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형들 사이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최준용(SK)과 호흡을 맞춰 시원한 앨리웁 덩크를 꽂았고, 3점포도 정확했다. 여준석(고려대)을 향해 추일승 감독도 박수를 보냈다.
여준석은 1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필리핀과 평가전에서 팀 내 최다 17점을 올렸다. 리바운드도 6개를 걷어냈다. 2점슛 성공률은 80%(5개 중 4개 성공), 3점슛 성공률은 50%(4개 중 2개 성공)에 이를 정도로 효율적으로 공격을 펼쳤다. 자유투는 5개 중 3개를 넣었다.
특히 3쿼터 막판부터 폭발했다. 최준용과 앨리웁 덩크를 합작한 뒤 4쿼터에서는 3점 2개와 돌파 후 추가 자유투로 연속 9점을 뽑았다.
여준석은 "전반에는 아무래도 긴장한 탓에 하고 싶은 플레이를 많이 못했다. 형들이 조금씩 잡아주면서 풀렸다"면서 "(앨리웁은) 준용이 형과 계속 호흡을 맞추려고 이야기를 했다. 1, 2쿼터 호흡이 안 맞아서 몇 번 놓쳤는데 3쿼터 호흡이 맞았다"고 말했다.
추일승 감독은 경기 내내 빅 라인업을 가동했다. 추일승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외쳤던 농구다. 장신 포워들을 동시에 투입해 경기를 풀었다. 여준석도 소속팀에서와 달리 자신보다 작은 선수들을 막았다.
여준석은 "아무래도 미스매치라서 공격에서 슛을 쏠 때 방해되는 것은 없었다"면서 "다만 막을 때는 작은 선수들이 빠르다보니까 따라가는 것이 버거웠던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추일승 감독은 여준석을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추일승 감독은 "오늘 경기로 증명이 됐다고 생각한다. 대학생이고, 프로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난 대회에서도 대표팀에 뽑혔다"면서 "주전으로서 자기 포지션에 대한 확고한 위치를 가져가면서 팀의 주축이 돼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N분의 1이 아닌 팀을 끌어가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여준석을 칭찬했다.
여준석의 꿈은 역시 해외 진출이다.
여준석은 "가능성을 따질 때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해외 진출의 꿈은 가지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