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죽어야겠단 생각"…'친형 고소' 박수홍 심경 고백

방송 캡처
개그맨 겸 방송인 박수홍이 친형 부부와의 1년 간 법정 공방 끝에 입을 열었다. 친형 부부를 횡령 혐의로 고소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가족 간 소송전이 벌어진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박수홍은 지난달 30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30년 넘게 방송했는데 제일 어려운 자리다.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형과 형수를 많이 믿었고, 가족을 사랑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형님 측과 소통과 합의를 통해서 해결하려고 많이 시도했다. 그런데 약속한 때에 나타나지 않았고 연락조차 안 되는 상황이 계속 되면서 고소를 결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100억 원 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낼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수홍의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소속사 대표였던 친형은 박수홍 수익을 7대 3으로 나누기로 하고 30년 간 동업 관계에 있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10대 0으로 친형에게 수익이 돌아갔고, 활동을 위해 설립한 라엘 역시 당초 약속했던 7대 3 수익 배분과 달리 5대 5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친형 측은 장보기, 마사지, 사우나, 고가 의류, 생필품, 자녀 학원비 등에 모두 법인카드를 사용해 사적 유용했고, 박수홍의 인감도장, 신분증, OTP를 갖고 박수홍 개인 명의 통장에서도 40억 가량의 자금을 횡령했다는 설명이다. 그렇게 횡령한 금액이 10년 간 116억 원에 달한다고.

박수홍은 "(친형 부부를) 의심하는 것 자체가 죄를 짓는 것 같았다. 내가 형과 형수를 의심한다면 죽어야지. 나를 위해 일하고 희생하는 사람을 어떻게 의심하나 싶었다. 제가 바쁘게 살았지만 세상에 누군가는 믿고 살아야 하지 않나.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정말 죽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믿었던 사람에게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을 부정 당하는 순간에 주체가 안됐다. 지옥 그 자체"라고 형의 횡령 사실을 안 후 느꼈던 심경을 토로했다.

친형을 비롯한 가족들의 폭력적인 행동에 박수홍의 상처는 점점 깊어 갔다. 방송에 따르면 친형은 박수홍 여자친구의 사주가 '집안을 망하게 할 수 있다'며 칼을 들이대고 위협해 결별을 종용했고, 이번 사건에서 아버지는 '네가 우리 손주들을 죽이려 한다'며 박수홍의 집 앞에 찾아와 망치로 문을 두드렸다.

설상가상 자신과 지난해 7월 결혼한 아내까지 루머에 시달리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박수홍은 루머의 진실을 밝히고자 노력해왔고, 그 결과 한 유튜버가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 유튜버는 박수홍 데이트 폭력 의혹, 반려묘 다홍이 돈벌이 이용 의혹, 박수홍 아내 라스베이거스 도박 및 마약 투약 의혹 등을 제기한 바 있다.

박수홍은 "30년 동안 방송 하면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또 무슨 루머가 나와서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색안경 끼고 볼까 너무 무섭다. 유튜버는 크로스체크를 했다고 하는데 왜 형 쪽 이야기만 하고, 나에게는 연락이 한번도 없었는지 궁금하다"라고 반문했다.

박수홍의 장인 역시 "우리 사랑하는 딸은 지금까지도 힘들고, 우리 아내(박수홍 장모)는 공황장애까지 왔다가, 신경안정제를 먹으며 지내고 있다. 딸을 인격살인 하는 것과 개인 프라이버시 짓밟는 게 너무 화났다"고 울분을 토했다.

방송 말미에는 오랜 동료, 유재석의 응원을 받고 뜨겁게 눈물을 쏟았다.

유재석은 "수홍이 형은 저와 대학개그제 동기이자 진한 우정을 나눈 형님이다. 지금도 형의 착한 심성과 성품은 변하지 않았고, 저에게는 평생을 이어가는 존재로 형에게 정말 잘해야 한다. 형을 좋아하고 존경한다. 마음 변하지 말고 힘 냈으면 좋겠다"고 기운을 북돋았다.

이에 박수홍은 "잘 살진 못했지만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자부하는데, 응원글들을 읽으며 울면서 버텼다. 누군가 이겨내면 그 다음 피해자가 없을 것이다. 말도 안 되는 거짓 속에서도 진실을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작은 힘이지만 노력하면서 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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