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가로 변신한 '조국 저격수' 김태우 "낙후한 화곡, 마곡처럼 바뀔 것"

'화곡도 마곡 된다' 슬로건 강조…낙후 동네 재개발·재건축 최우선
"특감반 출신? 행정수반 보좌한 중앙정부 요직과 네트워크 다져"
"김포공항 이전 반대, 반드시 사수할 것…소음문제 활주로 틀면 돼"
"젊은이들이 찾는 문화예술 도시로 지역경제 활성화 견인할 것"

김태우 서울 강서구청장 당선인이 CBS노컷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당선인측 제공

'검찰수사관', '청와대 특감반', '조국 저격수' 김태우…그리고 서울 강서구청장 당선인.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그의 이름 앞에 늘 따라붙던 수식어다. 최근에는 6·1 지방선거 강서구청장 당선인 신분으로 '청와대 감찰 무마' 폭로 등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항소심에서 검찰이 징역 2년 6월을 구형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오는 8월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수사관 출신으로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내리 고위공직자 비위를 조사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 소속 특별감찰반원으로 활동해온 그는 문재인정부와 갈등 이후 지난 2020년 4·15 총선에 강서구을 국회의원으로 출마했다 낙선했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승현 후보(35)를 2.61%p 차로 물리치고 서울 25개 구청장 중 최연소 구청장(46)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민선5·6·7기 연이어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을 선택한 강서구는 20대 대선에서도 민주당 대선후보를 2.2% 근소한 격차로 낙점했지만 대선의 흐름을 지방선거에서는 뒤집지 못했다. 마곡을 중심으로 서남권 개발 핵심권역으로 떠오른 강서구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 14일 CBS노컷뉴스와 강서구청장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태우 강서구청장 당선인은 "지난 정권에서 주택공급을 억누르고 규제만 하니 국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온 것 아닌가. 강서주민들의 낙후된 주거환경에 대한 목마름에 귀를 기울였고 반드시 재개발·재건축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한 것이 당락에 큰 영향을 준 것 같다"며 승리의 요인으로 화곡 등 강서구 낙후지역 재개발·재건축 신속추진 공약을 꼽았다.

마곡과 같은 '화곡 신도시' 조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김 당선인은 구청장에게 신도시를 조성할 권한이 없는데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실제 구청장이 지역 개발을 위해 할 수 있는 권한이 거의 없다. 저는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권에서 행정수반의 보좌역으로 일하며 중앙부처, 특히 경제부처를 분석하고 감찰하고 조율도 하는 역할을 해왔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커리어를 쌓아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음은 김 당선인과의 일문일답이다.

-강서구는 전통적으로 진보정당을 주로 선택해왔다.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인가

= 정권이 바뀐 것이 컸을 것이고, 무엇보다 재개발·재건축 공약을 전략적으로 진심으로 담았던 것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마곡지구 외에는 주변은 모두 열악하다. 주거환경이 안전하지 않다. 화곡동(본동~8동) 인구가 약 20만인데 대부분 빌라촌이다. 길이 좁고 인도가 거의 없어 아이들 뛰어놀기 위험하다.

저도 10살, 7살 두 아이를 키우는데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엄마한테 간다. 삶의 환경이 개선되어야 가정이 행복할 수 있다. 제가 '화곡도 마곡 된다'는 슬로건 만들었다. 재개발·재건축을 제대로 하자고 했다. 서울시 기조하고도 맞는다. 화곡, 가양동, 방화동, 등촌동 역시 마곡처럼 만들겠다는 공약이 주민들께서 마음을 바꾸는데 크게 작용했다. 취임하자마자 서울시장, 국토교통부장관과의 친밀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속하게 재개발·재건축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김태우 서울 강서구청장 당선인이 CBS노컷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당선인측 제공

-여당 소속 구청장이 됐지만 주요 공약을 보면 중앙정부와 국회의 지원이 필요한 내용들이 많다. 지역구는 민주당 의원들이 차지하고 있는데 협력이 원활하겠나

= 협치는 무조건 기본이다. 지방선거 상대 후보가 35세의 젊은 김승현 후보였는데 인품이 훌륭하고 좋은 공약이 많았다. 뜯어보고 좋은 것은 제가 하려고 한다. 노현송 현 구청장도 만나 하신 일 중에 좋은 것은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과 관계가 특별히 나쁠 것도 없다. 적극적으로 협치를 유도할 생각이다. 공약이라는 것이 구민들 잘 되자고 하는 것인데 내것 네것 구분할 게 뭐가 있나. 구민 행복을 위한 목적이라면 뭐든 하겠다. 구민들께 정치를 하지 않고 행정을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김포공항 이전 논란이 재점화 됐다. 여야 모두 김포공항 이전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는데, 김 당선인은 반대했다. 이유가 뭔가

= 김포공항에 대한 각자의 주장에 대해서 상대방을 존중하지만 공약은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일관성이다. 2년 전 지역구 의원인 민주당 진성준 의원과 총선에서 맞붙었는데 당시 공약 내용에 '관문도시 강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에는 공항을 이전시키고 집을 짓겠다고 했다. 일관성이 없는 주장이다. 이재명 현 국회의원이 보궐선거에서 김포공항 이전을 말하고 수직이착륙 도심항공교통수단(UAM)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제가 언론과 인터뷰에서 '안드로메다에 우주선 왔다갔다 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진정성이 있는 공약이냐'고 비판한 적이 있다. 서울 수도권에 위치한 공항으로 이용 편의가 매우 큰데 2시간 넘게 이동해 원주나 다른 지역 공항을 이용하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공항이 위치해 있어 지방세수 확보 비중도 적지 않다.

지역 민원인 소음 문제와 고도제한 규제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소음피해가 덜한 방향으로 공항 활주로를 살짝 틀면 소음이 완전히 해소 되지는 않아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 고도제한 문제는 그동안 잘해오셨다. 제가 마무리하겠다. 고도제한 규제는 주민의 재산권과 연계된다.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과 협의해서 잘 되도록 풀어가겠다. 김포공항은 사수해야 한다.

-핵심 공약이 대체로 크고 무겁다. 검찰수사관 출신으로 행정 경험이나 사회·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는데, 주민들에게 성과를 자신할 수 있나

= 검찰수사관, 특감반원으로 많이 알려진 것은 사실이다. 이명박·박근혜·문재인 3개 정권을 거치며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을 긴 시간 경험했다. 특감반원은 청와대에서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 행정권의 보좌역이다. 기재부 등 17개 정부부처가 있고 그 밑에 산하공공기관이 330여개가 있다. 저는 주로 경제부처를 분석하고 감찰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해왔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커리어를 쌓은 것이다. 방화동 건폐장 이전하겠다고 수 많은 지역정치인들이 나섰지만 못 했다. 구청장 혼자 할 수 있는게 아니라 환경부, 서울시 등 외부의 협력이 필요한 일이다. 저는 환경부든 서울시든 그동안 다져온 네트워크가 있다. 이해관계가 상반되는 곳의 조율을 하는 일도 해왔다. 오히려 준비된 지자체장으로서 행정가로서의 유일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익숙하다. 업무 노하우, 인적 네트워크가 모두 준비돼있다.

지역에 청년 스타트업을 활성화시키려면 벤처기업부장관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영 장관과 함께 대선 캠프에서 일했고 언제든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내가 특감반원으로 가장 오랬동안 맡았던 곳이 국토교통부다. 고위공직자인 과장급 이상, 3급 이상을 상대하니 얼마나 많은 관계자들을 알겠나. 청와대 특감반 뿐만 아니라 대선 경선과 대선 캠프는 물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역할도 하면서 여당 핵심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도 상당하다. 검찰수사관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내면을 보면 제 경험이 지자체장으로서는 준비된 꼭 필요한 경험들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제 성향이 실적주의자다. 특감반이 첩보를 수집하는 일인데 통상 1주일에 한 건을 보고한다면 나는 1주일에 6건, 많게는 9건까지 했다. 실적을 내는 일에 행복감을 느낀다. 공약을 현실화 시키는 결과물과 성과로서 주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여드리겠다. 저를 선택해주신 보답을 반드시 돌려드리겠다.

김태우 서울 강서구청장 당선인이 CBS노컷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당선인측 제공

-취임하면 가장 먼저 추진할 1호 사업은 무엇인가?
 
= 낙후한 동네의 재개발·재건축이 제 핵심 공약이다. 서울시장님과 협력을 통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겠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뛰어놀수 있는 편리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마을을 위해서 몰입을 할 것이다.

핵심 공약 두 번째가 문화예술이 넘치는 마을이다. 강서구가 문화공간이 늘 부족하다는 목마름이 있다. 젊은이들이 여기서 놀지 않고 강남이나 홍대로 빠져나가고 박원순 시장때 재개발·재건축을 묶으면서 주택 가격이 치솟으니 다른 지역으로 인구 유출이 발생했다. 문화예술이 넘치는 도시를 만들면 다른 지역의 젊은이들이 몰려오는 유동인구가 많아지고 지역경제가 활성화 된다. 선거 유세하면서 '오늘 번 돈 오늘 다 쓰시라, 내일 더 많이 벌게 해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80년대 부흥하던 경제활성화에 집중할 것이다. 아울러 제가 76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이기도 하다. 새 강서구청사에 뉴미디어산업지원센터를 꾸려 젊은층의 관심도가 높은 영상제작 환경과 IT 스타트업 활성화를 통해 젊은이들이 몰리는 도시, 인구가 유입되는 도시로 만들겠다.

세 번째가 '약자와의 동행'이다. 오 시장의 핵심공약인데 강서구가 그 약자와의 동행을 실현할 매우 적합한 도시다. 약자가 많다. 장애인이 2만8천여명에 달하고 25개 자치구 중 임대아파트 비율이 가장 높다. 10.2%가 넘는다. 오 시장이 임대아파트의 고급화를 천명하지 않았나. 여러모로 어려운 환경에 있는 분들의 뒷받침이 되어줄 다양한 서울시의 사업을 유치해 선제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  

-강서구 주민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행복한 가정을 강조하고 싶다. 가정은 엄마와 아빠, 아이들이 있고 그 중심에는 엄마라는 존재가 있다.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아이들이 행복하다. 엄마는 포괄적 의미다. 한 남자의 배우자이기도 하고 직장맘도 있고, 신생아부터 아이들의 성장과정에 이르기까지 엄마가 육아와 가정을 도맡고 있다. 그런 엄마가 중심이 되는 가장 행복한 가정, 그 것이 모여 이루는 행복한 마을을 만들겠다는 것이 저의 핵심 가치라는 점을 말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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