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권성동 필리핀行 민생 뺑소니"…의장단 단독선출 시사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29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필리핀 특사로 출국한 것에 대해 '민생 뺑소니'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원구성 협상 난항으로 한달째 국회가 '개점휴업' 중인 상황에 대해서는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의장단 단독선출을 시사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여야 협상마저 뒷전으로 미루고 끝내 필리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며 "민생을 챙겨야 하는 비상상황에 웬 생뚱맞은 특사활동인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권여당이 선거 승리에 고취돼 민생 고충에는 관심 없고 민심의 분노에 아랑곳하지 않는 오만함 그 자체"라며 "누가 여당이고 야당인지 역대급 주객전도에 국민도 헷갈릴 지경"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윤창원 기자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승리 이후 국회에서 협치를 위해 눈곱만큼이라도 노력한 게 있으면 국민 앞에 당당히 밝혀보라"며 "입법부에서조차 점령군처럼 행세하며 원내 일당을 발목잡기 세력으로 공격하는 데만 재미들였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이라도 합의 정신에 따라 즉각 사개특위 가동에 협조하고 국민이 명령한 중단 없는 권력 기관 개혁에 동참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이번달까지 협상 통로를 열어두는 동시에 다음달 1일 임시회의에서 의장단을 단독 선출할 수 있다며 압박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박 원내대표가 필리핀까지 가서 여야 회동을 할 수도 없고 정상화를 위한 시간이 왔다"며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의장단 단독 선출을 시사했다. 이어 "의장단 선거라도 진행해서 국회 운영의 시작 열어야 할 때가 왔다고 판단된다"며 "민생 문제가 시급한데 국회가 열리지 않아 대책을 논의하지 않는 건 직무유기다"라고 말했다.

회의가 끝난 뒤 신현영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회의에서 의장단 우선 단독 선출이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왔다"며 "이후 후속으로 할 수 있는 시급한 일들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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