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제26회 BIFAN, 대면 영화제 부활…"영화제, 진화할 것"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기자회견
오는 7월 7일부터 17일까지 11일간 열려…49개국 268편 상영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전면적인 대면 영화제 진행…온라인 상영도 병행
배우 설경구 특별전 '설경구는 설경구다', 마스터클래스 등 오프라인 행사 부활
"영화제,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고 진화할 것"

14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부천시청에서 열린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공식 기자회견에서 영화제 관계자들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다시 한번 '이상해도 괜찮아'(Stay Strange)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재도약을 시작한다.
 
오는 7월 7일 개막하는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uche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 이하 BIFAN)은 올해 49개국 268편(장편 118편, 단편 104편, 시리즈 4편, XR 42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고착화된 감염병) 시대를 맞이하며 전면 대면 방식으로 개최하되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를 통해 온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영화제'를 개최한다.
 
정지영 조직위원장은 "이번에는 좀 특별하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때문에 위축된 영화제를 했다"며 "물론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지만, 이번에 전면적으로 대면 영화제를 시작한다. 많은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즐길 수 있는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14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부천시청 판타스틱 큐브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는 정지영 조직위원장, 신철 집행위원장, 김영덕 수석 프로그래머, 남종석 프로그래머, 모은영 프로그래머, 박진형 프로그래머가 참석해 올해 영화제 방향성 등에 관해 설명했다.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 '멘' 포스터. 판씨네마㈜ 제공
올해 개막작은 '멘'은 '엑스 마키나'(2015)와 '서던 리치: 소멸의 땅'(2018)의 알렉스 가랜드 감독의 역작이자, 영화제의 어느 작품보다도 가장 이상하고 독창적인 작품 중 하나다. 잔잔한 일상에 불쑥불쑥 충격을 주는 공포들이 간헐적으로 등장하다가, 어느 순간 영화는 다양한 남자들의 모습과 군데군데 깔린 상징에서 감독의 날카롭고 신랄함을 보여줄 예정이다.
 
폐막작은 한국 공포영화의 새로운 국면을 연 '곤지암' 이후 4년 만에 발표하는 정범식 감독의 신작 '뉴 노멀'로, '혼밥'(혼자서 밥을 먹는 것)이 당연해진 고독한 시대에 저마다의 외로움과 고단함을 짊어진 이들이 서로 스치며 벌어지는 섬뜩하면서도 쓸쓸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막작으로 포문을 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장르영화 축제답게 프로그램 메뉴를 다양하게 구성하는데, 경쟁 부문인 '부천 초이스'와 '코리안 판타스틱'은 유지하고 그 외 모든 섹션이 완전히 새로운 옷으로 바꿔 입었다.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매드 맥스'를 비롯해 '아드레날린 라이드' '메탈 누아르' '메리 고 라운드' '저 세상 패밀리' '엑스라지(XL)' 등 영화에 대한 감각을 연상시키는 이름으로 섹션 이름을 변경했다.
 
김영덕 수석 프로그래머는 "올해는 많은 관객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6천석 정도로 상영관도 많이 확대했다. 매일 4회 상영에 심야상영도 부활한다"며 "이전에는 온라인으로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는 등 비대면 방식으로 게스트와 대화를 진행했는데, 올해는 모두 부천을 찾아온다"고 말했다.
 
올해 경쟁 부문인 코리안 판타스틱에는 장편 10편, 단편(엑스라지) 16편, 시리즈 킬러 4편을 선정해 상영한다. 김 수석 프로그래머는 "장편 부문에서는 3년에 걸친 혼돈의 시간을 통과하며 보다 강렬한 에너지와 기세로 충전한 한국 장르영화의 오늘을 만날 수 있다"며 "단편 섹션 이름을 엑스라지(XL)라고 한 건 오히려 단편이 갖는 가능성을 말하기 위한 것이다. 문근영 배우가 연출한 작품 3편('심연' '현재진행형' '꿈에 와줘')도 최초로 상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이상해도 괜찮아' 시리즈 포스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배우 특별전 '설경구는 설경구다', 마스터클래스 등 오프라인 행사 부활

 
전면적으로 대면 영화제를 개최하는 만큼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도 다시 관객들을 찾는다. 올해 배우 특별전 '설경구는 설경구다', 내년에 개교 40주년을 맞는 영화학교 프리미어 '계속된다: 39+1, 한국영화아카데미', BL영화특별전 'Boys, Be, Love' 등도 마련했다. 브라이언 유즈나 감독, 알렉산더 O. 필립 감독, 하라다 마사토 감독은 부천을 찾아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영화 팬들을 만난다.
 
또한 지난 2년간 메타버스와 온라인 비즈니스플랫폼을 통해 온라인화했던 B.I.G는 다시 현장 행사와 포럼, 대면 비즈니스의 장을 준비한다. '괴담 캠퍼스'가 시즌 3을 맞아 재단장했으며, '비욘드 리얼리티'(Beyond Reality)는 올해 부천만화박물관과 현대백화점 중동점 문화홀에서 7번째 여정을 펼친다.
 
특히 올해부터는 누구나 알고 있는 축제이자 BIFAN의 정체성과도 맞는 '할로윈'을 부천 안으로 들여와 '7월의 할로윈'이란 이름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를 시작한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독일 옥토버페스트, 스페인 토마토 축제 등과 같이 관광 자원이 되기도 하고, BIFAN과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부천만의 축제 브랜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한국 판타지 설화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바리공주 설화를 접목해 앞으로 부천만의, 대한민국만의 재해석된 할로윈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동안 여러 가지 물리적 형태의 제약 때문에 영화가 한정적으로 정의되어 왔다. 그 정의가 이젠 허물어지는 때가 왔다"며 "우리가 겪는 디지털 혁명이란 팬데믹 때문에 다른 정의가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영화라는 브랜드의 영역이 굉장히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영화제도 앞으로 영화계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진로를 모색 중이다. 우리 영화제는 과거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진화하겠다고 결정했다"며 "여러 고민을 해왔고, 지난 2년 동안 진화에 대한 준비를 꽤 집중적으로 해왔다. 그걸 앞으로 하나둘씩 펼쳐 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오는 7월 7일부터 17일까지 11일간 부천시청 잔디광장, 어울마당, 판타스틱 큐브, 한국만화박물관, CGV소풍, 메가박스 부천스타필드시티는 물론 온라인 상영 플랫폼 웨이브를 통해서도 즐길 수 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