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불출마 촉구대회 된 민주당 워크숍…李 "고민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 150여명이 모인 워크숍에서 이재명 의원의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연신 이어졌다. 이 의원은 고민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은 23일부터 24일까지 충남 예산의 한 리조트에서 의원 155명을 대상으로 당 변화와 쇄신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몇몇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이 의원의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촉구했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며 "일부 참석자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민주당) 전체에게 영향을 미치는 선택이니까 조속한 결단을 내려달라는 지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전날 분임토론에서 친문계 핵심 홍영표 의원이 포함된 14조에 편성됐다. 계파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이같은 조편성을 두고 14조가 '죽음의 조'라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 의원은 분임토론에서 홍 의원으로부터 불출마 요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 의원은 "홍 의원은 이 의원이 출마하면 홍 의원도 심각하게 나가는 쪽으로 고민해야 되고 여러 가지 상황이 복합되면 당내 단결·통합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불출마하면 홍 의원도 불출마하겠다는 의중도 내비쳤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 윤창원 기자

홍 의원은 이날 워크숍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직접적으로 (불출마를) 얘기한건 아니다"라면서도 "당을 하나로 단결시키고 통합할 수 있는 리더쉽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 의원이나 내가 출마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건지 판단해봐야 한다고 했다"고 에둘러 말했다.

이어 "재선 의원 48명 중 35명이 이미 그런 (이 의원 불출마) 뜻을 밝힌 바 있다"며 "의원들이 지방선거 이후 어떤 위기의식에서 나온 말로 우리가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얘기에 대해 같이 공감을 했다"고 밝혔다. 앞서 재선 의원 35명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의원들은 당 대표 선거에 불출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꼐 친이낙연계 설훈 의원도 이 의원 면전에서 선거 패배의 책임론을 언급하며 불출마를 요구하기도 했다. 설 의원은 전날 이 의원실을 직접 찾아 이 의원이 불출마를 결단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워크샵 전체토론에서도 이 의원 불출마 요구 목소리가 이어졌다. 20여명의 의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선거 이끌었던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한다",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 이 의원과 송영길 의원이 출마한 게 옳냐" 등 비토 여론이 계속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분임토론에서 불출마 요구를 받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를 묻는 질문에 "국민의 삶을 지키는 정당으로서 경제 위기 극복이나 민생 어려움을 해결하는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즉답을 피했다. 아직은 불출마 요구를 받아들이지는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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