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전은 '손흥민 시프트', 절반의 성공으로 마무리

주장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파울루 감독이 꺼내든 '손흥민(토트넘) 시프트'는 절반의 성공으로 마무리했다.

축구 대표팀은 10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 2 대 2로 비겼다. 0 대 2로 뒤진 상황에서 손흥민의 환상적인 프리킥 득점이 터진 뒤 경기 종료 직전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뎠다.
 
벤투 감독은 이날 손흥민이 공격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손흥민 시프트'를 가동했다. 손흥민은 이날 공격과 수비를 모두 오가며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A매치 4연전에서 3경기 연속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손흥민은 이날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시작했다. 황의조(보르도)가 최전방을 맡았고, 나상호(FC서울)가 황희찬(울버햄프턴) 대신 왼쪽 측면에 나섰다.

한국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변화무쌍한 공격을 전개했다. 경기 초반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던 벤투 감독은 공격 상황에서 손흥민을 측면에서 최전방으로 이동시키는 변칙 전술을 사용했다. 손흥민은 황의조와 투톱을 이루며 상대 수비를 압박했다.
 
권창훈(김천 상무)의 포지션에도 변화를 줬다. 손흥민의 측면 자리로 이동해 공격을 펼친 권창훈은 수비 시에 미드필더로 내려앉아 황인범(FC서울), 백승호(전북 현대)와 중원을 지켰다.

이후 손흥민은 공격 2선으로 내려와 동료 선수들과 연계 플레이를 펼쳤다. 나상호, 권창훈과 함께 위치를 바꿔가며 상대 수비를 혼란시켰다. 수비 시에는 중원까지 내려오는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등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수비진에서 불안한 모습이 나왔다. 최약체로 꼽힌 파라과이는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한국을 압박했다. 미겔 알미론(뉴캐슬)이 공격을 이끌며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알미론은 한국에게 2실점을 떠안겼다. 전반 23분 정승현(김천)과 경합 과정을 빠른 몸놀림으로 이겨낸 뒤 왼발로 골포스트 오른쪽 하단을 갈랐다. 이어 후반 4분 역습 과정에서 왼발 중거리슛으로 멀티골을 터뜨렸다.

2골 차로 뒤진 한국은 공격에서 무기력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큰' 정우영(알 사드) 대신 중원을 책임진 백승호는 황인범과 엇박자를 내며 공격을 지원하지 못했다. 김진수, 김문환(이상 전북)의 측면 오버래핑은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슈팅을 시도하는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하지만 손흥민이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후반 21분 문전 앞에서 황의조가 얻어낸 프리킥을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정확한 오른발 킥으로 왼쪽 골포스트 상단에 슈팅을 꽂았다.

이후 한국은 공격진에 변화를 주며 추격에 나섰다. 황의조, 권창훈 대신 조규성(김천), 정우영을 투입했다. 앞서 후반 15분 나상호 대신 나선 엄원상(울산)의 교체 투입과 함께 손흥민을 제외한 모든 공격수를 교체했다.

교체 투입된 공격수들의 몸놀림은 날렵했다.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는 교체 선수들은 손흥민과 함께 공격을 전개했다. 특히 엄원상과 정우영이 특유의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교란시켰다.
 
후반 종료 직전 '작은' 정우영이 골문을 갈랐다. 페널티 박스로 침투한 엄원상이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받고 정우영에게 전달했다. 엄원상의 패스를 받은 정우영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은 선발 출전한 공격수들 가운데 홀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반과 다른 공격수들과 호흡을 맞췄음에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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