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8% 시대 임박…2년전 '영끌' 원리금 30~40%↑

지난 17일 기준 대출금리 최고 7% 넘어…이자 부담 급등, 경기 침체로 이어질 우려

황진환 기자

국내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최고 7%를 넘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 17일 기준 연 4.330~7.140% 수준이다.

지난해 말(3.600~4.978%)과 비교하면 6개월여 만에 상단이 2.161%포인트나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지표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같은 기간 2.259%에서 4.147%로 1.818%포인트나 치솟은 데 따른 결과다.

이미 최고 7%를 넘어선 대출금리는 연말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의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에 대응해 연말까지 1.00%~1.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은 최근 한은 금통위가 올해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이상씩 올려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2.75% 또는 3.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가 크게 오르면 시장금리와 그에 연동된 대출금리도 함께 상승한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상승 폭(1.00%~1.25%포인트)만큼만 높아져도 연말쯤에는 8%를 넘게 된다.

황진환 기자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8%대에 이른다면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근 14년 만이다.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 당연히 대출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도 크게 불어난다.

특히, 2년 전 초저금리를 활용한 이른바 '영끌'과 '빚투'로 자산을 매입한 대출자 중에서는 연말 상환액이 30~40% 가까이 급증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다른 문제는 원리금 부담 증가율이 근로소득 증가율을 압도한다는 사실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1인 이상 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코로나19 사태 전인 2020년 1분기 대비 2.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소득이 감당할 정도를 크게 넘어선 가계부채는 대내외 충격 발생 시 부실 위험을 키우고 금리 인상으로 급등한 이자 부담은 소비 위축 등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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