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빌라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사흘째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범행이 계획적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피해자 A(46·여)씨 지인 등에 따르면 A씨와 남자친구인 B(40대)씨는 두 달 전 교제한 시점부터 관계가 그리 좋지 못했다.
지난 17일에는 지인들과 친목 모임을 하는 세종시 한 식당에 나타나 A씨에게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식당에 다시 들어오지 않은 채 함께 사라졌고, A씨는 이틀 뒤인 지난 19일 B씨의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런데 B씨는 세종시 식당에서 A씨와 만나기 전 자신이 살고 있는 빌라 주인에게 월세 30만 원을 돌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가 이 빌라에 입주한 때는 이달 초다. 2주만에 월세를 반환을 요청한 건데, A씨와 함께 빌라에 들어가기 하루 전인 16일 돈을 돌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를 해한 뒤 달아날 목적이 있었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B씨를 둘러싼 수상한 점은 또 있다.
A씨의 휴대전화는 인근 다른 빌라 소화전에서, 자동차는 500여m나 떨어진 곳에서 각각 발견됐다. B씨가 유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19일 오후 8시쯤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 한 빌라에서 A씨가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숨진 A씨에게서는 타살 의심 정황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며칠 동안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은 뒤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A씨의 소재를 파악했다.
경찰은 인근 CCTV를 분석해 A씨가 지난 17일 이후 이 빌라에 출입이 없던 것을 확인했다.
B씨의 행적은 이튿날인 18일까지 확인됐으며, 현재까지 종적을 감춘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