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고들기]'범죄도시2', 코로나 시대 첫 천만…"생태계 돌아오는 중"

'기생충' 이후 3년 만에 나온 천만 영화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극장으로 간다는 걸 보여준 사건…개봉 예정 한국 영화에 바로미터 될 것"
극장가 흥행 선봉 '범죄도시 2' 이어 '마녀 2' '탑건: 매버릭 등 기대작 줄줄이 개봉

영화 '범죄도시 2' 메인 포스터.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 영화 '범죄도시 2'가 코로나19 시대 첫 천만 관객 돌파 영화이자 '기생충' 이후 3년 만에 천만 돌파라는 새로운 기록까지 썼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개봉한 '범죄도시 2'(감독 이상용)는 11일 오후 1시 50분 기준 누적 관객 수 1천만 1134명을 기록,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시대 첫 천만 관객 돌파 영화가 됐다.
 
'범죄도시 2'는 개봉 첫날 팬데믹 이후 한국 영화 최고 오프닝, 개봉 2일 100만, 4일 200만, 5일 300만, 7일 400만, 10일 500만, 12일 600만, 14일 700만, 18일 800만, 20일 9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팬데믹 이후 최초의 천만 관객 돌파를 이뤄냈다.
 
또한 '범죄도시 2'가 천만 관객을 돌파할 경우 역대 28번째 천만 영화 탄생이자 '기생충'(2019) 이후 무려 3년 만에 천만 한국 영화 탄생인 만큼 여론의 이목이 쏠렸다.
 
'범죄도시 2' 측은 이 같은 흥행에 관해 "'범죄도시'(2017)의 최종 관객 수 687만 9841명을 개봉 14일 만에 뛰어넘고 '극한직업'(2019) 이후 한국 영화로써 최단기간 900만 돌파를 한 '범죄도시 2'는 팬데믹 이후 최고의 흥행 신드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영화 '범죄도시 2' 흥행 기록.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 2' 천만 돌파가 갖는 의미에 관해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CBS노컷뉴스에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관객들은 극장으로 간다는 걸 보여준 사건이고, 이를 방증해 준 작품"이라며 "'범죄도시 2'는 한국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한 캐릭터와 대사, 상황 설정이 있다. 코로나 이후 티켓값이 많이 올랐는데, 그 정도 돈을 내고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는 게 거부감 없을 정도로 오락성을 가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범죄도시 2'로서는 다른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두주자가 되면서 위험부담이 컸는데 그런 용기를 발휘한 대가를 충분히 보상받고 있다고 본다"며 "여름 시장에서 개봉할 한국 영화들에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마녀 2' '탑건 2' '헤어질 결심' 등 기대작 출격…무너진 생태계 회복 기대

극장가도 '범죄도시 2' 흥행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이번 천만 돌파 소식에 기뻐하는 분위기다. 단순히 한국 영화의 흥행 신기록이라는 지표 외에도 코로나19 시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빠졌던 관객들이 다시금 극장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팬데믹으로 인한 극장발 위기는 결국 한국 영화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2011년 이후 10년 연속 한국 영화가 관객 점유율에서 외국영화를 앞섰으나, 한국 영화 기대작의 개봉 부족으로 2021년 한국 영화 관객 점유율은 11년 만에 50% 아래로 떨어진 30.1%를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엔데믹 시대 첫 한국 상업영화 타자로 나선  '범죄도시 2'는 매일같이 신기록을 갱신하며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고, 5월 한 달 극장을 찾은 관객은 1455만 4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넘은 이후 첫 기록이다.
 
6월 극장가 기대작인 '마녀 Part2. The Other One' '버즈 라이트이어' '탑건: 매버릭' '헤어질 결심' 포스터. 각 배급사 제공
'범죄도시 2'의 천만 돌파가 확실시되면서 극장가도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달 기대작들이 연달아 개봉하며 5월을 뛰어넘는 극장 관객 수 기록을 세울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롯데시네마 이수정 과장은 "천만 영화는 정말 남녀노소 다 극장으로 찾아와야 가능한 숫자다. '범죄도시 2'의 천만 관객 돌파는 중요한 소식"이라며 "'범죄도시 2'에 이어 '브로커' '마녀 2' '헤어질 결심' 등 한국 영화는 물론 '탑건: 매버릭'이 잇따라 개봉한다. 이제는 정말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거 같다. 6월도 5월 비슷하게 관객들이 극장을 찾을 것이라 본다. 우리 입장에서도 흑자로 돌아서는 중요한 포인트로 본다"고 말했다.
 
'범죄도시 2'의 배턴을 이어받아 오는 15일 한국형 여성 액션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던 '마녀'의 후속작이자 장르영화 마스터 박훈정 감독의 신작 '마녀 파트 2. 디 아더 원'(Part2. The Other One)과 디즈니·픽사 신작 '버즈 라이트 이어'가 곧바로 극장가 출격에 나선다.
 
또한 22일에는 이미 북미를 시작해 전 세계 흥행 돌풍의 중심에 있는 톰 크루즈 주연의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 '탑건: 매버릭'이 개봉한다.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개봉한 '탑건: 매버릭'은 약 1억 5천만 달러(한화 약 1891억 원)의 오프닝을 기록하며 압도적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고, 톰 크루즈는 자신의 필모그래피 사상 최고 오프닝을 기록했다. 또한 영화는 수백 개의 리뷰에도 미국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97%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 평론가의 75% 이상이 긍정 평가를 하며 '신선도 보증'(Certified Fresh) 마크까지 획득, 국내 영화 팬들의 기대도 큰 상황이다.
 
여기에 제75회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자 세계적인 거장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이 29일 개봉하며 분위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수정 과장은 "코로나 시국에 한국 영화가 개봉을 안 하다 보니 세계에서 자국 영화 점유율이 계속 떨어졌다. 그런데 비록 지금 엔데믹이지만 천만 영화가 나오고, OTT로 갔던 관객들도 돌아오고, 이후 라인업들이 서면서 생태계가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윤 평론가는 "'범죄도시 2' 이후 나오는 '탑건: 매버릭' 등의 영화들이 이 기세를 계속 끌고 나가야 7월에 나오는 '토르: 러브 앤 썬더' '외계+인' 1부, '한산: 용의 출현' 등이 탄력을 받아서 극장가와 영화계가 완전히 살아날 수 있을 거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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