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버즈 라이트이어'에 생명 불어넣은 韓 아티스트들

디즈니·픽사 '버즈 라이트이어' 전성욱 레이아웃 아티스트, 이채연 애니메이터

디즈니·픽사 '버즈 라이트이어' 한국인 아티스트 이채연 애니메이터와 전성욱 레이아웃 아티스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1995년 앤디라는 소년이 가장 좋아했던 영화, 그리고 그 영화 속 영웅이 바로 버즈 라이트이어다. 픽사 제작진이 1995년 첫 장편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의 캐릭터 버즈 라이트이어를 만들 때 꿈꾸었던 일, 바로 영화가 개봉된 후에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영웅의 이야기가 '버즈 라이트이어'로 완성됐다.
 
미지의 행성에 고립된 인류를 탈출시키기 위한 버즈와 그의 정예 부대 요원들의 운명을 건 미션 수행을 그려내기 위해 '도리를 찾아서'의 앤거스 맥클레인 감독, '소울' '인사이드 아웃' '업'의 피트 닥터 감독 등 디즈니·픽사 드림팀이 뭉쳤다. 그리고 여기에 한국인 아티스트 전성욱 레이아웃 아티스트와 이채연 애니메이터가 참여해 광활한 우주에서 펼쳐지는 버즈의 모험을 특별하게 펼쳐냈다.
 
디즈니·픽사 '버즈 라이트이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픽사 '루카'를 비롯해 마블 '이터널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등 쟁쟁한 작품에 참여한 전성욱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실사 영화로 치면 '카메라 연출'을 담당했다. 그는 '버즈 라이트이어'에서 버즈가 저그라 불리는 거대 로봇과 싸우는 장면의 전체 시퀀스 등을 맡았다.
 
'닥터 스트레인지 2' 작업을 마친 뒤 '버즈 라이트이어'에 합류한 이채연 애니메이터는 버즈의 옛 동료 앨리샤의 손녀 이지를 중심으로 버즈와 정예 대원들, 삭스까지 다양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에 참여했다.
 
지난 8일 오전 두 디즈니·픽사 아티스트를 화상으로 만나 '버즈 라이트이어' 속 버즈와 '주니어 경비대'의 장대한 모험을 어떻게 스크린에 담아냈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즈니·픽사 '버즈 라이트이어' 전성욱 레이아웃 아티스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영화의 3분의 1분량이 업계 최초로 IMAX(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됐다고 들었다. 가상의 아이맥스 카메라를 만드는 등 아이맥스 촬영 파이프라인 구축 과정이 궁금하다. 그리고 아이맥스 촬영을 위해 참고한 레퍼런스가 있을까?
 
전성욱 레이아웃 아티스트(이하 전성욱)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처음 '다크나이트'를 만든 걸 보면 어떤 장면은 길게 나오는 등 (화면비가) 왔다 갔다 한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된다. 가상의 아이맥스 촬영 파이프라인을 개발해서 어느 장면을 아이맥스로 찍을 것인지 계획을 짠 후 연결 지점에서 화면비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아이맥스로 넘어갔다.
 
단지 화면이 아이맥스와 기존 화면으로 바뀌는 것보단 좀 더 특별하게 바뀌는 포인트에 신경을 많이 썼다. 보면 아이맥스로 바뀌는 포인트는 액션이 많이 있다. 기존 화면비 2.39 대 1에서 아이맥스로 넘어갈 때는 액션이 터지거나 자연스럽게 화면이 시원하게 열리는 등 그런 연결지점을 고민해서 만들려고 했다.

디즈니·픽사 '버즈 라이트이어' 이채연 애니메이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이번 작품에서 특별히 집중한 작업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채연 애니메이터(이하 이채연) :
 어떻게 하면 애니메이션적인 요소를 걷어내고 실사 영화, 특히 옛날 SF 느낌을 갖게 하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감독님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 '에일리언'을 비롯해 '스타트랙' 시리즈, '스타워즈' 시리즈 등과 같이 실사 느낌이 나길 원하셨다. 그래서 무게감이라든지, 심플하지만 섬세한 동작의 표현 등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리고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는 직업이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아야 한다. 내·외적인 면을 모두 고려해 캐릭터에 표정을 넣었다.
 

▷ 우주를 배경으로 다양한 공간을 오가며 버즈와 일행의 모험이 펼쳐지는데, 각각의 공간이 갖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카메라의 움직임이나 캐릭터의 동선 등에서도 어떤 식으로 접근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특별히 신경을 쓴 지점이나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무엇인가?
 
전성욱 : 
공간에 들어가면 캐릭터가 처한 상황, 감정이 있기에 스토리 안에서 잘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단지 렌즈를 깊이 쓰는 것뿐 아니라 조명 등 다른 부서와 협력을 많이 했다. 어려웠던 점은 실제 영화와는 조금 다를 수 있는데, 극 중 아파트 공간에서 찍을 때 생각보다 공간이 좁아서 어떻게 좋은 프레임을 만들고 촬영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해야 했다.
 
그리고 예고편에 나오는데, 버즈가 레이저를 쏘는 장면이 있다. 그 부분 전체 시퀀스를 연출했는데, 정말 작은 버즈와 거대한 저그가 싸우는 장면이라 사이즈가 달라서 오는 장점이 있다. '퍼시픽 림'이라는 영화가 있다. 그런 스케일과 액션의 박진감을 어떻게 줄 수 있을지 고민했고, 어려웠지만, 그만큼 즐겁게 작업했다. 그리고 영화에서도 잘 나온 거 같고, 영화를 봤을 때 즐겁게 봤다.


디즈니·픽사 '버즈 라이트이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감독님마다 선호하는 촬영 스타일이 다른데, 앤거스 맥클레인 감독님은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는 분이었나?
 
전성욱 : 
확실히 감독님마다 스타일이 다 다르다. '루카'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님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님을 좋아한다. 본인이 영화의 70% 정도 스토리보드도 직접 그리고, 촬영할 때도 본인이 생각하는 앵글이 정확해서 그런 걸 같이 염두에 두고 작업했다.
 
반면 앤거스 맥클레인 감독님은 정말 많은 영화를 보시고 많은 영화를 알고 있는 영화광이다. 처음 스토리보드가 넘어오고 그걸 기준으로 해서 촬영에 들어가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스토리보드는 생각하지 말고 카메라 아티스트가 촬영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해보라고 자유도 주고, 본인도 아이디어를 많이 주시는 편이다. 잘해주시니까 작업할 때 재미있었다.

 
▷ 디즈니·픽사에서 아티스트로 일한다는 것은 어떤 경험일지 궁금하다.
 
전성욱 : 
되게 많이 열려 있는 것 같다. 사실 아티스트라는 직업은 시간이 갈수록 자신만의 스킬이 쌓이면서 '장인'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런 실력 있는 분이 많이 있다. '토이 스토리'부터 참여한 분도 있고, 경험이 많은 아티스트가 많다. 그런데도 그분들과 비교할 때 경력이 부족한 아티스트일지라도 아이디어를 냈을 때 잘 받아준다. 오히려 더 재밌어한다.
 
이채연 : 항상 동경해 온 아티스트와 같은 작품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게 꿈만 같다. 데일리 리뷰를 진행하고, 토론도 많이 하는데, 듣는 것만으로도 영감을 많이 얻고 새로운 걸 배울 수 있다. 수평적인 조직 구조에서 다양한 기회가 온다는 것도 디즈니·픽사에서 일하는 장점 같다.
다들 오픈 마인드로 새로운 사람에게도 기꺼이 자신들의 시간을 내어주고, 도와주려는 마인드가 있다는 점 역시 가장 큰 장점이다.


디즈니·픽사 '버즈 라이트이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영화 속 최애 캐릭터가 있다면 누구인지 궁금하다.
 
이채연 : 
난 삭스의 빅 팬이라 다 재밌고, 삭스가 나오는 장면은 봐도 봐도 웃기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내가 이지라는 캐릭터를 많이 작업했지만, 삭스를 최애로 꼽겠다.(웃음)

▷ 각자가 생각하는 '버즈 라이트이어' 관전 포인트 혹은 팁이 있다면 무엇인지 예비 관객들을 위해 살짝 알려 달라.
 
전성욱 : 
아이맥스로 촬영한 영화기에 아이맥스로 보면 이 영화가 가진 장점이 더 크게 다가올 거다. 훨씬 시원하고 재밌게 액션 장면이나 우주의 모습을 즐길 수 있기에 아이맥스로 보는 걸 추천한다.
 
이채연 : 첫 액션 어드벤처 영화인만큼 아이맥스처럼 큰 화면에서 보면 더 짜릿할 거다. 그리고 SF 영화 팬이 아니더라도, '토이 스토리' 팬이 아니더라도 버즈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갈등이 해소되고 성장하는 이야기도 있다. 나이와 연령 상관없이 다들 즐길 수 있는 영화다. 그리고 귀여운 고양이 로봇도 나오니 즐겁게 봐주시면 좋겠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