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30일 국민의힘 측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을 거부하며 원구성 협상에 응하지 않는 것을 두고 "'소통령' 한동훈 법무부장관 때문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측은 민주당의 단독 의장단 선출 강행에 반발하며 의장 후보인 민주당 김진표 의원실에 항의방문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양 당 의원총회에서 추인 받고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것도 한 장관의 통화 하나에 휴지조각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전날 SNS를 통해 "법사위원장을 반환하겠다는 소식에 협상 진전을 기대했지만 민주당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사개특위 구성 합의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여야 합의대로 5월 초 사개특위 구성을 추진할 때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후반기 원구성 때 사개특위를 같이 하자고 거듭 강조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한다"며 "비록 국민의힘 불참으로 야당만 참여했지만 사개특위 협조하겠다던 권 원내대표의 말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 장관이 (검찰개혁 법안에 대해) 권한쟁의 심판을 사실상 지시하며 국회 정상화를 가로막은 정황이 드러났다"며 "정략적인 의도에 휘둘리거나 입장이 번복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입법 구성원인 양당이 협치해야 할 문제임을 다시 강조한다"며 "국회 정상화가 늦어질수록 민생경제와 국회정상화도 어려워진다. 책임은 오로지 집권여당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다음달 1일 임시국회를 열고 의장단 단독 선출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1일)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을 선출할 것"이라며 "본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협상의 문은 열어놓겠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다음달 1일 국회의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 김 의원실에 항의방문했다. 다만 김 의원은 이날 의원실에 있지 않아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항의방문 뒤 기자들과 만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가 엄중한 시기인데 김 의원이 자리에 있지 않다"며 "국회의 가장 큰 어른이 되실 분인데 자리에 계시지 않아 직접 말씀드리지 못해 다소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본회의 강행에 법적인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송 부대표는 "내일 본회의를 강행하면 법적 근거가 없는 불법 본회의 개최"라며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에 어떤 안건이 처리되더라도 원천 무효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국회의장이 부재하기 때문에 본회의 개의와 본회의 안건 상정은 교섭단체 합의로만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사무총장이 의장 직무를 대행할 수 있고 정족수 이상의 국회의원이 참석해 본회의가 열리면 최다선 의원이 임시의장으로서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