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이브에도 웃지 못한 LG 고우석 "경각심 주는 경기였다"

100세이브를 달성한 LG 고우석. 고척=김조휘 기자
LG의 마무리 투수 고우석(24)은 대기록 달성에도 맘 편히 웃지 못했다.

고우석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과 원정에서 통산 100세이브의 고지를 밟았다. KBO 리그 역대 19번째이자 LG 구단 소속으로는 김용수(1991년), 봉중근(2015년) 이어 3번째 기록이다.

이날 경기는 1 대 1로 맞선 상황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연장 10회로 향했다. 10회초 김현수가 3점 홈런을 터뜨리며 LG가 먼저 앞서갔다.
 
3점 차로 앞선 10회말 고우석이 팀의 6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섰다. 팀의 승리와 함께 자신의 통산 100세이브 달성이 달린 순간이었다.

하지만 고우석의 피칭은 시작부터 불안했다. 선두 김준완에게 볼넷을 내준 뒤 송성문과 이정후에게 연거푸 안타를 맞으며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후속 전병우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한숨은 돌렸다. 
 
고우석은 그러나 계속된 1사 만루에서 결국 1점을 허용했다. 김웅빈의 땅볼 때 3루 주자 김준완이 홈으로 들어왔다.

아웃 카운트를 한 개만 추가하면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고우석은 2사 2, 3루에서 박준태를 5구째 승부 끝에 결국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또 다시 만루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고우석은 후속 김재현을 6구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가까스로 실점 위기를 넘기며 팀의 승리를 지켰다. 1이닝 2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야말로 진땀 세이브였다. 경기 후 고우석은 "오늘따라 마운드가 미끄러웠고 사소한 것들까지 모두 신경이 쓰였다"면서 "(김)현수 형이 앞에서 멋지게 스리런포를 날려줘서 다행히 세이브를 챙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운드에 올라서자마자 키움의 상위 타선을 상대해야 했다. 고우석은 "대비를 하고 어떻게 승부할지 생각했는데 하나도 안 났다. 변화구도 오늘 유독 잘 안 통했다"면서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면 안 되는데 시작부터 빌미를 제공한 게 가장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했지만 아쉬움이 컸다. 그는 "깔끔하게 막았으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경각심을 주는 경기였다"면서 "앞으로 더 높은 기록을 생각하는 것보다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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