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페어에 나왔다 하면 완판되는 인기 작가 장마리아(41) 개인전 '무지갯빛'(Iridescent)이 6월 26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열린다.
자화상 시리즈, 사이-봄(In Between-Spring) 시리즈, 신작 침투(Permeation) 시리즈 등 평면 60여 점, 조형 1점을 선보인다.
두터운 마티에르(matière·질감)와 생동하는 색채. 장마리아 작품의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하는 침투 시리즈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표현했다. '나'에 집중한 자화상 시리즈, '너와 나'에 국한됐던 사이-봄 시리즈와 달라진 점이다.
퍼미션-스프링. 2022. 장마리아. 가나아트센터 제공 침투 시리즈는 주로 단색조였던 전작들과 달리 여러 가지 색의 안료가 서로 스며들거나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난 10일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마리아 작가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를 색채가 자연스럽게 침투하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각각의 색채는 사람일 수도, 감정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업작가가 된 후 스트레스로 인해 한 쪽 눈이 안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자화상 시리즈를 그렸는데 당시 제 어두운 심리상태를 반영하듯 캔버스를 회색조로 뒤덮었다. 심리적으로 치유된 후 그린 사이-봄 시리즈의 색채는 경쾌하다"고 덧붙였다.
인 비트윈-스프링 시리즈(그린). 2022. 장마리아. 가나아트센터 제공 침투 시리즈의 색채는 작업실 유리창에 비치는 햇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장마리아 작가는 "새벽 5시에 작업을 시작한다. 그때 쨍하게 들어오는 햇살을 바라보며 무지갯빛을 주제로 작업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무지개 빛깔이 화려해서가 아니라 일곱 빛깔이 자연스럽게 번져 있는 느낌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 대표작 '침투-봄'(Permeation-Spring)의 경우, 전시장에서 실제 보면 느낌이 다르다. "색깔이 밝은 것 같지만 사이사이 회색빛이 섞여 있어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 거죠."
인 비트윈-퍼미션(레드). 2021. 장마리아. 가나아트센터 제공 일반적인 캔버스가 아닌 마사천을 씌운 캔버스를 사용하는 점이 독특하다. 장마리아 작가는 "대학(홍익대)에서 섬유미술을 전공했다. 두껍게 바르는 회반죽의 하중을 지탱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해본 끝에 판넬 위에 마사천을 씌워 그림을 그린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작품 역시 완판됐다. 스스로 생각하는 인기의 비결은 뭘까. "색채가 화려한 제 작품을 보면서 사람들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울한 마음을 달랜 것 같아요. 작품을 걸어 놓았을 때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고 여백의 미가 있어서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인 비트윈-스프링 시리즈(오렌지). 2022. 장마리아. 가나아트센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