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일> 민주당이 대선에서 패배하고, 지방선거에서 패배하고 3주가 지났어요. '수습하겠다', '쇄신하겠다' 이런 구호들이 난무했는데 지금 상황 어떻게 평가하세요?
◆ 이상민> 다 아시잖아요. 상황을. (웃음)
◇ 김광일> 잘 모르겠습니다. (웃음)
◆ 이상민> 웃을 때가 아닌데… 기가 막히기도 하고 이렇게 가도 되는가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김광일> 뭐가 제일 기가 막히세요?
◆ 이상민> 아니, 달라진 게 없잖아요. 작년 재보궐 선거 때 크게 한 번 얻어터져서 분골쇄신하느니 어쩌고저쩌고 별 얘기 다 했지만… 확 달라진 모습을 민주당이 보이겠다고 했는데, 보인 게 뭐가 있냐고요. '찌들어 있는 계파 없애라', '해체 선언이라도 해라'라고 했더니 '해체 선언한다고 되냐', '공부모임인데 뭐 하러 해체하려고 하냐', 또 처럼회 같은 경우는 '개혁의 순교자들인데 시비를 붙냐' 뭐 이런 식이잖아요.
◇ 김광일> 계파라는 게 크게는 친이재명, 반이재명, 이렇게 크게 분류가 되는 것 같고. 그 안에 민평련이니 처럼회니 뭐가 복잡한 것 같아요.
◆ 이상민> 원래 친문들이 강고했었죠.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집권 내내 친문들이 소위 문재인 대통령 친위세력이라는 정치인들이 호가호위했잖아요.
◇ 김광일> 부엉이 모임, 민주주의 4.0…
◆ 이상민> 자기네들끼리 몇십명씩 모여서 세도 과시하고. 그러다가 이재명 의원이 대선 후보가 되면서 그쪽에 힘이 실려서 그쪽에 일정 부분 세력이 형성이 됐잖아요. 그리고 그전에 있던 민평련이라든가 민주주의 4.0이라든가 더좋은미래인가? 더좋은 뭐 민주인가 미래인가.
◇ 김광일> '더좋은미래'죠.
◆ 이상민> 여하튼 이래저래 많지 않습니까. 정세균 의원 모임도 있었고. 그런 계파들이 얽히고설키고 찌들어 있고 고착돼 있고 구조 변경을 하기가 어려운 형국이죠.
◇ 김광일> 어쨌든 의원님 말씀은 '해체하겠다고 선언이라도 해라'라는 말씀이신가요?
◆ 이상민> 그렇죠. 핑계 대지 말고, 당이 절박하게 벼랑 밖으로 몰리는 상황이니까. 달라졌다는 모습을 국민한테 보여드리기 위해서라도 첫 번째 시도로서 '계파 해체한다', '탈퇴하겠다'라고 홀로서기들을 하란 얘기죠.
◇ 김광일> 지금 흐름으로 봤을 때는 계파 해체 혹은 그런 선언들이 더는 없을 것 같죠?
◆ 이상민> 지금 분위기가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하고 싸움이 붙지 않았습니까? 서해안 공무원 피격 사건이라든가 검찰 인사 관련, 경찰 조직에 관련된 문제라든가. 전선이 계속 싸움이 붙으니까 내부의 문제는 살짝 뒤엎고 외부 싸움을 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 당의 혁신은, 우리 당의 창조적 파괴는 필요한데 이걸 막는 것이 우리 내부의 안일함도 있지만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대통령 쪽에서 그런 원인도 제공하는 것 아니에요.
◇ 김광일> 대선 끝나고 지선 사이에 있었던 검수완박으로 전선이 붙어서 그때 당내에 뭔가 다른 목소리가 안 나왔던 것처럼 지금도 여당이랑 형성이 되면서.
◆ 이상민> 그렇죠. 지금 만약에 지도부의 의견하고 다른 입장을 밝히면 '배신자', '내부 총질', '수박', '국힘이나 가라…' 이런 소리 또 듣는 거죠.
◇ 김광일> 최근에 약해지지 않았나요? 수박 논쟁들 조금 더 자제시키고, 이재명 의원이 직접 나서서 '팬덤 정치 자제하자' 이런 메시지가 나왔던 것 같은데.
◆ 이상민> 근데 이재명 의원은 지나친 표현이나 언동을 자제하라는 취지가 '공격의 빌미가 된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어요. 그것도 잘못된 것이죠. '공격의 빌미가 되기 때문에 전략 전술상 우리가 잠시 수그러들자' 이렇게 접근할 일이 아니죠. 그들의 행동이 반인권적이고 인권 침해하고 상대를 묵살하고 아주 폭력적이고 잔인할 정도의 행태를 보이니까 그것에 대해서 해서는 안 된다고 따끔하게 얘기해야 할 일인데, 그것에 대한 판단은 안 하고 말하자면 '날카로운 손톱, 이를 숨기자' 이런 취지로 들리던데 그거야말로 잘못된 것이죠.
◇ 김광일> 이재명 의원 스타일이 파이터… 싸워서 이겨내는 스타일이다 보니까
◆ 이상민> 본인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런 행태가 사회에 폐해를 주거나 나쁜 영향, 오염원이 돼서는 안 되잖아요.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원도 그렇고 당원, 지지자들도 그렇고 너무 오염돼 있어요. 지금의 민주당은 종전의 민주당이 아니다. 민주당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기반으로 해서 그를 실현하는 것을 비전이나 목표로 삼고 있는 정당입니다. 반인권적, 반민주적 행태는 해서는 안 되는 거예요.
◇ 김광일> 민주주의 얘기로 조금 더 들어가서
◆ 이상민> 많은 국민들을 만나면 '민주당이 왜 그러냐',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입법 독주하고, 이게 개혁이라고 또 하고…'
◇ 김광일> 민주당의 민주주의가 무너졌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누가 제일 문제였던 것 같습니까?
◆ 이상민> 우선 법사위원들하고 지도부하고, 지도부가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막았어야 되는데 부화뇌동했잖아요. 그리고 강성 지지자들. 강성 당원이나 지지자들이 엄청나게 의원들 윽박질렀죠. 그런 과정에 꼼수 부린 그런 행태들 관련된 사람들은 진짜 일차적으로 책임을 져야 돼요. 그런데 여전히 법사위에서 그러고 있으니까… 사실 당 지도부 같으면 법사위, 즉각적으로 교체를 했어야 해요. 지금 원 구성이 안 됐지만 국민들한테 법사위에 기존에 있던 법사위원들은 다른 상임위로 배치하고 '다른 의원들을 법사위에 (사보임)한다' 이렇게 교체를 확실하게 국민들한테 표명을 했어야죠.
◇ 김광일> 만약 의원님이 당대표였다면 선거 참패한 직후에 이 원인이 이 과정에 있었으니 법사위원들 다 교체하겠다?
◆ 이상민> 다 교체해야죠. 하여튼 법사위에 있던 기존 멤버들은 다. 다른 상임위로 배치하고 새로운 인물로 채워 넣어야죠.
◇ 김광일> 새로 21대 하반기 원 구성을 하게 될 텐데 거기에도 기존에 있었던 법사위원들은 들어가면 안 된다?
◆ 이상민> 안 되죠.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신상필벌이 기본 아닙니까. 근데 지금 유야무야 넘어가고 있어요. 작년 재보궐 선거 때 평가도 제대로 못 했고. 다음에 대선 끝나고서도 아예 안 했죠. 그리고 지방선거하고서 한다고 해놓고 나서 유야무야입니다. 얘기 꺼내지도 않아요.
◇ 김광일> 당내에서 여러 토론회도 열리고 세미나도 하고 하는데 지금 하는 대선 지선 평가들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이상민> 1 더하기 1이 2라는 걸 몰라서 다시 그걸 몰라서 다시 그걸 공부하고, 교과서로 공부하고 참고서 봐야 합니까. 대선 패배 핵심 원인은 정권 심판 더하기 이재명 스캔들이에요. 관련된 사람들은 다 책임져야죠.
◇ 김광일> 세미나 열고 토론회 하는 사람들은 왜 이제 와서 이렇게 하는 거예요?
◆ 이상민> 왜 저한테 그러세요. 후배 의원들 제가 뭐라고 못 하겠고요. 하여간 뒷북치는 거죠. 죄송한 얘기지만. 그 얘기는 그전에 했어야지. 친문에 속했던 의원들, 앞장섰던 친위세력들 그 당시에 그렇게 행동하지 말고, 만약에 행동해서 당에 피해를 주고 민폐를 줬다면 그때 성찰하고 반성했어야죠. 어떻게든 지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느니 어쩌니 하는데 부동산 정책만 실패했습니까. 인사 정책도 실패하고 실패한 게 한두 가지예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집권세력이 국민들 볼 때 '이 사람들 말로만 하더니 정권 맡기니까 더 하네. 무능한 건 제쳐놓고 한술 더 뜨네' 이게 기본적인 사람들 생각이에요.
◇ 김광일> 그래서 이런 논의들이 결국 전당대회를 통해 분출이 되는 것 같은데
◆ 이상민> 다 책임 있는 사람들이 나와요. 이재명 쪽에 있는 사람, 의원의 얘기를 빌리면 '이재명 책임론이 막 비등하니까 책임을 지기 위해서 당대표가 되련다. 당대표가 돼서 당을 개혁하려고 한다' 너무나 아주 교활한 말을 하는 거예요. 교언영색이라고 하나요? 말을 교묘하게… 말이 되는 말입니까. 궤변이죠. 현실을 왜곡하는 거죠. 책임을 지면 물러나고 그에 따른 제재를 받아야지. 개혁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개혁하겠다는 게 뒤죽박죽 만드는 것 아니에요?
◇ 김광일> 이재명 의원 본인이 그런 얘기를 하진 않았습니다만 이재명계 사람들이 사석에서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한다는 것 같아요.
◆ 이상민> 이재명 의원하고 친하신 것 같은데? (웃음)
◇ 김광일> 하하하, 아닙니다. (웃음)
◆ 이상민> 두둔하는 것 같고. 별로 그것에 대해서 분노하지 않고.
◇ 김광일> 아마 이재명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오겠다', '당권에 도전하겠다'라고 선언을 하면 아마 이런 논리로 얘기를 할 것 같아요. 아직은 아니지만.
◆ 이상민>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해요. 그 정도로 낯이 두꺼울까 모르겠습니다만 말도 안 되는 얘기죠. 그게 말이 됩니까? 그렇게 해서 우격다짐의 얘기를 하면 먹힐 수도 있어요. 그런가? 갸우뚱. 우리가 한 대 얻어맞으면 띵 하잖아요. 그런 걸 노린 지는 모르겠는데. 당도 망치고 자기도 망치고.
◇ 김광일> 혼란스럽게 만들어서
◆ 이상민> 너무나 황당한 얘기를 들으면 그런가? 싶지만 그렇지가 않죠.
◇ 김광일> 만약에 그럼 이재명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는다고 하면 당은 어떻게 될까요?
◆ 이상민> 그건 예단하기 어렵지만 지금 다른 사람들, 이 사람 저 사람 나오는데… 다 보면 구구절절이 관련되고 책임져야 될 사람들이잖아요. 초선이건 재선이건 3선이건. 그 핵심에 있던 사람들이에요. 어쩌면 대리인들이야. 나는 9070인가 그 얘기하는 것도 우스꽝스러워요. 면면을 보면 그동안 홍위병, 앞잡이 역할을 했잖아요. 그 사람들이 무슨 당을 개혁하고 당의 얼굴이 되겠다고 무슨 양심으로 합니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찌들어 있는 계파로부터 조금 더 비교적 자유로운 사람이 해야 되는 것 아니야?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너도나도 다 관련되지 않는 사람이 없어요. 그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찾지는 세력이 없어. 과연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가 될까? 그럴 바에는 우리도 극약 처방하자는 거죠.
◇ 김광일> 어쨌든 누군가는 맡아야 할 텐데.
◆ 이상민> 외부에서 극약처방으로 민주당에 대해서 칼날을 딱 휘두르고 다 정리할 수 있는 사람. 그런 강심장의 사람을 외부의 분을 모셔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 김광일> 작년에 국민의힘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모셨듯이?
◆ 이상민> 그렇죠. 최소한 그 정도 인물은 모시고 와서 6개월 내지 1년 정도는 권한을 맡기는 방법을 통해서 내부의 정화 작업을 해야만 찌들어 있는 계파를 조금 희석시키고, 또 오염돼 있는 지지자들 팬덤에 폭력적인 악질적인 팬덤을 완화시키는 것을 어느 정도 제도화 하는 노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은 다들 팬덤에 편승하려고 하고 있고, 계파를 이용해먹으려고 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나오는 사람들이 그 사람들 아니에요. 우원식 의원은 본인이 민평련 활용을 많이 하던 사람인데… 계파를 내가 해체하라고 하니까 '민주당이 해체할 계파가 어디 있냐' 이따위 한가한 얘기를 하고 있어요. 그야말로 웃기는 소리 아니야? 다 알고 있는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소리지.
◇ 김광일>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계신 인물이 있습니까. 비대위원장.
◆ 이상민> 당내에서 구한다면 계파에 찌들어 있지 않는 사람을 옹립해서 그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어느 정도 기간 동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우리 당 흘러가는 걸 보니까 그게 불가한 것 같아요.
◇ 김광일> 자유로운 사람이 거의 없죠.
◆ 이상민> 뿐만 아니라 리더십도 없고 그런 사람이 나와서 한다고 해도 다른 계파에 있는 사람들이 용납을 하겠어요?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 건 절대 수용 안 하죠. 그렇기 때문에 당의 문화나 이런 것들을 인식을 하되 여기에 젖지 않은 외부의 강력한 분을 모셔 와서 그 분이 내부 정화도 하고 칼도 휘두르고 정리하고.
◇ 김광일> 자를 사람 잘라 내고?
◆ 이상민> 새 물도 붓고.
◇ 김광일> 그런 상황이면 계파색이 뚜렷하지 않은 의원님이 직접 하실 생각은 없으세요?
◆ 이상민> 할 생각은 있죠. 그러나 그렇게 되면 제가 당에 쓴소리하고 이런 얘기를 제안하고 하는 것이 의미가 변질되고.
◇ 김광일> '자기 장사하려는 것 아니냐(라는 말이 나오겠죠)'
◆ 이상민> 그럴 바에는 외부의 강심장 있는 분이 해줬으면 좋겠다.
◇ 김광일> 아울러서 또 최근에 양당제 개혁, 정치개혁 어젠다를 던지셨던데
◆ 이상민> 정치 개혁은 오래 전부터 반복적으로 했는데 김광일 반장님 비롯해서 CBS, 어느 언론도 별로 관심을 갖지 않고… 반성을 촉구합니다. (웃음)
◇ 김광일> 하하하. (웃음)
◆ 이상민> 이건 농담이고. 우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대정당이 서로 적대적으로 공존, 공생관계에 있어요. 말하자면 내가 잘해서 득표를 하기보다는 상대의 헛발질에 의해서 반사적으로 득이 됩니다. 지난 대선도 '윤석열을 찍으면 안 돼, 넘어가면 안 돼' 이런 사람들은 이재명이 싫어도 찍었어요. 또 '이재명, 민주당 놈들이 정권 잡으면 안 돼' 이런 분들은 윤석열을 찍었어요. 이것이 요 근래 문제가 아니라 오랫동안 양대 정당이 지역적 패권하고 결합돼서 우려 먹고 있는 겁니다.
◇ 김광일> 제3지대, 다당제가 나와야 한다?
◆ 이상민> 민노당도 있었고 자민련도 있었고 또는 국민의당도 있었잖아요? 자유선진당도 있었고. 그러나 찔끔 하다가 말고 못 했죠. 못다 핀 꽃이 돼 버렸잖아요. 이번에도 정의당이 흔적도 없이 궤멸된 상태에 있다는 것. 특히 문제인 것은 소위 진보개혁 (세력)이라고 일컫는, 물론 더불어민주당이 진보개혁도 아니에요.
◇ 김광일> 진보 아니잖아요, 민주당.
◆ 이상민> 그냥 중도보수 뭐… 근데 하여튼 국민의힘은 좌파라고 하니까 그냥. 그리고 우리 당도 써먹기 위해서 좌파라고 하고, 민주개혁이라고 하는데 마케팅용이지.
◇ 김광일> 팔아 먹긴 하죠.
◆ 이상민> 어쨌든 범민주 세력들이 다 주저앉아 있는 겁니다. 더불어민주당도 주저앉고 정의당도 주저앉고. 관련된 시민단체도 별로 말빨이 없고. 왜 그러냐? 실력이 없어서 그런 거예요. 이 사회를 어떻게 이끌고 나가야 한다는 정책 목표나 어젠다를 확실하게 심어 주질 못 하고 해 왔던 걸 우려 먹거나 소위 소확행… 무슨 탈모하는 데 뭐하냐. 이런 식으로 계속 표 얻기 위한 마케팅만 했지.
◇ 김광일> 그래서 이 판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이상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이 내부적으로 성찰하고 정화하고 쇄신하고 하는 노력이 있어야겠지만 거의 불가능하다.
◇ 김광일> 결국 외부 충격이 필요하다?
◆ 이상민> 외부 충격도 쉽지 않아요. 그러나 양대 정당을 무너뜨려야 (합니다). 양대정당의 카르텔, 공생관계를 지탱해주는 제도들이 있습니다. 정당법. 정당의 설립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제도, 규제는 폐지해야죠. 두 번째, 선거제도를 비례대표를 대폭 뽑고 대신 지역구는 축소하자. 그런데 말은 좋지만 그건 교수님들 말씀이고 현역 국회의원이나 기성 정치인들이 수용을 합니까? 자기 지역구가 줄어드는데 난리 나죠.
◇ 김광일> 당장 의원님 지역구가 줄어든다고 하면 반대할 거 아니에요? 그 지역구 없어진다고 하면.
◆ 이상민> 그렇죠. 반대는 하죠. 난리까진 아니어도.
◇ 김광일> (대전) 유성 지역구가 없어진다? 이러면은.
◆ 이상민> 가만 안 있죠. (웃음) 그러니까 지금까지 안 된거예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대선거구로 해야 됩니다. 대전 같으면 7명을 한꺼번에 뽑는 거예요.
◇ 김광일> 대전 전체를 한 번에?
◆ 이상민> 대전의 7명을, 4명은 지역구에서 뽑고 3명은 비례대표로 뽑는 거예요. 그럼 1당은 두명 정도, 2당은 한명, 3당이 한명이 들어올 수 있는 여지가 생기죠. 비례대표는 표의 득표수에 따라 하니까 안분하게 돼 있죠. 그러면 훨씬 1당 2당은 줄고 3당 4당 5당이 생길 여지가 크죠.
◇ 김광일> 이런 얘기를 사실 저희는 3당 4당 아니면 어떤 정치 개혁을 얘기하는 전문가들한테는 되게 많이 들었었는데 거대양당에 소속된 현역 의원이 얘기하기가 쉽지 않는 것 같은데?
◆ 이상민> 안 하죠. 내놔야 하니까. 우리 당의 의석 수가 170석 가까이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100석 내지 110석까지 (줄일) 각오를 해야 합니다.
◇ 김광일> 현역 의원이 그런 얘기를 하시는 데에는 저의가 있는 것 아닙니까?
◆ 이상민> 아니, 그게 맞으니까 그러는 거예요. 양당의 기득권을 깨부수려면 망치로 부술 수 없잖아요. 그러면 의석 수를 줄이는 수밖에 없어요.
◇ 김광일>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필요한 길이니까 요구한다?
◆ 이상민> 그렇게 해야 연합정치가 가능하고. 그래야 완충 역할을 하는 3당 4당이 생겨서 국정을 유연하게 운영해나갈 수 있지. 그리고 세 번째는 국회법입니다. 교섭단체는 20석이니까. 국회에 있다 보면 비교섭단체 사람들은 식물 국회의원이에요. 국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도 안 돼요. 얼마나 말이 안 됩니까 국민의 대표인데. 교섭단체라는 것은 국회 운영을 위한 편의적 기능적 제도인데 오히려 주체로 등장하면서 그들끼리만 해먹고 있잖아요. 양당의 독과점 체제를 지탱하는 제도로 악용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20석 기준을 5석 정도로 대폭 낮춰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또 하나는 국가보조금입니다. 원래대로 한다면 역누진적으로 거대정당은 후원금도 많이 들어오고 돈이 형편이 낫잖아요. 거기는 덜 줘야죠. 사회가 공정하고 정의 관념이라면 신생정당, 소수정당한테 더 많이 가야죠. 그렇게 바꿀 수 있잖아요.
◇ 김광일> 이렇게 하면 지금 기존의 거대 양당의 독식 체제를 깨고 3당, 4당이 출현해서
◆ 이상민> 그래서 첫걸음이 양당의 독과점 구조, 이 기득권 카르텔을 깨는 첫걸음. 이거 됐다고 해서 다 되는 건 아니지만,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이거죠.
◇ 김광일> 알겠습니다. 오늘 참 인터뷰가 좋았던 게 매운맛 인터뷰가 될 거라고 예상은 했었는데 더불어서 대안까지 제시해주시는 모습이… 참 이상민 의원님 당내 세력만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웃음)
◆ 이상민> 그러니까 김광일 반장님이 입당을 하시든지. 입당하실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법률상?
◇ 김광일> 법률상은 모르겠고 일단 의사가 없습니다. (웃음)
◆ 이상민> 뭐 이렇게 단호하게 말씀을.
◇ 김광일> 이게 민심이겠죠. 그런데 중요한 게 이게 사실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결국 양 날개로 날아야 하는데 한쪽 날개가 완전히 꺾인 상태이기 때문에 이쪽 날개 (만으)로는 날 수가 없거든요. 이 날개가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오늘 말씀 주셨던 것 같습니다.
◆ 이상민> 한국정치가 업그레이드되려면 누군가 먼저 바람직한 모습으로 업그레이드되고, 그걸로 상대 당에게 자극을 주고 이래서 선순환이 돼야 하는데.
◇ 김광일> 그런 차원의 릴레이 인터뷰를 저희가 계속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어떤 부분이 지금 민주당의 가장 문제로 지목이 되고 있는지 그 해법은 뭔지 오늘 이후에 여러 인터뷰들을 통해서 하나하나 계속 살펴보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인터뷰 진행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상민> 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