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비서실장 사임, '고사작전' 시작…이준석 "감당할 수 없게 달리겠다"

박성민 의원, 30일 "일신상의 이유로 당대표 비서실장직 사임"
당 안팎에선 "TWO(투) 이씨가 자기 살기 위해 당을 망쳐" "이 대표 스스로 물러나야"
이준석 "모두 달리면 되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방향으로"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 연합뉴스

당내 '친윤(親尹)계'로 꼽히는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 30일 이준석 당대표 비서실장직에서 사임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CBS노컷뉴스에 "일신상의 이유로 당대표 비서실장직을 사임한다"는 입장을 보내고 "그동안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대선 승리 직후 이 대표 비서실장으로 기용된 지 약 3개월 만이다.

박 의원은 "일신상의 이유"라고 설명했지만, 당내에선 '윤심'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달 7일 이 대표에 대한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의를 앞두고 이 대표와 친윤계 간 갈등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친윤으로 분류되는 박 의원의 사임은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더욱 좁힐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당 내부 친윤 그룹을 중심으로 이 대표 거취에 대한 압박이 노골화된 상황이다. 

대선 기간 이 대표와 갈등을 빚었던 박수영 의원은 전날 자신의 SNS에 "TWO(투) 이씨가 데칼코마니다. 자기 살기 위해 당을 망치는"이라는 글을 올렸다. 여기서 '두 이씨'는 이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을 일컫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윤창원 기자

여기에 맞서 이 대표는 박 의원의 사임 관련 보도가 나온 이후 자신의 SNS에 "뭐 복잡하게 생각하나. 모두 달리면 되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방향으로"라는 메시지를 띄우며 '직진 행보'를 암시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고사작전"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박 의원 사임에 대해 이같이 논평하면서 "이건 '이 대표 당신이 알아서 해라, 거취를 결정해라' 하는 경고라고 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워게임이란 건, 밀리면 가는 것"이라며 "현재 다수 국민의힘 당원들, 의원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면 결정해 줘야 한다. 거기서 더 험한 꼴을 당할 필요가 뭐 있냐"고 덧붙였다.

다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같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현안점검회의 이후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박 의원의 사의는 개인의 문제니까 당내 갈등으로 묶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자꾸 당의 갈등 구조를 부각하는 기사화되는 데 걱정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정치권에 견해가 다소 다른 사람들이 모인 것은 당연하다. 건전한 토론, 정치 문화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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