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차 접어든 화물연대 파업…노정 대화로 변곡점 맞나[영상]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1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부에서 안전운임 일몰제폐지, 전차종·전품목 확대 및 유가대책 등 2차 교섭을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총파업 5일째이자 첫 주말인 11일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두 번째 실무진 면담을 갖는다.
 
전날 회동에서 이번 파업의 핵심인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여부에 대한 서로의 이견만 확인한 채 헤어진 만큼, 이날 국토부가 어떤 입장을 들고 나오느냐에 따라 파업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파업 4일만에 실무진 면담한 국토부-화물연대…국토부측 "간극 메울 방안 매일 만나 얘기할 것"


화물연대와 국토부는 10일 이번 파업 후 처음으로 제대로 된 면담 자리를 가졌다.
 
국토부는 어명소 제2차관이 직접 화물연대와의 대화에 참여했고, 직후 실무 담당자들이 화물연대 측과 논의를 이어갔다.
 
당초 화물연대가 요구했던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그간 일방적으로 파업 철회의 목소리만 냈던 국토부가 화물연대와 마주 앉았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토부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대화로 풀 수 있는 것은 풀어야 한다"고 말한 것이 이날 테이블 마련의 물꼬를 텄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토부가 화물연대의 요구 사항인 안전운임의 일몰제 폐지와 전차종·전품목 확대 등에 대해서 명확한 답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안을 만들어보겠다고 답한 점도 추후 교섭이 진전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매일 만나서 얘기를 하자고 말했고, 내일도 만나기로 했다"며 "화물연대의 계속된 요구와 (기존 국토부 입장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워갈지 얘기를 해봐야 하기에 만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尹대통령 "여론따른 노사문제 개입 안 돼"…정부 소극적 움직임 따른 파업장기화 우려도


이같은 기대감과 달리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곳은 국회인 만큼 국토부가 적당한 성의를 표현한 것일 뿐 화물연대와 국토부 간의 회동이 어떠한 결정적인 변화의 계기를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말인 일몰의 1년 전에 국토부가 정부 입장을 제출하기로 했음에도 지금까지 미뤄오고 있는 것을 다시 촉구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이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종류의 법이든 현행법을 존중하고 준수하는 쪽으로 행정을 하는 정부의 특성상 국토부가 앞장서서 국회에 법률 개정을 촉구하고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10일 출근길에 "정부가 여론을 따라 노사(勞使) 문제에 깊이 개입하면 원만하게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역량과 환경이 전혀 축적되지 않는다"고 거리를 둔 것이나, 같은 날 원 장관이 "다양한 의견들이 충돌하는데 국토부가 국회 심의 사항에 특정 입장만 옳다고 하는 것은 월권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해석과 궤를 같이 한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은 통화에서 "대통령이나 국토부 장관의 말의 맥락을 보면 크게 진전이 없다. 정부가 만나는 모습만 취하고 말 가능성이 좀 더 높다"며 "'안전운임제 문제가 삶의 생존권 문제이자 사회적으로도 필요한 사안이니 능동적이고 합리적인 개입을 하겠다'와 같은 방향으로의 선회는 아직 분명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10일 오후 5시 기준 파업 참여자 수가 화물연대 조합원 2만2천명의 약 34% 수준인 7천560여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박연수 화물연대 정책기획실장은 "11일 11시에 만나는 교섭이 (파업 지속 여부의) 핵심이 될 것 같다"며 "납득할 만한 내용이 나오면 조율을 해볼 수 있겠지만, 입장에 변화가 없거나 납득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면 좀 길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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