 게 맞다고 봐요
◇ 김광일> 토론을 어디서 할 수 있을 까요?
◆ 김종민> 지역에서 하면 되죠. 지역에서 안 하면 온라인으로 하면 되죠. 요새 온라인… 요새 카톡 하면 음성 토론 서비스가 있어요. 텔레그램도 있습니다. 안 되면 줌 토론하면 되잖아요. 온라인으로 해도 돼요. 우리 유튜브에 정보가 많습니다. 근데 유튜브 보면 진보 진영은 이 방향, 보수 진영은 저 방향, 거의 똑같아요. 이견이 없습니다. 그런 이견 없는 정보들을 가지고 우리가 당원들 뜻이라고 결정하면 그게 좋은 결정이 날 수 있을까요. 저는 당원들 사이에 서로 다른 생각들이 부딪히는, 그리고 눈동자 보고 토론하고 그래서 '아, 저 사람 생각이 좀 일리가 있다' 이렇게 스스로 변화되는 과정이 민주주의 핵심이에요.
◇ 김광일> 지금은 그렇게 소리 내고 토론하고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 있지 않다 보니까 문자 폭탄 보내고…
◆ 김종민> 그런 거를 우리 당에서 만들지는 않잖아요. 당원들이 답답하니까 문자 폭탄 보내고 온라인에 댓글 달고 하는 거예요. 그걸 열어야 됩니다. 아예 이걸 제도로 열어서 안 오면 안 오는 대로 당원들에게 호소하면 되잖아요. '이렇게 열었는데 이번에 우리 지역구에서 당원들이 안 와서 우리 5명밖에 안 왔습니다. 다음에 더 와주십시오' 이거를 우리가 한 2~3년만 해보자고요.
◇ 김광일> 지금 당원들이 의사를 표현하는 방식을 보면 사실 되게 거세고 '문자폭탄' 보내고 린치하고 그런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들이 많잖아요.
◆ 김종민> 잘못된 거죠. 왜곡되어 있는 거죠. 저는 그분들을 옹호하고 싶은 생각 (없어요) 그건 민주당이 아니에요. 그런 사람들은 민주주의의 적입니다.
◇ 김광일> 한 가지 짚고 가야 될 게 비슷한 취지의 말씀으로 인터뷰하셨던 것들을 제가 몇 가지 봤는데 거기에 댓글 달린 걸 보면 인상 깊은 댓글이 반복돼서 달리는 것들이 있었어요. '김종민 의원, 다 맞는 말인데 조국 사태 때 조국 수호대에 앞장서서 그래서 중도층을 떠나게 한 장본인 아니냐' 이런 식의 댓글도 많이 달렸거든요. 답을 주신다면?
◆ 김종민> 국민들이 아직도 그렇게 얘기를 해요. 조국 수호대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억울하다. 나는 사실에 대해서만 얘기했다. 윤석열 검찰이 사실을 왜곡해서 또는 사실과 다르게 검찰권을 남용한 것에 대해서 문제 제기, 비판했다' 제가 이제 이렇게 항변을 했습니다. 또는 변명을 했어요. 근데 제가 그 과정에서 2년 동안 하면서 제가 깨달은 게 있어요. 아, 이게 잘못됐구나…
◇ 김광일> 어떤 게?
◆ 김종민> 우리 민주당을 지지했던 국민들이 그것 때문에 떠나갔어요. 이 사람들의 생각을 제가 들어보면서 '아, 이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 사람들은 이런 겁니다. '민주당이, 조국 장관이, 김종민이 당신들이 그동안 해왔던 일이 있지 않냐. 그 해왔던 말들에 비하면 이 작은 잘못도 내가 보기엔 엄청난 잘못이다'
◇ 김광일> 내로남불.
◆ 김종민> '그리고 이거에 대해서 엄청나게 미안해해야 된다' '잘못을 대하는 태도가 더 엄격하고 더 절박했어야 되는데 이 잘못이 쟤들보다는 작은 거다, 이 변명에 우리가 숨었구나' (물론) 잘못만 놓고 보면 한동훈하고 조국하고 보면 한동훈이 더 잘못한 게 될 수도 있지만 민주당과 김종민과 조국이 그동안 해왔던 말들, 당신들이 약속했던 약속들에 비하면 이것도 엄청난 잘못이어서 크게 미안하다고, 크게 반성해야 되고 정말 사과를 해야 되는데 그 점에서 보면 당신들 자세가 잘못됐다는 거예요. 저는 그 점을 보고 '우리가 국민 눈높이하고 안 맞구나' 우리가 민심에서 정말 떨어져 나온 거라고 봅니다.
◇ 김광일> 태도 문제.
◆ 김종민> (물론) 윤석열 검찰의 공격, 정말 무도한 수사입니다. 정말 불법적인 폭력적인 수사가 있었어요. 하지만 그 공격을 비판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이 잘못 때문에 또 옹호 때문에 실망했던 국민들, 2030 젊은이들에게 우리가 먼저 용서를 구하고 미안해하고 사과하는 마음이 먼저다. 이게 충분치 않았기 때문에 윤석열 검찰에 대한 공격이 힘이 없었던 거예요. 저는 그 공격과 그 대처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이것에 대해 정말로 뼈아픈 반성. 또 뼈아픈 인정 위에서 윤석열 검찰에 대해 대처했다면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런 반성 혹은 후회가 들더라고요.
◇ 김광일> 보니까 최근에 당 안에서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의 추진단장인가를 맡으셨더라고요. 이런 말씀들, 이런 논의들을 위원회 안에서 같이 꾸려갈 계획이시죠?
◆ 김종민> 그런 근본적인 민주주의 문제를 해결하자고 만든 위원회입니다.
◇ 김광일> 그 안에서도 또 다른 어떤 생각들이 있으실 텐데 또 잘 조율해서 이 위원회도 같이 좀 이끌어가 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김종민> 민주주의의 여러 가지 에너지가 담기는 플랫폼이 될 겁니다.
◇ 김광일> 어떤 또 쇄신의 물결을 잘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하고 같이 좀 지켜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종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