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조교 및 직원들에게 업무와 무관한 심부름을 시키거나 본인과 나눈 메시지 기록을 삭제 지시하는 등 이른바 '갑질'을 행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근 박 후보자는 조교 업무를 했던 이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돌린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대 행정대학원 졸업생 등 관계자들은 박 후보자가 교수로 재직하면서 부당한 업무 지시 등을 지속적으로 해왔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는 2004년부터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로 있었으며, 현재 대학 내 공공성과관리연구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조교 출신 졸업생 A씨는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재학 당시 조교에게 가정부를 뽑기 위한 면접 문항을 작성하라고 시켰다"며 "아줌마들한테 물어볼 것 중 '김장김치 담그는 법' 문항을 넣으라는 등 업무와 무관한 지시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의 커피 심부름, 연구실 청소도 조교들이 맡아서 해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커피 심부름, 청소 등 매뉴얼이 있었으며 최근까지도 매일 아침 조교가 연구실을 청소하게 했다"며 "커피를 한 잔 시키더라도 테이크아웃 캐리어에 가져와야 하고 설탕 2개, 냅킨 10장 정도를 캐리어 빈칸에 넣어가지 않으면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커피를 타거나 연구실 청소를 매일 해야 하는 것까지 '갑질'이라고 볼 수 있을 진 모르겠다"면서도 "다만 지속적으로 이러한 업무를 지시해온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개인 비서를 사적인 공간으로 불러낸 뒤 본인과 나눈 메시지 기록을 지우라고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A씨는 "박 후보자의 개인 비서 중 한 명이 그만둔다고 하자 개인 공간으로 부른 뒤 본인과 나눈 대화 내역을 지우라고 지시했다"며 "당시 해당 비서가 당황스러웠다고 말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박 후보가 조교 명단을 취합한 뒤 이들에게 전화를 돌린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A씨는 "박 교수가 최근 공공성과관리센터에서 근무했던 조교 명단을 뽑으라고 지시했으며 이후 조교들에게 전화를 돌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교들을 대상으로 입막음 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밝혔다.
이어 "평소에는 개인적인 연락을 하지 않는 분인데 이 시기에 연락을 돌린 것을 보면 대부분의 조교 등 졸업생들은 큰 압박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씨 또한 "현재 전에 있던 조교들에게도 전화를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갑질' 의혹 등에 대해 박 후보자 측은 "해당 내용은 전부 사실이 아니다"고 답했다.
한편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기한은 전날까지였다. 윤 대통령은 이제부터 법에 따라 국회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이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국회의 원 구성이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임명 강행이 이뤄질지 아직까진 미지수다. 또 현재 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한 만큼, 다음 달 1일 귀국 전까지 임명 강행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