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방송된 KBS 1TV '전국노래자랑'은 35년 간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고 송해 추모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 생전 인터뷰로 등장한 고 송해는 "처음에는 실수도 많이 했지만 하루 전에 내려가 맛있는 음식도 먹고, 특산품을 알아두니 자신감이 생겼다"며 "3살부터 115세까지 많은 분들이 출연했고, 그분들에게 배운 게 많다. 평생에 더 없는 교과서였다. '전국노래자랑'은 시청자가 주인"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제작진은 '우리들의 영원한 MC 송해, 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한국 문화연예계에 큰 족적을 남긴 고인을 기리기 위해 후배 가수들의 무대도 준비됐다.
설운도는 '유랑청춘'을 열창하는 내내 뜨겁게 눈물을 쏟았다.
그는 "한 기둥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트로트 하던 가수 분들의 부모나 마찬가지이다. 자식을 챙기듯 감싸주셨다"며 "국민 여러분이 더 충격을 받으셨을 것 같다. 빨리 쾌유해서 마이크를 잡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랐는데 이렇게 빨리 소천하실 줄 몰랐다"고 비보를 접한 당시 황망한 심경을 고백했다.
또 "항상 부족한 제가 가요계 신사라고 말씀해 주셔서 제가 덕분에 어디에 가서도 막 행동하지 못했다. 선생님 말씀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노력했었다"라고 고인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다른 지역에서 촬영하고 있다가 소식을 들었다. 충격 이상으로 믿기지가 않아서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다음날 바로 빈소를 찾아뵙고 인사 드리면서 '이별하게 됐구나'하고 실감했다"며 "저한테 늘 '잘하고 있다'며 격려를 해주셨다. 정말 많은 사랑을 베풀어 주셨던 분"이라고 고인을 회상했다.
이어 "지금 이별한 지 며칠 되지 않아서 온 국민이 슬퍼하고 있다. 여태 국민을 행복하게 해 주셨던 좋은 추억, 평생 감사히 기억하겠다. 고생 많으셨다"라고 덧붙였다.
고 송해에게 띄운 편지를 낭독한 가수 현숙은 "울고 있을 때 '울면 안 된다. 씩씩해야 한다'고 안아 주시면서 아빠처럼 의지하라고 하셨다. 어린아이에게 꿈과 희망이 되어주시고, 잘난 사람, 못난 사람 할 것 없이 늘 친구가 되어주신 따뜻하신 분"이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최근 10㎏ 이상 살이 빠져서 입맛이 없다고 하셔서 늘 휴대폰을 곁에 뒀다. 100세는 넘기실 줄 알았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고 고인을 그리워했다.
고인과 30년 동고동락한 '전국노래자랑' 신재동 악단장 역시 "워낙 긴 세월을 같이 지내오다 보니 몸짓, 눈빛만 봐도 어떠신지 알았다. 코로나19 이후 수척해지셔서 이러다 '큰일 치르면 어떡하나' 싶어서 마음의 준비도 하고 그랬다"며 "그래도 비보를 듣고 나서 너무 멍해졌다. 혼자 화장실에 가서 많이 울었다. 마치 박물관 하나가 없어진 듯한 허망함"이라고 부고를 들은 당시를 떠올렸다.
송해는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9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는 대한민국코미디언협회장으로 3일 간 치러졌으며 대구 달서구 송해공원 아내 고 석옥이씨 곁에서 영면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