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5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달러 기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금액지수는 176.50(2015년 100 기준)으로 1년 전보다 32.0% 뛰었다.
2020년 12월(2.9%) 이후 18개월 연속 상승 추세다. 특히 4월 상승폭(19.3%)보다 더 커졌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광산품이 75.7%나 올랐고, 공산품 중 제1차 금속제품(42.1%), 석탄·석유제품(40.6%)이 급등했다.
수입물량지수는 128.08로 6.2% 상승했다. 해당 지수는 4월 마이너스 5.0%로 하락했다가 한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손진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러시아로부터 도입되는 나프타의 물량이 충분히 대체되지 못해 석탄과 석유제품의 물량지수는 하락했지만, 국제 유가 급등으로 금액지수는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5월 수출금액지수(146.81)와 수출물량지수(124.86)는 1년 전보다 각각 19.9%, 7.9%씩 상승했다.
품목 별로는 공산품 가운데 석탄·석유제품(103.5%) 수출금액이 많이 증가했다.
수출물량지수 기준으로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21.0%)의 증가세가 두드러졌지만,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으로 제1차금속제품(-3.3%)과 섬유·가죽제품(-0.1%) 등은 떨어졌다.
이 중 반도체는 물량 기준 23.6%, 금액 기준 16.7% 상승해 2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출입금액지수는 해당 시점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을 기준시점(2015년) 수출입금액으로 나눈 지표다.
수출입물량지수는 이렇게 산출된 수출입금액지수를 수출입물가지수로 나눈 것이다.
다만 수입액(통관기준) 가운데 선박·무기류·항공기·예술품 등은 제외됐다. 해당 품목들의 경우 가격 조사의 어려움 때문에 수입물가지수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85.33)는 수입가격 상승률(24.3%)이 수출가격(11.1%)보다 더 높아 1년 전보다 10.6% 내렸다. 14개월째 하락세다.
이번에 발표된 4월 지수 확정치는 지난 2012년 5월(84.18) 이후 10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지수가 낮아질수록 교역조건이 나빠진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106.54)는 1년 전보다 3.6% 하락했다. 수출물량지수가 올랐음에도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내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