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과 논문 중복 게재 의혹이 불거진 박순애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이번엔 제자의 박사논문 성과를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2015년 12월 서울대 행정대학원이 발간하는 학술지에 '지방정부 규제행정의 성과요인에 관한 소고' 논문을 게재했다.
논문의 제1저자는 박 후보자이고 제자 손씨는 교신저자로 게재됐는데, 이후 손씨는 3개월 뒤인 2016년 2월 '규제개혁 성과의 영향요인에 관한 연구: 지방자치단체 규제에 대한 기업체감도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박사논문을 썼다.
서 의원은 "두 논문은 논지와 기초자료, 연구틀, 연구에 사용한 자료까지 거의 일치하는 사실상 같은 논문"이라며 "박 후보자가 제자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사실상 제자의 연구성과를 가로채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만약 박순애 후보자가 제1저자가 맞다면 박사논문을 대신 써준 셈이고 그런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수여한 부실한 논문 심사 문제도 피할 수 없다"면서 "어느 쪽이든 교육부의 수장으로서 도덕성뿐만 아니라 능력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 측은 "2014년 후보자가 책임연구원으로 수행한 연구보고서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2015년 학술논문과 2016년 박사학위 논문이 발표된 것"이라며 논문 가로채기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은 해명자료를 통해 "후보자는 핵심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직접 원고를 작성해 제1저자로서 역할을 했다"며 "박사과정 학생에게 교신저자를 맡긴 것은 연구보고서와 학술논문을 토대로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해 나가는 과정이었으므로 오히려 지원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원단체들은 이날 공동으로 박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전교조와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교육을 모르는 비전문가에 자질 논란까지 더해져 더 기대할 것이 없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박 후보자의 음주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0.251%)는 해임 처분까지 가능하다"며 "교육공무원 자격 박탈 수준의 징계를 받을 수 있는 인사에게 교육공무원 인사를 총괄하는 수장의 자리를 내어주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논문 중복 게재 의혹은 과거에도 교육부 장관 후보자들이 자진 사퇴를 결정하거나 지명 철회된 사유"라며 "교육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를 교육부 장관으로 인선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박순애 후보자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에 대해 "국회가 정상화될 때까지, 원 구성이 될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리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