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 양산에 나선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보다 빠른 것으로, TSMC 추격의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3나노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이며,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 신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 파운드리 서비스는 전 세계 파운드리 업체 중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파운드리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1'에서 3나노 반도체를 올해 상반기에 양산한다고 처음 발표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의 고성능 컴퓨팅(HPC·High-Performance Computing)용 시스템 반도체를 초도 생산한 데 이어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최시영 사장은 "이번에 MBCFET GAA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제공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공정 성숙도를 빠르게 높이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업계 최초로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High-K Metal Gate)', 핀펫(FinFET), 극자외선(EUV) 등 각종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채널의 3개면을 감싸는 기존 핀펫 구조와 비교해 GAA 기술은 게이트의 면적이 넓어지며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로 손꼽힌다.
또한 삼성전자는 채널을 얇고 넓은 모양의 나노시트(Nanosheet) 형태로 구현한 독자적 MBCFET(Multi-Bridge Channel Field Effect Transistor) GAA 구조도 적용했다.
나노시트의 폭을 조정하면서 채널의 크기도 다양하게 변경할 수 있으며 기존 핀펫 구조나 일반적인 나노와이어(Nanowire) GAA 구조에 비해 전류를 더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설계에 큰 장점이 있다.
PPA는 소비전력(Power), 성능(Performance), 면적(Area)의 앞글자를 따서 시스템 반도체의 성능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삼성전자 3나노 GAA 1세대 공정은 기존 5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소비전력을 45% 줄이면서도 성능은 23% 향상되고 면적은 16%가 줄어들었다.
삼성전자가 내년에 양산할 예정인 GAA 2세대 공정은 소비전력이 50% 절감되고 성능은 30% 향상되며 면적은 35%가 축소된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PPA, 극대화된 전성비(단위 전력당 성능)를 제공하며 차세대 파운드리 서비스 시장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파트너들과 함께 3나노 공정 기반의 반도체 설계 인프라·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이 빠른 시간에 제품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범한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즉 파운드리 에코시스템에는 미국의 전자 설계 자동화 기업 시높시스(Synopsys), 전자제품 설계기업 케이던스(Cadence) 등이 함께 하고 있다.
상카 크리슈나무티(Shankar Krishnamoorthy) 시높시스 실리콘 리얼라이제이션그룹(Silicon Realization Group) 총괄 매니저는 "시높시스는 삼성전자와 장기적·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의 GAA기반 3나노 협력은 향후 시높시스의 디지털 디자인, 아날로그 디자인, IP(지식재산권) 제품으로 계속 확장돼 주요 고성능 컴퓨팅 어플리케이션을 위한 차별화된 SoC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톰 베클리(Tom Beckley) 케이던스 Custom IC&PCB 그룹 부사장 겸 총괄 매니저는 "삼성전자 3나노 GAA 기반 제품 양산을 축하하며, 케이던스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자동화된 레이아웃으로 회로 설계와 시뮬레이션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케이던스는 더 많은 테이프아웃(설계 완료) 성공을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