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속 "전국~노래자랑"…故 송해 마지막 배웅길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송해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국민 MC' 송해(95)는 먼저 떠난 부인이 묻힌 대구 달성군 송해공원에서 영면에 든다. 박종민 기자
현역 최고령, 원조 국민 MC 고(故) 송해가 영면에 들었다.

10일 오전 4시 30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송해의 영결식 및 발인식이 눈물 속에 엄수됐다. 유재석, 조세호, 이상벽, 최양락, 이수근, 임하룡, 강호동 등 코미디언 후배들과 설운도, 이자연 등 대한가수협회 가수들 약 50여 명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송해의 영결식에서 코미디언 김학래, 이용식 등이 헌화를 마치고 유족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코미디언 김학래가 사회를 보고, 엄영수(개명 전 엄용수) 대한민국코미디언협회 회장 겸 장례위원장이 조사를, 코미디언 이용식, 이자연 대한가수협회 회장 등이 추도사를 읽었다.

엄영수 장례위원장은 "선생님은 무작정 가출하셔서 이북에서 무작정 월남하셨고, 피란 후 부산에서 무작정 상경해서 데뷔하신 '무작정 인생'"이라며 "우리는 이 무작정을 믿는다. 이번에도 선생님이 무작정 일어나실 때까지 기다리고 있겠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은 일생 부정적이거나 포기하는 말을 하신 적이 없었다. 2천 원짜리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으시고 2천 원 국밥을 드시며 시민들과 동고동락하시던 선생님, 우리가 갈 길이 먼데 이렇게 일찍 가시다니 믿기지 않는다. 하늘나라에서는 편안히 자유롭게 잠드시라. 존경하고 사랑한다"라고 추모했다.

이용식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슴에 슬픔과 아쉬움을 남기시고 뭐가 그리 바쁘시다고 가셨는지. 이곳에서는 '전국노래자랑'을 많은 사람들과 힘차게 외쳤지만 이제 수많은 별들 앞에서 '전국노래자랑'을 외쳐 주셔라. 사모님과 아드님과 반갑게 만나서 이제 아프지 마시고 편히 쉬셔라. 우리나라는 동해, 서해, 남해 그리고 송해가 있다"라고 애통해했다.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송해의 영결식에서 설운도, 이자연, 문희옥 등 대한가수협회 가수들이 조가를 부르고 있다. 박종민 기자
이자연 회장은 "송해 선생님은 70년 동안 모든 사람들에게 스승이었고, 아버지였고, 형, 오빠였다. 한결같이 우리들에게 사랑으로 대해주셨고, 변신을 거듭하며 희망과 용기를 주신 만인의 선생님"이라며 "세상 사는 지혜를 가르쳐주시고, 약속은 반드시 지키고, 누구에게나 따뜻한 미소로 친절히 대해주셨던 우리 선생님을 기억한다. 우리는 선생님을 보내드릴 수가 없다.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라고 그리움에 눈물을 내비쳤다.

이후 고 송해가 34년 간 진행했던 KBS 1TV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 속 고인의 육성이 울려 퍼졌다. 고 송해의 목소리가 "전국"을 외치자 영결식에 참석한 이들은 눈물 속에서 "노래자랑"이라고 답했다. 여기에 설운도, 이자연 등 가수들이 고 송해의 주제곡 '나팔꽃 인생'을 조가로 부르며 고인을 애도했다.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고(故) 송해의 발인식에서 방송인 유재석, 강호동, 조세호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다. '국민 MC' 송해(95)는 먼저 떠난 부인이 묻힌 대구 달성군 송해공원에서 영면에 든다. 박종민 기자
이어진 발인식에는 최양락, 양상국, 임하룡, 전유성, 강호동, 유재석 등 코미디언 후배들이 고인을 운구했다. 운구차는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송해길', '전국노래자랑' 방송사인 KBS 본관 등을 들러 노제를 치렀다. KBS에서는 '전국노래자랑' 악단의 조악과 함께 김의철 KBS 사장 등이 헌화 후 묵념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의 유해는 아내 고 석옥이씨 곁인 대구 달서구 송해공원에 안장된다.

한국 방송계의 살아 있는 역사, 고 송해는 95세 나이로 8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장례는 대한민국코미디언협회장으로 사흘 간 치러졌다.

현역 최고령 MC로 활동하다 지난 8일 별세한 고(故) 송해 씨의 노제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본관 앞에서 엄수된 가운데 김의철 KBS 사장이 애도를 표하고 있다. 고인은 1988년 5월부터 KBS 1TV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아 34년 간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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