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사저 시위 직접 본 한총리 "금도 넘는 욕설"…해법 찾을까

한덕수 총리 문재인 전 대통령 50분간 환담
차량 타고 가다 욕설 시위대 드러누워 통행 막혀
한 총리 이후 "금도 넘는 욕설과 불법시위 법에 따라 엄정 처리" 언급
총리 언급 따라 지자체 등 점진적 해법 모색 예상, 양산시장 당선인 해결 의지 보여
야당 일각 유튜브 등 플랫폼 회사, 극우 시위대 같은 이용자 제재 방법 거론

한덕수 총리 페이스북 캡처

한덕수 국무총리가 16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금도를 넘는 욕설과 불법시위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총리가 사저를 방문해 욕설 시위에 대해 직접 언급한 만큼 해법이 빠른 시일 내 나올지 주목된다.

한덕수 총리는 이날 오후 3시 50분쯤부터 4시 40분쯤까지 50분간 양산 평산마을 사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환담을 나눴다. 한 총리는 만남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여정부 시절부터 뵀으니 오랜 인연"이라며 "총리로서 전임 대통령께 인사드리고 국정 운영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상마을의 풍광이 참 좋다"며 "그러나 마을 곳곳이 집회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어 "합법적인 집회와 시위는 존중돼야 마땅하지만, 금도를 넘는 욕설과 불법시위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돼야 한다"고 했다.

사저 앞 욕설 시위는 일부 극우단체와 개인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문 전 대통령 귀향 직전인 지난 4월말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이들은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방송을 통한 비윤리적 이윤 창출 등의 이유로 보수·진보를 망라하고 전국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이날 모인 극우 시위대 20여 명 중 일부도 온라인으로 후원을 받기 위해 욕설과 자극적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떨어지면 사고 위험이 있을 만한 높이의 시설물에 올라가 욕설을 내뱉고, 예방을 마친 한 총리가 차량을 타고 평산마을을 떠나려하자 드러눕고 몸으로 막으며 통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왜 보수 정권의 현 정부 총리가 전 민주 정부의 수장을 만나러 왔냐", "우리한테도 인사하고 가라"는 조롱섞인 말이 곳곳에서 나왔다. 일부는 그 와중에 유튜브 생중계를 하며 "후원을 해달라"고 외치고 있었다.

16일 오후 경남 양산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일부 극우 시위대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탄 차량이 마을을 빠져나가려 하자 몸으로 통행을 막다 경찰에 제지당했다. 이형탁 기자

한 총리가 이날 이 같은 욕설 시위 상황을 직접 눈으로 본 뒤 자신의 SNS로 해당 시위에 대해서 지적한 만큼 정부와 지자체, 경찰 등에서는 보다 점진적으로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나동연 국민의힘 양산시장 당선인은 이미 전날에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행정에서 시위를 막을 수 없지만 상식적인 선에서 방안을 찾아보겠다"며 "문 전 대통령께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도록 행정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해법 중에는 집시법 개정도 거론되나 집회의 자유 침해 우려 목소리가 있는 만큼, 유튜브 등 플랫폼 회사가 극우 시위대와 같은 이용자를 제재하는 방법 쪽으로 일단 무게가 실린다. 야당에서는 유튜브 등 회사에서 시위대가 욕설과 혐오 표현 등을 사용해 후원을 받지 못하도록 제재를 가한다면, 극우 시위대의 인원 수도 현재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사측에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달초 영상 플랫폼유튜브 관계자를 만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윤 의원은 "국민 모두에게 보장되는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빙자해 금전적 이익을 취하고 있다"면서 "시위꾼들의 반사회적 범죄가 수익창출로 이어지는 꼬리를 끊어낼 수 있도록 해법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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