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정 전 비서관의 차명계좌 한두 곳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모두 10억여 원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 전 비서관이 잘 아는 2~3명의 이름으로 차명계좌가 개설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에게 이 돈을 제공한 당사자들을 불러 청탁 대가로 건넨 돈인 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권양숙 여사가 자신이 받았다고 진술한 박연차 회장의 3억 원도 이 차명계좌에 대부분 남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 권 여사가 "개인적으로 진 빚을 갚기 위해 자신이 받아 썼다"고 밝힌 해명을 거짓으로 보고 있으며, "정 전 비서관도 조사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10억여 원+3억 원''이 정기예금 형태에서 수차례 자금세탁 끝에 모두 현금으로 보관돼 있는 점을 밝혀내고, 정 전 비서관을 뇌물수수 혐의 등 개인비리 혐의로 일단 구속한 뒤 돈의 종착 예정지를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도 5번째 소환해 ''문제의 5백만 달러''에 대해 조사를 이어나갔다.
검찰 관계자는 "박연차 회장의 5백만 달러 중 일부가 건호 씨가 대주주로 있는 국내 ㅇ사에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며 "건호 씨의 자금과 권양숙 여사의 동생 권기문 씨의 자금이 오간 정황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검찰은 박 회장의 5백만 달러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받은 자금 거래 내역과 건호 씨가 제출한 본인 계좌의 거래 내역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추궁하고 있다.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영장 재청구와 건호 씨의 추가 수사가 이어지면서 이번 주로 예상됐던 노 전 대통령의 소환 시기는 1주일에서 열흘 가량 늦춰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홍만표 기획관은 ''소환 시기가 늦춰질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 전 비서관에 대해 수사할 부분이 더 남았다"며 "정 전 비서관의 신병 처리 문제와 (건호 씨의)자금 문제를 더 살펴봐야 한다"고 말해 어느 정도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검찰 일각에서는 4월 29일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은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소환 조사가 5월 초로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