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①尹취임 한 달…'경제우선' 행보, '검찰편중' 인사 ②보수색 짙어진 '외교·안보'의 빛과 그림자 ③'자유주의자','약속은 지킨다','소탈','탈권위','직진남' ④뭘 해도 쏟아지는 관심…퍼스트레이디 김건희 한달 (계속) |
김건희 여사는 늘 뜨거운 관심 속에 있다. 공식석상에서 보여지는 모습부터 비공식 일정의 행보까지. 심지어 머리스타일이나 옷차림, 악세사리까지 관심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정작 김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이후 직접 목소리를 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과거 대통령 선거 기간 허위경력 논란 당시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김 여사는 계속해서 조용한 내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김 여사의 첫 공식일정은 한달 전 윤 대통령의 취임날이었다. 윤 대통령과 함께 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이어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했다.
김 여사는 이때 줄곧 윤 대통령보다 몇 발짝 뒤에 떨어져서 걸었다. 윤 대통령 내외를 환영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모습 등만 보이며 절제된 행동을 이어 갔다.
그럼에도 하얀 롱자켓을 입고 허리에 큰 리본으로 멋을 낸 김 여사의 의상은 큰 관심을 끌었다. 인터넷에서는 그날 김 여사가 입은 롱 자켓의 브랜드와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김 여사의 유머 섞인 '아이스 브레이킹' 화법이 뜻밖의 해프닝으로 번진 일도 있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취임 만찬 당시 김 여사와 야당 대표로 초청된 윤호중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대화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언론사에 제공했는데, 이게 문제가 됐다.
당시 윤 전 비대위원장이 김 여사와의 대화에서 너무나 해맑게 웃고 있었다는 게 문제였다. 야당의 강성 지지자들은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김 여사가 '파평 윤 씨인 윤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교수와 (윤 위원장이) 항렬이 같다'면서 윤 위원장에게 인사를 해서 웃게 된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한미정상회담 당시 공식 석상에는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한미정상만찬 일정 직전 잠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사하는 자리에 나타나 관심을 끌었다.
김 여사는 이때 고 육영수 여사와 같이 '올림머리'를 한 모습이어서 또 많은 화제가 됐다. 당시 의상 역시 하얀색 투피스로 육 여사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겼다.
또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윤 대통령에게 "오늘은 특별한 행사니까 제대로 된 구두를 신고 가시라"는 조언을 했다는 일화도 대통령 핵심 관계자를 통해 알려져 주목받기도 했다.
당시 대통령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이 평소 편한 신발을 주로 신는 편인데, 김 여사의 조언으로 결혼할 때 신었던 웨딩슈즈를 신었다고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도 윤 대통령의 구두를 보면서 '구두가 굉장히 깨끗하다. 나도 구두를 더 깨끗하게 닦을 걸 그랬다'고 이야기 하는 등 두 정상의 대화는 굉장히 친근하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담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달 28일 김 여사는 반려견과 함께 용산 대통령실 청사를 방문해 윤 대통령과 휴식 시간을 가졌는데, 이때 찍힌 사진들이 알 수 없는 경로로 김 여사 팬카페에 공개돼 논란이 됐다.
대통령 집무실이라는 보안구역에서 대통령 내외의 사진이 유출됐다는 논란 때문에 사진이 밖으로 나간 경위와 사진을 찍은 사람이 누구냐를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김 여사가 당시 신었던 명품 신발 역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때 대변인실에서 언론에 해명하는 과정에서 기자들과 오해까지 생겨 일이 더 커지기도 했다.
이런 논란과 해프닝 등 때문에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활동 방식과 방향 등을 고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공약으로 원래 여사의 일을 담당하는 '제2부속실'을 폐지한 상황이지만 김 여사의 소소한 행보 하나하나가 크게 주목 받기 때문에 관리의 필요성이 생기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여사의 사생활까지 '관리한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다만, 여사의 자리에서 해야할 일이 있을 수 있고 여사의 장점을 살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일단 김 여사는 대통령실 청사 리모델링이 끝나는 이달 중하순부터 윤 대통령이 임시로 사용하고 있는 5층 집무실을 필요할 때 사용하기로 했다. 또 전담 직원을 두진 않지만, 김 여사의 일정이 생기거나 외빈을 접객해야 하는 경우 직원 1~2명이 담당하는 방침도 세웠다.
김 여사를 잘 아는 한 인사는 "역대 영부인 중에서 가장 큰 화제성을 가지고 있고, 김 여사도 영부인으로서 활동이 필요한 시간들이 있다"며 "김 여사가 평소 관심을 갖는 예술.문화, 반려동물, 환경 분야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통령 선거 기간 불거졌던 논란도 있는 만큼 비정치적 분야에서 활동하길 바라고, 대통령실도 너무 조심하기보다 김 여사와 충분한 소통 하에 함께 호흡을 맞춰, 국민들에게 오해가 없게 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