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협 자금 수십억원을 횡령해 스포츠 토토 등으로 탕진한 직원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해당 직원이 수년 동안 거래했던 복권방을 최근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경기 광주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30대 임모(36)씨를 전날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복권방 사장이 횡령을 방조하거나 부추긴 혐의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번주 초 서울 화곡동에 있는 복권방과 주인 A씨의 집,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기 광주시 한 농협 지점에서 출납업무를 담당한 임씨는 지난 4월부터 코인(암호화폐) 및 스포츠토토로 탕진한 금액을 만회하기 위해 농협 자금을 자신과 약정한 타인의 계좌로 이체하는 수법으로 수십회에 걸쳐 약 4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서 임씨는 "손해본 금액을 만회하기 위해 서울 화곡동 복권방 사장 A씨에게 투자하는 방식으로 계좌 이체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권방 사장 A씨는 임씨에게 스포츠 토토 복권을 대량으로 구매해주는 조건으로 횡령 금액 40억 가운데 13억5천만 원가량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받은 혐의를 받는다.
임씨가 구매한 복권으로 추정되는 '프로토'는 최소 2경기부터 최대 10경기까지 조합해 스포츠 경기 결과를 맞추는 게임이다. 1인당 10만 원을 초과해서는 안되지만, 임씨의 경우 친분이 있는 A씨 복권방에서 비대면으로 수억 원 단위로 결제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피해 금액과 관련, 농협 측은 최소 30억원부터 최대 5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한 반면, 피의자 임씨는 '20~30억' 수준이거나 더 이상은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임씨가 A씨에게 돈을 송금한 내역을 확인한 뒤, A씨 계좌를 동결 조치를 했으며 자금 흐름에 대해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정확한 피해 금액 산정은 향후 검찰 수사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경찰은 A씨가 임씨의 횡령을 방조하거나 부추긴 혐의가 있는지, 또 복권을 대신 사주겠다며 임씨를 속이고 개인적으로 돈을 사용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